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한국을 떠난지도 19일째다.
야크카라카(4100)에서 토롱 하이캠프(4800)까지 가는 날이다.
오늘은 678이다. 느긋하게 걸어갈 계획이다.
누가 태극기를 만들어 걸어 놓았다.
건곤감리 모양은 잘 그렸는데 비율이 안맞는다.
고도가 4000m가 넘어가니 해뜨기 전 아침은 엄청 춥다.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섰다.
브라탕에서 애플파이를 먹을때 수컷들끼리 싸움이 나서 마을에서 쫓겨난 그 개를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다른 개 인줄 알았는데 상처자리를 보니 그 개가 맞았다.
우리를 기억하닌지 옆으로 먼저 다가왔다.
틸리초 가는 갈림길에서 헤어졌는데 많은 날들이 지나서 다시 만났다.
오늘은 어느 멋진 풍광이 이어질까?
야크카르카 마을을 돌아본다.
마을은 예전 시골 집 처럼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난다.
파란하늘이 쨍하다.
초입에 레다 마을 롯지가 있다.
작은 연못이다.
여긴 비가 귀한 곳이니 아마도 이곳도 빙하물이 흘러 내려온 연못이 아닐까?
저 멀리 산사태 지역의 모래가 하트모양 처럼 보인다.
황무지 돌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민낯을 보면서 걷는다.
생얼 미인, 아마도 네팔산이 다 미인이다.
걸을때는 잘 모르는데 나중에 뒤돌아보면 그 길이 너무 아찔하다.
길들은 산사태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끊겼다가 새로 이어진다.
모든것은 찰나
순간에 이루어진다. 여기서는 삶과 죽음이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안될것 같다.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았는데 얼음이 너무 미끄러웠다. 이곳에서 미끌어 떨어질뻔 했다.
늘 아찔한 순간이 조금씩 있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
크게 숨이 차지는 않지만 걷는 속도도 투벅투벅 걸어진다.
네팔 트레킹 중에 가장 감탄한 것 중 하나가 화장실 관리이다.
기나긴 길가의 화장실 치고는 참 깨끗한 편이다.(녹색지붕이 화장실)
길다란 천에 티벳어가 빼곡하게 써져 있는 깃발 이름이 룽다 이다.
바람을 타고 진리가 세상에 퍼져 중생들이 해탈하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타르쵸는 파랑(하늘)노랑(땅) 빨강(불)하양(구름)초록(대양)을
뜻하고 룽다와 타르쵸는 신성한 물건으로 바람에
닳아 없어질때까지 그대로 놓아둔다고 한다
타르쵸에는 불경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고산지대에만 산다는 야크이다.
이곳은 물소도 비슷하게 생겼다.
만나면 조금 무서운데 사람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풍광 좋은 티샵에서 한참을 쉬었다.
이제 까지 걸어왔던 길들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지금도 이 풍경들이 머리속을 맴돌고 있다.
전라의 산이다. 산 근육이 꿈틀 된다.
한그루 나무도없이 온 몸으로 비바람을 받아내서 점점 더 울툴불퉁 해진다.
푹 안기고 싶은 대 자연이다.
사실 히말라야는 이런 부드러운 길도 혼자 나서기는 엄두가 안난다.
13명의 일행과 포터, 가이드, 쿡팀이 있어서 정말 쉽게 등반을 하고 있다.
노새들의 등에 진 짐이 무거워 보인다.
산사태 지역이다
점심을 먹을 토롱패디가 저 멀리 보인다
드디어 토롱패디다.
포터들과 쿡들은 먼저 와서 음식을 준비 중이였다.
토롱패디 롯지 실내가 색깔도 그림도 좋았다.
왠지 일본 사무라이가 생각나는 그림?
이리 저리 테이블을 옮기며 사진을 찍었다.
가방에 걸었던 타르쵸랑 똑 같다 ㅎㅎ
오이무침에 짜장밥을 후루룩 ㅎㅎ
저 반대쪽에서 넘어오는 길도 있는데 그곳이 좀더 위험한 길이라고 한다.
우리내 섬마을 처럼 바람이 심한가보다.
화장실 지붕위에 돌이 얹어 있다.
점심을 먹고 올라가야할 길이 빤히 보인다.
이제 또다시 오름이 시작 되었다.
바로 눈 앞 일것 같은데 아직도 끝이 안보인다
아직은 온기가 남아 있어 따사롭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
드디어 4800고지 하이캠프에 도착했다.
토롱 하이캠프 뷰 호텔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롯지다.
토롱라에서 가장 가까운 롯지인 이곳은 늘 붐빈다고 한다.
높은 지대라 추워서 화장실이 밤에 얼었다.
잘못하다가는 낙상위험이 너무 많아서 조심스러웠다.
브라탕에서 만난 이녀석이 여기 까지 따라왔다.
어떻게 아는지 자기에서 먹을 거를 잘 주는 라헬과 내 방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
한숨 자고 나올 때 밟을뻔 했다.
토롱라를 넘어서면 좀 더 따뜻한 곳으로 갈수 있고
묵티나트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개 한테 더 괜챃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토롱라로는 따라오지 않았다.
쿠키가 개한테는 안좋은 식품이지만 이곳은 넘 먹을게 없어서 ...
저녁이 나오기전 모처럼 훈훈한 난롯가에 앉았다.
밥을 먹고 나와서 추운 방에 들어가기전에 몸을 다시 한번 녹였다.
이젠 완전히 네팔인이 되었다.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서 산행을 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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