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 416

송추 계곡-오봉-여성봉

보랏빛 벌개미취가 하늘거린다. 가을 가을이 온다. 또? " 난 이 길이 좋아 " 붉게 물들기 시작한 화살 나뭇잎 봄의 연초록 새순 만큼이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했다. 가을이 살랑살랑 오는 소리가 들린다. " 늘 산에 다니는 사람 맞아? 빨리 좀 와 " 늘 똑 같은 말을 한다. " 글게 왜 산을 오를때는 늘 숨이 찰까? 헉헉 확실히 체력이 떨어진것 같아... " 사목교를 오를 때도 늘 같은 말을 한다. " 왜 이렇게 만들었지? 걷는데 불편하게 " 아치형으로 둥글게 만들다 보니 타이어고무 바닥이 둥근 부분에서 튀어나와 발에 자주 걸린다. 그래도 이길을 걸을 때 마다 똑 같은 불평을 하는 모습이 참.... 하긴 듣는 내 반응도 한결같기는 하다. 국립공원안에 있는 산을 오르다보면 늘상 보이는 팬스, 접근금지 울타..

서울 둘레길

2017년 9월30일 부터 10월 9일까지 개천절, 추석, 대체공휴일, 한글날이 합해져 장장 10일간 휴일이 생겼다. 10월3일~4일까지 이틀만 시댁과 친정에 가고 8일간은 서울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9월30~10월2일, 10월5일~10월9일간 3일, 5일을 연속해서 서울둘레길을 걸었다. 휴일 내내 눈만 뜨면 나가는 엄마 아빠를 보고 다예는 " 우리 고아야? " 하고나니 너무 뿌듯했다. 다시한번 하고 싶다. 처음에는 둘레길 수첩에 도장도 찍지않겠다던 재성씨가 날이 갈수록 더 열성적으로 다녔다. 마지막날은 산행시간도 길었고 집에서 나오기전 화장대에 무릎이 찍혀서 걷기도 힘들었는데 급히 나오느라 스틱도 없이 걸었다. 올라갈수는 있어도 다친 무릎으로 내려오기는 참 힘들었다.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겨우 일정을..

북설악 낙타봉

천년학(대금) 가까이 바라봐도 아름다웠다. 그 바위 안으로 들어가 돌잔치 길을 걸을 때도 좋았다. 멀리서 멀리서 그 바위를 바라보니 더 좋다. 낙타봉에 오르면 너무 멋있어서 기절할지도 모른다고 ... 미리 귀뜸을 해주신 대장님! 마음은 하늘에 닿았다. 몸은 땅에 붙었다. 눈물이 나온다. 한숨도 나온다. 잠시 모든 감각이 멈췄다. 어디로 갈까? 사하라 사막으로 갑자기 김어준이 떠올랐다. 김어준이 꼭 하고 싶은던 사하라 횡단 그런데 하루동안 가도가도 끝없는 사막 풍경을 보고 계속 이래요? 모래는 이만큼 봤으면 됐다. 멋진 남자다. " 가위 바위 보 " 세사람의 숨막히는 대결 이기는 자가 오늘밤 최고의 풍경 맛집을 지을수 있다. " 두근, 두근 " 긴장이 된다. 진짜 승자가 되고 싶다. 욕망의 불꽃이 타오른다..

형제봉 활공장

석양이 뜨겁다. 하늘은 붉게 물들었는데 차가운 밤 공기가 온 몸을 감싼다. 가보진 못한 곳으로 갈수 있을까? 몽롱하다. 서울에서 하동의 내려오신 발길님이 사오신 여름 전어회 양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이틀을 먹었다. 밀레의 만종을 ... 결과는 선생님께 야단맞는 듯한 모습이다 하늘이 뒤집어 졌다. 밤에는 석양에 놀랐는데 새벽에 눈을 뜨니 온 세상이 불바다이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오직 이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뜨거웠던 아침 여명과 일출을 보내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석양과 일출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다시 텐트 속으로 들어갔다. 햇볕이 오락가락, 텐트 안도 냉탕과 온탕이 오락가락한다. 남도음식은 언제나 정답이다.

노고단

무넹기 전망대에서 섬진강을 바라보는데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안개가 야속하게 걷히질 않는다. 무넹기 계곡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분다. 무넘기의 전라도 사투리가 무넹기라 한다. 물을 넘긴다. 1929년 그 옛날 저수지를 만들고 저수지에 물을 채우기 위해 물길의 방향을 틀었다니 지리산 물줄기는 정말 풍부했나보다. 노고단은 보통 종주길에 올라가다보니 항상 빠른길을 택해서 가곤했다. 보통 캄캄한 새벽에 올라가니 오직 올라갈뿐 주변 풍경에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노고단이 주인공인 날이다. 노고단 계곡도 보인다. 노고단의 원추리는 정말 아름답다. 선명하고 깨끗하고 둥글둥글 정말 곱다. 봄의 노고단은 철쭉꽃이 가득하지만 한 여름의 노고단은 갖가지 꽃들이 너울너울거린다. 노고단 원추리 사이에서 반야봉을 바라보고 싶었다..

천왕봉 천주를 만나다

무박으로 가는 천왕봉은 늘 중산리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다녔다. 이번에는 백무동-장터목산장-천왕봉-세석산장-한신계곡-백무동 코스를 계획했다. 수술 후 첫 장기산행이라 긴장이 되었다. 한여름 밤 산행은 뜨거운 열기는 피했지만 땀방울은 주루룩 계속 흘러내렸다. 마른 바윗길에 앞서간 사람들의 걸죽한 육수 땀방울이 동글동글 보였다. 산죽꽃을 처음 보았다. 대나무 꽃은 꽃인지 열매인지 가무잡잡했는데 아름답다고 느끼기 보다는 처음으로 보는 꽃이라 신기했다. 한 발자국 한자국 힘을 내서 능선을 다 올라가니 동이 터 올랐다. 천왕봉의 일출이 탐도 났지만 흐른 날씨에 일출을 포기했는데 아쉬움이 생긴다. 산악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을 계속 만났다. 뛰어다니는 그분들을 볼때면 내 무릎이 시큰 거린다. " 참 좋을때다 " 멀리 반..

설안산 백운동 계곡

도둑 바위골에서 짧은 밤을 보냈다.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계곡길을 풍경에 취해 올라갔다. 산사태 지역이다. 산을 오르다보니 여러곳이 있다. 국지적으로 폭우가 지속적으로 내리니 갈수록 지형이 변하고 있다. 다랭이논 계곡 하늘에서 내리는 물, 다랭이논 암반 위를 달려가는 물, 찬란하게 아름다운 하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대자연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 이곳에서 자고 싶었는데 비가 하루종일 내린다. 하산길이 암반이라 미끄러워 걱정되어 백운폭포를 일단 내려가서 박지를 정하기로로 했다. 아쉬움에 발길이 머문다. 비브람창을 신고 칠선계곡을 오를때 충분히 경험했건만 20년이 다 되어가서 그 오싹한 공포감을 잊었었다. 그 잊어버린 세월속에 오십견은 찾아왔고, 고관절도 삐그덕 거리는데 바위를 타고 다녔던 그 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