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10~5월12)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아침 6시30분에 출발하여
구례터미널에 9시40분에 도착하였다.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10시 20분이다.
노고단 대피소에 11시 6분에 도착하여 두텁떡과 망고 통조림을 먹었다.
조금 쉬었다가 11시 30분노고단 대피소를 출발하여 12시에 노고단 정상에 올랐다.
바위사이 사이에 진분홍 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다.
올라가는길에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좋다.
노고단 대피소는 여러번 왔었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서 노고단 정상부는 올라가지 못했었다.
오늘은 운수가 좋은 날이다.
탐방객이 적어서 인지 활짝 열려있다.
저 뒤쪽 반야봉을 경유해서 종주를 하려고 계획 했는데
이번에는 계획에 없던 노고단을 올라왔으니 두곳을 다 가기에는
내 체력으로 힘들겠다.
늘 그리웠던 시원한 임걸령 샘물을 마셨다.
2002년도 초 지리산 첫 종주를 할 때 들어가지 말라는 경계줄을
안에 들어가서 비박하는 곳 인줄 알고 당당하게 비박색을 펼쳤던 곳이다.
변함없는 수량이다.(1시17분)
임걸령에서 짦은 휴식을 마치고 노루목에 1시57분에 도착했다.
반야봉 1킬로 팻말 앞에서 잠깐 망설였다.
언젠가 6월경 반야봉 중봉에 펼쳐진 야생화 천국이 눈앞에 떠오른다.
무리는 하지 말자! 망설임을 접고 앞으로 걸었다.
오늘은 휴대폰 메모장에 시간을 적어가며 산행을 하고 있다. 일종의 체력 테스트를 겸한 산행이다.
새벽에 선크림만 대강 바르고 올라왔는데 얼굴이 화끈화끈 거린다.
유난히 종주길에 사람이 없다.
비박을 엄격하게 통제하니 산장을 예약한 사람들과 당일 종주하시는 분들만 있으니 그런듯 하다.
삼도봉에 도착하니 2시23분이다.
계획으로는 화개재에 2시30분 까지 가야 하는데
노고단을 올라가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삼도봉지나 내리막 길에서 무릎에 약간 통증이 있다.
가파른 계단 옆에 앉아서 무릎보호대를 착용했다. 튼실한 종아리와 허벅지에 바지가 올라가질 않는다.
미리 하고 올걸 후회스럽다.
화개재에 3시13분에 도착하였다.
그 흔한 셀카봉하나 없어서 얼굴만 수박만하다.
연초록 오월이 아름답지만 진달래와 얼레지를 빼고는 야생화가 거의 피어있지 않아서 아쉽다.
노고단에서 화개재까지 6.3킬로이니 여기까지 거의 10킬로를 올라왔다.
토끼봉에 4시에 도착하여 바쁜 걸음으로 오르락 내리락 경사진 길을 오르던 중에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내렸다.(4시26분)
아직 산행 초반인데 허벅지가 부들부들 거리기 시작하니 마음이 울적해진다.
사혈침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자리에 털썩 앉아서 계속 주물렀다
5분쯤 지나니 경련이 사라진다.
토끼봉에서 연하천 대피소를 가는 길은 등산로가 너덜길이다.
어디서 잔돌들이 굴러왔을까?
암반지역인데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서 부서진 걸까?
앞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다.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잡고서 한발자국씩 쉬지않고 걸어갔다.
이 계단만 지나면 연하천 산장이다.
힘내자 힘!
깔끔하게 단장한 연하천 산장에 5시 40분 도착하였다.
화개재에서 연하천 까지 거리는 4.2킬로이다.
침상배정을 받고 카레 밥을 해 먹었다.
밥을 다 먹고 주변을 산책하고 나서도 6시30분이다.
산장에 숙박하는 여자가 적어서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그 옆자리도 비어서 쾌적한 잠을 잤다.
서비스로 주신 매트리스에 담요를 깔았더니 푹신푹신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점점 붉어진다.
