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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봉하마을

봉하마을 다녀오기- 노랑버스를 타고

by 소연(素淵) 2009. 12. 15.

노짱님이 안장되신 뒤 처음으로 봉하마을에 방문했다.

지난 5월 조문기간에 칠흑같이 어두운밤 슬픔만 가득한채 떠나왔던 봉하마을에 다시 갔다.

개구리소리만 구슬프고 쭈욱 이어지는 분향객들의 뒷모습만 

촛불속에 바라보고 돌아와야 했던 봉하마을...

 

 

 노짱님의 묘역은 공사중이였다.

 4/1크기의 묘소정경 사진이 대신하여 우리를 맞이했다.

  사진속에 봉하쌀이 보인다.

 

 

 

공사중인 묘역을 내려다보는 사자바위...

 

 

더 이상 노짱님의 죽음앞에서 슬퍼하지만 말고

우리 즐겁게 노짱님이 정신을 계승하자... 하면서 갔는데

 

막상 그 묘역앞에 도착했을때는 모두들 말이 없어지고

모두 급 우울모드로 변하는것 같았다.  

나역시 안장하신지 몇달이 지났는데

주변이 이리 헐벗고 삭막하다는 사실에 울컥하는 마음이 치밀어 올라 감정 정리에 시간이 걸렸다.

 

 

내년 오월 정도에 완공되고 난 후 조감도의 모습이다.

주변에 나무를 심고 배수로를 설치하고 철벽 장벽을 더 넓게 확장을 한다고 하는데...

배를린 장벽이, 통곡의 벽이 왜 노짱님 묘역에 턱 철판이 두르고 있어야 하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그 철판 벽이 난 아직도 답답하고 싫기만 하는데...

 

 

봉하산 첫머리를 올라가는 뒷모습...

 

 

노짱님이 젊은 시절 고시 공부를 하셨다는 조그만 암굴..

입구는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했다.

 

 

좁은 입구를 넘어서자 안쪽은  넓은 동굴이 나와 조금은 아득해 보였다.

이곳에서 공부하셨을 노짱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아마 이 물은 노짱님이 자주드시던 물이겠지?

    한모금 마셔본다

 

.

 

봉화산 마애불상...  언제부터 넘어져 있었을까?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인데 일으켜 세워야 한다,

처음부터 누워있는 와불도 아니고 ... 자연물도 아닌데... 넘어져 있는 상태로 있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 다음까페 노사모회원들의 모아진 힘으로라도 벌떡...일으켜 세우고 싶다. 

 

 

부엉이 바위... 말이 멈춘다.

 

 

 옆에서 바라본 부엉이 바위...

아래서 내려다 볼때의 절벽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내눈에는 그냥 부드러운 언덕배기처럼 보인다.

곁에 계시던 한나무님... 나더러 묻는다 

 

  " 이 부엉이 바위 처음 볼때 그냥 느낌이 이곳에서  자살하실것 같아요? 

이생각 저생각하지 말고  그냥 첫 느낌이 어때요?"

 

올라가 본 부엉이 바위는 너무 부드러운 모습이여서

 나도  순간 의문이? 또 덧없음에 한숨만 쉬었다.

 

그때 마음속에서 이런말이 터져나왔다.

 

" 자살은 절대 아니에요,

그건 자결이였어요,

힘들고 우울, 그런 평범한 의미의 자살하신게 아니시고,

 점점 더 후퇴해가는 민주주의에 대한

그리고 철의 장막같은 조중동 사이비 언론조작에

눈멀고 귀멀어가는 시민들을 깨우기 위한

어둠의 햇불... 

 피 토하며 우리에게 외치고 싶은

각성하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위해

자신을 버리신 진정한 살신성인이셨다구요,,,

그건 대의를 위한 자결이셨어요.

우리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자기 버림이였어요...

 

그래서 제가 이자리에 있고요,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전 여전히

제 3자의 시대의 방관자로 계속 살았을겁니다."

 

 

 

정토원 안에 모셔진  두 분 15대 ,16대 우리 대통령...

다신 울지 말자 했는데 ...

