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고도 300m를 높이는 봄 소풍같은 여정이다.
이름도 포레스트 캠프라니 숲속의 요정을 보러가는 기분이다.
데우랄리의 아침이 밝았다.
여명이 붉에 피어나고 있다.
머나먼 히말라야에 와서 일출을 보다니 감격이다.
흰사자 모습인 안나푸르나 남봉과 희운출리(하얀봉우리)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도 빛을 받는다.
운무속에서 산 그리메가 펼쳐진다.
저 아래에는 운해가 피어나고 있다.
마차푸차레 봉우리에도 점점 붉은빛으로 변해간다.
왼쪽부터 안나푸르나 남봉, 희운출리, 안나푸르나1봉 그리고 마차푸차례가 나란히 서있다.
해가 다 피어 오를때까지 눈을 뗄수가 없다.
히말라야 연봉들이 그리는 산 그리메라니 정말 황홀하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파란, 맑은 날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떠나야 한다.
매일 매일 짐을 싸고 떠나는 삶, 즐겁기도 하지만 고달프기도 하다.
한동안 산 그리메를 바라봤다.
이제는 숲속의 롯지를 향해 떠난다.
마차푸차레 아래부분이 꼭 부처님상 같이 보인다.
나귀가 다리 건너가기가 무서운지 꼼짝을 않는다.
우리나라 연인산? ㅎㅎ
뒤쪽이 절벽이닷...부들부들...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롯지가 많다.
이곳은 그네가 롯지에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자그마한 연못에 반영을 담는다.
하룻밤 묵고 싶은 롯지다.
산을 바라보면 계속 걸었다.
짧은 구간이라 쉬엄쉬엄 가는데 금방 점심때가 되었다.
점심은 맛있는 비빔밥이다.
이곳은 전에 벌목장이다. 이곳에 나무를 올려놓고 잘랐을까?
지금은 오래 사용하지 않아 이끼만 가득하다.
6 시간 만에 포레스토롯지에 도착했다.
오늘밤 식탁에 오를 불쌍한 닭...
마차푸차레봉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금 보이는 산이 한몸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갈수록 산이 두개로 분리가 된다.
앞에 약간 누런 가로줄 무늬산이 마르디히말이다.
이 부분이 멀리서는 부처님 머리 같았다.
유리창에 비친 산
포레스트 롯지는 룸이 적어서 오늘은 여자들이 모두 한 곳에서 잔다.
이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평안한 밤이 될 줄 알았다.
오늘은 2025년 12월 3일이다.
롯지에 일찍 도착해서 햇살에 침낭을 말렸다.
이 마을의 수캐다. 몸에 상처도 많고 고민도 많다.
자꾸 다른 수캐가 암캐를 차지 하려고 밤마다 공격해 온다.
고민이 많아 식욕도 떨어졌는지 팝콘을 줘도 먹질 않는다.
하지만 암캐는 수캐 둘이 싸우던지 말던지 그냥 상관하지 않고 즐겁다
혼자서 팝콘도 다 먹었다.
매일 죽을동 살동 걷기만 하다가 모처럼 조금 걸어 시간이 남으니 이 또한 무료하다.
지나놓고 보니 이 여유를 더 즐길걸, 늘 너무 짧게 걸었다고 여정이 너무 만만하다고.... 약간은 불평을 했었다.
이곳은 창이 없어 오늘은 럭시를 먹을 계획이다.
단단히 배탈이 난 나는 슬프다.
한가로운 낮을 보내고 점점 해가 지고 있다.
아까 낮에 봤던 닭들이다.
맛은 너무 좋다.
토종닭 맛이다.
네팔은 한국보다 시간이 3시간 15분이 느리다.
저녁밥을 먹고 7시 30분 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옆방에서 갑자기 큰 소리로 욕설이 섞인 한탄이 나왔다.
뭐? 계엄령이 선포 되었다고?
이곳은 인터넷이 잘 터지는 곳이 아니였는 지라 검색도 원할하지 않았다.
후배한테 카톡이 왔다.
정말 계엄령이 선포 되었다.
이게 뭔일이람!
갑자기 안돼는 카톡에 매달리며 소식을 듣는다.
헌법까지 검색하며...
다들 시끌시끌 잠못이루는 밤이 였다.
벌떡 일어나느라 뜨거운 물을 담았던 날진병이 어디로 굴러가서 찾을수가 없다.
불도 밤에는 켜지지 않았다.
날진병이 없으면 금새 추위를 느낀다.
룸메이트 라헬과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별빛은 왜 이리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가?
긴긴밤 한숨을 내쉬며 거의 꼬박 밤을 새웠다.
금방 마무리 될 것 같았던 윤석렬 탄행은 지지부진 석달도 넘게 시일만 지나고 있었다.
마음이 답답하여 거리로 나섰다.
세월이 거꾸로 흐르진 않았다.
윤석렬 일당만 거꾸러 흘렀다.
내 몸은 거꾸로 젊어지지 않아서 두시간도 못 앉아 있겠다.
넘 힘들어...
다행히 이 글을 정리하는 지금은 윤석렬은 탄핵 되었다.
아직도 여러가지 해결할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우리 국민들의 힘을 믿기에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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