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 416

북설악 마장터

눈, 칼 바람 맞으러 소백산으로 갈 계획이였다. 소백산에는 눈이 없단다. 눈 찾아 설악으로 들어왔다. 세상은 하얗고 검은갈색 뿐이다. 겨울이 수묵화를 그렸다. 11시간 산행을 해야하는 소백산을 갈려고 꾸렸던 배낭이라 유난히 가볍다. 마음도 가벼운데 오랜만에 나와선지 발은 무겁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본다. 밤새 내린 포실한 눈이라 아이젠을 차지 않고도 미끌어지지 않는다. 계곡을 돌아 돌아 조심조심 몇번을 건너간다. 양손에 먹을게 있으니 행복이 두배다. 곶감과 부럽고 달콤한 달걀 샌드위치다. 마르지 않는 약수터 물이 졸졸졸 흐른다. 누군가 갖다놓은 일부러 찌그러 뜨린 대접이 복을 짓는다. " 소원을 말해본다. 혹시..." 허벅지까지 눈이 쌓였다. 그렇게 보이나? 무릎을 꿇었다. 강씨할아버지 집이다.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