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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림산 철쭉산행

전날 밤새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치고 산은 더욱 싱그러워졌다. 작년 하산길로 산행을 시작했다 쭉쭉 뻗은 삼나무가 멋지다. 올해는 3월에 봄이 와서 3월말 벛꽃이 활짝 피었다. 그리고 계속 쌀쌀한 꽃샘추위가 가득하였다. 작년에 비해 꽃들이 작고 창백했다. 아마도 꽃 봉우리가 생기고 냉해를 입은것 같다. 올해 3월을 견디기 너무 힘들었는데 힘없어 보이는 꽃들도 나처럼 3월이 힘들었나 보다. ㅎㅎ 완전 내맘대로 해석이다. 내 나무라고 불렀다. 다음에 오면 기억할수 있을까? 밤새 히말라야 강풍이 몰아쳤다. 폭풍의 언덕에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를 만나고 왔다. 오래전 읽은 책이라 기억도 희미하지만 애증과 사랑과, 복수 그리고 가장 슬픔은 죽은 캐서린을 더이상은 볼수도 만질수도 증오할수도 사랑할수도 없게 되버린 히스클..

영남알프스 환종주

전날 호박소 주차장에서 간단한 잠을 자고 배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태풍 영향을 받아서 대단한 강풍이 불었다. 몸이 날아갈 정도이고 차들도 털썩털썩 흔들렸다. 휴게소에서 오뎅을 먹으며 바람이 잦아들길 기다리는데 바람은 계속해서 더 강해지고 있었다. 영남알프스 환종주가 목표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산을 올라서면 바람에 날라갈것 같았다. 오십견의 고통으로 마음도 많이 약해지고 일행도 걱정을 해서 좀 더 편안한 임도길로 간월재에 가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에 임도길을 선택했는데 지름길이라고 큰 오판을 해서 다른 일행보다 2시간이 늦게 출발을 해서 약속시간을 맞추느라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 거의 달리기를 했다. 겨우 겨우 신불산에 올랐다. 간월산을 넘는게 임도길가는것 보다 3킬로 정도 짧고 내리막길도 있어..

도봉산(자운봉-오봉-여성봉)

도봉산 송추지역이 완전히 변해있었다. 즐비한 음식점들이 사라지고 조용한 산행들머리가 되었다. 커피와 쌍화차 한잔을 마시고 출발을 했다 출발지점까지 시멘트 길을 2킬로 걷고나니 참 지루했다. 사패산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올라가는데 계단길이 계속 이어진다. 돌계단 사이에 통나무를 퍼즐 맞추듯이 딛고서 천천히 올라갔다. 땀이 비질비질 몸이 작년같지 않고 너무 힘들다. 육목교 까지 오르는 길도 헉헉대니 오늘 갈길이 멀기만 하다. 포대능선을 타기전에 목을 축인다. 바나나, 복숭아, 감, 포도 과일만 넘쳐나는데 배가 고프다. 오른팔이 올라갈수 있는 최대치다. 피할수 있다면 피하고만 싶은 오십견의 고통 한가운데 서있다. 손도 저리고 팔도 아프고 깊은 잠도 오지 않는다. 너무나 아파서 우울한 생각만 든다. 중년의 우울..

위로 받은 날

대부도에서 칼국수 먹기로 약속을 잡았었다. 슬프게도 이날 박원순 전 시장님 영결식 날이였다. 다들 휴가까지 내고 미리 약속을 해서 마음은 울적했지만 빗속에서 우리는 만났다. 말하지않아도 슬픔이 삭혀진다. 해솔길을 걸으려 했는데 비가 마니와서 탄도항 주변을 돌기로 했다. 또래 동료와 친구가 되었다. 각자 힐링의시간이 필요했는데 서로에게 많이 위로가 되었다. 서로에게 감사한 하루였다. 누에섬 가는 길에 홀로 빗속을 걸어가는 한 여인이 있었다.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드렸더니 우리들 사진도 찍어 주신다고 하셨다. 우산을 높이 높이 들어보라고 한참을 여러장 찍어 주셨다. 바람에 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한번은 묵념으로 한번을 두번 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