나무 사이로 붉은 빛이 반짝거린다.
말로만 들었던 연하천 나무사이로 일출이다.
바다 위에, 산 위에 펼쳐지는 탁트인 일출도 멋있지만
전복죽을 먹으며 바라보는 연하천 일출은 기억속에 남겠다.
이 이른 새벽에 화대종주를 하느라 새벽부터 달려온 분 들이 있다.
무릎근육을 다시 생각해본다.
부시시한 머리에 부은 얼굴로 일출을 맞이했다.
7시에 연하천 산장을 출발했다.
앞에 가는 분 배낭에 노적봉 산악회 리본이 걸려있어서 반갑게 인사했다.
반갑고 그리운 목포 분이였다.
목포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목포에 보물 스타 손혜원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진구도를 부탁하여 뒷모습을 찍었다.
혼자 다니다 보니 서로 사진을 부탁하게 된다.
벽소령 대피소에 8시 18분 도착했다.
연하천과 벽소령은 3.6킬로이다.
노고단에서 사진을 찍어준 분을 만나서 인사하면서 또 사진을 찍는다.
남는것은 사진? 글쎄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억력 부족 현상을 보완해 줄까 싶기도 하다.
선비샘에 도착했다.
꼭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물을 받아야 해서
선비샘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사실일까?
수량이 전에 비해서 무척 줄었다. 물이 쫄쫄쫄 흐른다.
어딘가에서 수맥이 막히지 않았을까?
아침에 연하천에서 받은 물을 쏟아버리고 물을 새로 받았다.
물 맛이 시원하고 달콤하고 깨끗하다.
한마디로 물맛 좋다.
칠선봉이다. 10시 35분에 도착했다.
성삼재를 오른지 딱 하루가 지났다.
푸르름이 아름답다. 아름답다.
연두빛 아름다움에 취해 으랏차차 기운이 난다.
"술에 취하지 말고 자연에 취하세요"
종주길에 이런 글귀 팻말이 있었다.
촛대봉이 멀리 보이고 드디어 세석산장이 눈아래 들어온다.
벽소령에서 세석산장은 6.3킬로이다.
세석산장에 12시 5분 도착하여 1시30분까지 오트밀과 커피를 내려먹고
뙤약볕 아래에서 얼굴에 모자를 덮어쓴채
알람을 맞춰놓고 한숨을 잤다.
모자사이로 실눈을 뜨고 바라보는 세석 평전!!!
" 지금 행복하도다."
세석평전이 아름다워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점점 멀어져가는 세석산장을 두고 두고 돌아본다.
진달래가 진달래가 진달래다.
촛대봉에 1시 56분에 도착했다.
천왕봉이 성큼 다가왔다.
장터목산장 올라가는 길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걷노라면 멀리 보이던 길들이 어느덧 눈앞에 펼쳐지고
그 길을 지나가면
눈 앞에 또다른 길들이 이어진다.
인생 길도 그렇다.
길 풍경처럼 사람들도 다가 왔다가 떠나고
떠나간 뒤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노라면 인생 길도 참 아름답다.
빨간 셔츠에 노란 가방을 매신분은 70세 어르신이다 촛대봉 뒷모습 사진을 찍어주신 분이다.
배낭에 몸이 다 가려졌다고 배낭을 벗고, 팔을 들고... 여러 포즈로 찍어주셨다.
시간과 돈때문에 요즈음은 지리산에서 트레킹을 하시고
걷고 싶은 아름다운 세계의 길은 화질 좋은 TV에서 즐기신다고 하셨다.
인스타그램도 하신다 한다.
무박으로 당일 지리산 종주를 하신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바쁘신 길 중에 참으로 여유로운 마음을 내 주셨다.
오늘 장터목이 종착지인 나는 느긋하지만 어르신은 천왕봉 넘어 중산리로 내려가셔서 주무신다고 한다.
