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訪訪訪 77

양양 하늬 라벤더 팜

다예가 선물한 원피스를 입었다. 늘 등산복을 입고서 여행을 다녔는데 생각보다 편안하다. 연보라 아이스크림이 부드럽다. 꽃을 좋아하는 재성씨가 제안한 하늬라벤더 팜이다. 메밀꽃이 절정이다. 해무리가 오랫동안 떠 있었다. 동그란 무지개가 멋있다. 인조 꽃인줄 알고 만져보니 더 인조 실리콘 같았다. 그래서 손톱으로 꼭 눌렀더니 쑥 들어갔다. 꽃에게 미안했다. 꽃이다.

제주도 주상절리

검푸른 바다위에 흰 파도속의 검은 주상절리가 아름답다. 정육각형으로 그 위를 밟으면 비밀의 문이 열릴것 같다. 갈치조림 맛집에 갔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조려진 무우도 맛있었는데 갈치를 다 먹기도 힘들었다. 설녹원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엔진이 고장났는지 고공으로 날지 못하고 제주도에서 부터 김포공항까지 계속 저공비행으로 날았다. 몇년전 일본 북해도 갈때의 악몽이 되살아 났다.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갔다가 다시 인천공항으로 회항할때랑 상황이 똑같았다. 잠들어 있는 재성씨를 깨우며 같이 걱정하자고 했다. 헬리곱터를 타듯이 유람을 하자는 마음으로 지상을 계속 내려다 보았다. 구비구비 산길이 다보였고 산꼭대기의 기름저장고도 다 보였다. 계속 이런 상태로 비행을 했다. 한마디 안내도 없었다.

모모랑 을왕리해변

모모가 안보는 사이에 넷이 전부 숨었다. 당황한 모모가 정신없이 찾아온다. 강아지랑 함께하는 숙소가 적어서 네사람이 모두 가족 여행을 가는게 힘들었다. 마지막이 7년전 하와이였고 그 뒤로는 예슬이랑 아빠랑, 나랑 다예랑, 또는 나머지 셋이랑 나눠서 계획을 잡았다. 모처럼 함께하는 여행이다. 강아지 동반 숙소는 너무 부담이다. 이런걸 안주고 가격을 낮추면 어떨까? 모모의 표정이 주인공이다. 더 위크앤 리조트는 특별히 강아지를 위한 공간이 잘 되어있다. 놀이터에 적응을 안하고 우리만 졸졸 따라다닌다. 물기를 싫어하는 모모는 계속 안아달라고 떼를 쓴다. 바닷가를 열심히 뛰어 다니는 모모를 상상했는데 영 아니다. 모모는 익숙한 곳이 좋은가보다. 아빠 따라장이다.

선재도 뻘다방

오대산 선재길 걸으며 오색 단풍을 보면서 가을 속으로 들어 가자고 계획을 했었다. 명이 족저근막염으로 많이 걸을수가 없어서 선재길 대신 인천 선재도에서 가을 한낮을 보내기로 했다. 선재도에 도착할때 바닷길이 열려서 목섬으로 걸어 갈수 있었다. 아주 작은 징검다리길을 건넜다. 바다에 떠있는 철새 떼를 보며 걸어나갔다 다가갈수록 철새들은 조금씩 더 멀리 바다쪽으로 가버렸다. 살금살금 걸어도 철새들은 자꾸만 멀어졌다 목섬에서 꽤 멀리 나왔다. 바닷물이 찰랑거리며 옆에서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 들어 오는 속도가 엄청 빨랐다. 넓었던 모랫길은 가늘게 좁아지고 있었다 되돌아가기 바쁜 와중이지만 잠시 찰칵 1,2,3인데 센스없이 5를 내밀고 있다. 강렬한 정오의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기가 버겁다. 노란색이 보여야지 ..

우도 즐기기(5월15일)

충분히 지쳐있었다. 코로나19는 사람과의 거리를 멀게했다. 2020년은 최악으로 힘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응급실도 입원해봤고 몇 건의 수술도 받았다 우울 더하기 우울 눈가는 자꾸만 촉촉해지고 민망하리만큼 말하던 중에 자꾸만 글썽이고 있었다. 산으로 떠나고 싶었다. 산산산 푸르름이 위안을 주겟지. 4박5일 제주도 여행은 떠나기 5일전에 결정해서 비행기표 숙박 렌트카를 한꺼번에 예약할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4일간 산만 가는 계획을 세웠었다. 첫날은 중문 숙소 근처를 간단히 여행하고 둘째날부터 영실코스 셋째날 돈내코코스 넷째날 관음사 코스를 왕복하면서 오직 한라산만을 다니기로 했었다. 몇주전 제주도여행을 한 큰딸이 우도가 너무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했다. 우도가 젊은연인들의 천국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