생각의 좌표 144

마음이 가니 보이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우산도 없이 걸어가는 출근 길 맨 먼저 눈에 뛰는 귀여운 정원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풀들이 다가온다. 산에서 만나면 새콤한 맛을 내서 한잎 따먹던 새코미도 보인다. 물과 흙과 햇볕이 비추는 곳은 어디서나 보인다. 담벼락 정원 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한뼘도 안되는 틈새에서 자란다. 옆에 떨어진 낙엽은 죽은 목숨 뿌리내린 풀은 살아 숨쉰다. 봄 여름 지나가고 가을이 오는데 아직도 고운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 꽃 몽우리 울라온 민들레 봄을 두고 가을에 홀씨를 날리네 지리산 이끼 계곡이 생각난다. 낙엽은 산걸까? 죽은 걸까? 아직은 살아있겠지.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서자 저절로 발아하여 틈새에서 자라는 풀들이 없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풀들이 벽에서 자란다. 자랄수는..

어버이날 선물

다예의 어버이날 한상 차림이 너무 고맙다 서투른 칼질로 언제 밥을 먹을수 있을까 한없이 기다리다 밥상을 밥고 나니 흐뭇한 마음이다. 올해 교사임용고시에 합격하여 학교에 다니는 예슬이가 돈 꽃다발을 안겨준다. 피곤해서 일찍 잠을 자는데 꽃을 사와서 보니~~~ 돈 때문은 아닐거야 ㅎㅎ 구겨진 잠옷 차림으로 사진을 찍는다. 운동복을 입고 찍어서 아쉬어서 대강 옷을 갈아입었는데 더 이상하다. 좀 웃어봐요 ㅎㅎ 처음보는 표정이다. 웃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위로 받은 날

대부도에서 칼국수 먹기로 약속을 잡았었다. 슬프게도 이날 박원순 전 시장님 영결식 날이였다. 다들 휴가까지 내고 미리 약속을 해서 마음은 울적했지만 빗속에서 우리는 만났다. 말하지않아도 슬픔이 삭혀진다. 해솔길을 걸으려 했는데 비가 마니와서 탄도항 주변을 돌기로 했다. 또래 동료와 친구가 되었다. 각자 힐링의시간이 필요했는데 서로에게 많이 위로가 되었다. 서로에게 감사한 하루였다. 누에섬 가는 길에 홀로 빗속을 걸어가는 한 여인이 있었다.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드렸더니 우리들 사진도 찍어 주신다고 하셨다. 우산을 높이 높이 들어보라고 한참을 여러장 찍어 주셨다. 바람에 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한번은 묵념으로 한번을 두번 절을 올렸다.

모모와 계남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한동안 집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답답하기도 하고 운동량도 너무 부족했다. 주말에 밖을 못나가니 아파트 단지내에서 산책을 한다. 이렇게 소나무 정원이 아름다웠나? 모모는 킁킁쟁이이다. 아파트 단지 곳곳을 뱅뱅 돌면서 냄새를 맡고 영역을 표시하느라 분주하다. 벚꽃 앤딩이 한참 진행중이다. 해오리바람으로 몰려다니는 꽃잎을 보니 봄날은 간다~~~ 장사익 노래가 절로 나온다. 모모가 힘들어해서 당근 간식을 준다. 계남산 입구까지 오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모모가 계속 하고 싶은대로 돌아다닌다. 흙길을 산책하니 털이 더러워져서 미용을 해줬더니 엄청 의기소침해졌다. 계단을 내리 달리다가 지쳤는지 점점 발걸음이 처진다. 모모의 멋진 뒷모습을 찍어줄려는데 자꾸 나를 기다린다. 꽃길만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