앞에 가실때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신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다시 만나다가 힘내시라고
마지막 남은 비장의 활력소인 망고 통조림 한통을 드렸다.
연하봉이다.
장터목이 눈앞이다.
800미터 전이다.
어르신이 장터목 산장에 미리 도착하셨다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천왕봉으로 바로 가셨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3시37분이다.
아직 저녁을 하기에 이른시간이지만 배가 고파서 짜장 밥을 해 먹었다.
큰 탁자에 혼자 앉아 있으니 옆자리에 사람들이 오간다.
97년생 대구 청년 셋이서 옆에서 오리훈제를 먹고 떠나고,
그 자리에는 다시 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산행을 한 엄마,아들, 딸이 셋이서 밥을 먹는다.
이분들도 오리 훈제고기를 먹고 있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혼자있으니 다른이에게 관심이 간다.
주변탐색일까?
내일 새벽 일출 예정 시간을 산장에서 스피커 방송으로 알려준다.
새벽 5시27분이다. 1시간 넘게 올라는 길이다.
일찍 잠을 청하는데 커피를 두잔 마신 탓인지
눈만 말뚱 말뚱이다.
새벽별 보고싶어 까치 발을 딛고
새벽 두시에 산장을 배회하다 들어왔다.
얼핏 잠이 들었는데 별빛이 개똥 벌레처럼 날아 다닌다.
꿈이다. 꿈인 듯 환상인듯 자꾸 헷갈린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눈을 비비면서 새벽 3시 50분에 제석봉을 향해 올랐다.
어두움 속에서 고사목은 실루엣만 보여준다.
이른 출발이라 중간에 랜턴을 끄고 바위에 앉아
별빛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 목디스크여 얄밉다.
제석봉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더 아름답다고 알려주셨는데
천왕봉 일출을 맞이할 욕심이 앞선다.
일출이 떠오르기전 표지석에 빈자리가 나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피드다.
재빨리 핸드폰을 앞 사람에게 주고 포즈를 취한다.
얼굴이 부풀었다.
그래도 좋다.
새벽 5시5분에 천왕봉에 도착하여 일출을 기다린다.
해는 매일 매일 뜬다고
언제나 뜬다고
천왕봉 해도 똑같다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특별한 일출이다. 내게는
동영상
" 재성씨, 예슬아, 다예야 기운 받아라! "
셀카가 어렵다.
염치불구하고 일출사진을 부탁해본다.
넘 친절하게 포즈 설명도 해주신다.
하하... 해야 내가 잡았다.
점 점 떠오르는 해를 보고 놀다가
5시 50분 하산하였다.
하산길에 일출 사진 찍어주신 분 들을 만났다.
고마움에 군 고구마 한개를 드렸다.(한 개 더주세요, 저도 한개만 있어요)
한분이 함박꽃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꽃을 보면 꽃으로 뛰어가신다.
앞으로 함박꽃을 보면 그분들이 생각나겠다.
법계사 하산길에 천왕봉이 보인다.
바쁜 하산길에 뒤돌아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새벽을 빨리 열어서 종일 여유롭다.
로터리산장에 7시30분 도착하여 전복 죽을 해 먹었다.
여유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8시9분에 하산을 시작하였다.
삼시세끼 열심히 해먹고 간식도 빵빵하게 먹었더니 1.5킬로가 더 늘었다.
이게 뭔 일인가?
중산리 10시에 도착완료
지리산 계곡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발을 담글수 없었다.
공원 직원이 알려준대로 중산리 주차장 시외버스터미널까지 1.7킬로 더 내려가서
마을하천에서 발을 담갔다.
다시 1.7킬로를 더 올라와서 버스를 탓다.(이이고잉 힘들어)
시원한 계곡물에 머리도 감고 세족도 했는데
땀이 온 몸에 주루룩이다.
아직도 얼굴이 화끈화끈하다.
점점 까매지고 있다.
지리산
더 자주 가야지
너무 즐겁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