눈물이 다시 그렁거리는것은 내 마음대로 할수 없었다.

 

 

 정토원을 나서서 사자바위로 올라가는 길에

바위뒤에 서 알을 품고 있던  수탉과 암탉...

 

찰칵소리에 눈을 부릅뜨고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던 모습,,,

그 아래서 마음놓고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의 모습이

 마치 노짱님과 나의 모습...우리 시민의 모습인것 같다...

뭘 생각해도 노짱님... 뭘 봐도 노짱님과 연관 지어내는 내가 느껴진다.

 

 

사자바위위에서 내려다본 봉하마을...

 일부러 노짱님의 생애를 보여주기위해 한곳에 모아둔것 같은

 미니어쳐 같은 마을 모습...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푸르게 변할 노짱님이 만드신 연지, 

노짱님의 묘역, 멀리 보이는 생가와, 권양숙여사님이 계신 사저...

그리고 공부했던 암굴, 두분이 살아생전 데이트 즐기셨던 조그말 길목까지...

 2002년 대선바람을 일으킨 노사모 노란기념관까지...

 

 

노란 풍선들을 매달며 곧 김해, 부산, 밀양에서 오실

우리 다음노사모까페 회원님들을 기다린다.

 

 

지금은 한참 내부공사중이다...

 다음에 올때면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까?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고 흔들었다...

 

 " 저도 노무현이 될래요!!!, 노짱님 ~~~"

 

 

또 우리는 노무현 재단을 위한 희망돼지를 모아야 한다.

 

 

 연지 옆의 감나무 과수원,

나무가지 마다 한 두개씩 남아있는

석과불식에서 배려와 미래를 함께 배운다.

 

 

한겨울 연지의 모습...

지금은 황량하고 차가운 연못속에

 내년을 기약하는 아름다운 연꽃의 모습을 미리 본다.

 

 

 봉하마을 산책길에....

정자를 만드는 공사를 하는 분들이 피워놓은 모닥불...

 지혜님... 불이 따스해요

 

 

봉하오리쌀을 노짱님 묘역에 올리고 통곡을 하셨다는 김정호 비서관님...

방문한 우리를 위해 봉하마을 영농법인 등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는데....

 추운곳에 있다가 따스한 곳에 앉아 있다보니...

그토록 포근한 자장가는 제게 처음 이였어요... 죄송..ㅎㅎ

 

 

김해,부산, 밀양에서 우리를 찾아주신 노사모다음까페 회원님의 정성 한가득...

손수 약식을 만들어시고, 맛있는 감귤과..

.배를 채우고 가져가라고 정성스레 포장해온 진양단감...

 

봉하입학생님의 주먹만한 밤송편, 따스한 김밥, 컵라면,뻥튀기, 군고구마, 삶은달걀, 사과 ...

한개씩만 먹어도 배가 남산만 해지고

그 정성에 감동먹어서 오늘 아침까지도 굶어도 배가 불러 있다.

 

노짱님이 맺어준 진한 우정...

우리는 벌써 사랑을 배우고 있다.

 

 진보의 완성은 사랑이므로...

 

 

 

 

 

 

 

권양숙 여사님께 전해드릴 노짱님 액자

 

금박을 입혀서 눈이부셔 촬영이 힘들었다...

 

노짱님과 함께 날마다 좋은날...

 

운전도 못하고,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별로 없고, 

그래서 마음만 봉하마을로 향하곤 했는데

 이제부터 언제든지 갈수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

매달 한번씩 다음노사모까페에서

정기적으로 봉하마을버스를 운영한다.

조문기간동안 평일에 너무 힘겹게 다녀온 봉하마을이라

 딸아이를 데려갈 엄두를 못냈는데

4계절 세상의 색깔이 변해갈때마다 한번씩 다녀가야겠다.

봉하마을이 정말 가까운 곳이 되었다.

 

세상속에서 내가 조금씩 팍팍해져갈때...

 이곳 봉하마을에 와서 나를 다시 충전시켜,

 처음처럼

노짱님 삶과 사상의 증인이 되어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