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286

일림산 철쭉산행

전날 밤새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치고 산은 더욱 싱그러워졌다. 작년 하산길로 산행을 시작했다 쭉쭉 뻗은 삼나무가 멋지다. 올해는 3월에 봄이 와서 3월말 벛꽃이 활짝 피었다. 그리고 계속 쌀쌀한 꽃샘추위가 가득하였다. 작년에 비해 꽃들이 작고 창백했다. 아마도 꽃 봉우리가 생기고 냉해를 입은것 같다. 올해 3월을 견디기 너무 힘들었는데 힘없어 보이는 꽃들도 나처럼 3월이 힘들었나 보다. ㅎㅎ 완전 내맘대로 해석이다. 내 나무라고 불렀다. 다음에 오면 기억할수 있을까? 밤새 히말라야 강풍이 몰아쳤다. 폭풍의 언덕에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를 만나고 왔다. 오래전 읽은 책이라 기억도 희미하지만 애증과 사랑과, 복수 그리고 가장 슬픔은 죽은 캐서린을 더이상은 볼수도 만질수도 증오할수도 사랑할수도 없게 되버린 히스클..

영남알프스 환종주

전날 호박소 주차장에서 간단한 잠을 자고 배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태풍 영향을 받아서 대단한 강풍이 불었다. 몸이 날아갈 정도이고 차들도 털썩털썩 흔들렸다. 휴게소에서 오뎅을 먹으며 바람이 잦아들길 기다리는데 바람은 계속해서 더 강해지고 있었다. 영남알프스 환종주가 목표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산을 올라서면 바람에 날라갈것 같았다. 오십견의 고통으로 마음도 많이 약해지고 일행도 걱정을 해서 좀 더 편안한 임도길로 간월재에 가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에 임도길을 선택했는데 지름길이라고 큰 오판을 해서 다른 일행보다 2시간이 늦게 출발을 해서 약속시간을 맞추느라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 거의 달리기를 했다. 겨우 겨우 신불산에 올랐다. 간월산을 넘는게 임도길가는것 보다 3킬로 정도 짧고 내리막길도 있어..

도봉산(자운봉-오봉-여성봉)

도봉산 송추지역이 완전히 변해있었다. 즐비한 음식점들이 사라지고 조용한 산행들머리가 되었다. 커피와 쌍화차 한잔을 마시고 출발을 했다 출발지점까지 시멘트 길을 2킬로 걷고나니 참 지루했다. 사패산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올라가는데 계단길이 계속 이어진다. 돌계단 사이에 통나무를 퍼즐 맞추듯이 딛고서 천천히 올라갔다. 땀이 비질비질 몸이 작년같지 않고 너무 힘들다. 육목교 까지 오르는 길도 헉헉대니 오늘 갈길이 멀기만 하다. 포대능선을 타기전에 목을 축인다. 바나나, 복숭아, 감, 포도 과일만 넘쳐나는데 배가 고프다. 오른팔이 올라갈수 있는 최대치다. 피할수 있다면 피하고만 싶은 오십견의 고통 한가운데 서있다. 손도 저리고 팔도 아프고 깊은 잠도 오지 않는다. 너무나 아파서 우울한 생각만 든다. 중년의 우울..

서천 희리산

희리산 자연 휴양림은 온 산이 해송이다. 소나무 향을 맡으며 산행을 했다. 해발 329m의 낮은 산인데도 경사가 심해서 올라갈때는 숨이 찬다. 산행기점을 깔딱으로 시작했다고 연신 투덜거리는 재성씨다. 정상부근에 암석들이 특이하다. 퇴적암이 옆으로 누웠으니 얼마나 많은 사연을 갖고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나무 재선충을 예방하느라 길가 옆 해송들은 명찰을 달고 있다. 딸들 보고 있니? 소원을 빌었다. 동네 뒷산 처럼 오른 희리산은 꽤 길고 경사가 심했다. 바닷바람을 맞이하러 왔는데 역시나 산 바람을 먼저 맞았다.

설악산 귀면암

서해에서 동해로 4박5일동안 둘이서 여행을 했다. 재성씨는 설악산을 원했고 나는 서천 바닷가를 원했다. 둘다 원하는 곳을 가다보니 서울-서천-속초-서울로 좀 두서 없는 여행이 되었다. 휴가는 늘 산행 위주로 하다보니 이번에도 설악산을 왔다. 오랜만에 천불동 계곡으로 올라가는데 양폭산장 가기도 전에 지치고 말았다. 귀면암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서산 가야산

노란꽃이 주차장 바닥에서 스르륵 한쪽으로 굴러간다. 개미가 꽃도 먹나? 꽃이 피었다 지었다 움직이는데 한마리가 날아와 비비색 주머니에 앉았다. 참 신비스런 곤충이다. 꽃인줄 알았는데 볼수록 신비롭다. 짠 하고 뒷모습을 보여주어 깜짝 놀랐다. 콩쥐팥쥐전에서 나올법한 큼직한 두꺼비다. 만지고 싶었는데 무섭기도 하고 혹시나 독을 쏠까봐 바라만 보았다. 해미읍성을 돌아보니 어린아이가 되어간다. 해미읍성 성곽위 정자에 눕고 싶었는데 노래기가 마루를 덮고 있었다. 올해 충청도 지역에 노래기가 너무 많다고 뉴스에서 본적이 있는데 경험을 톡톡히 했다. 투호 화살을 잡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역시 게임은 싫다. 별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두근두근 마음이 떨린다. 셋이서 각각 한개의 투호 화살만 성공했다. 다들 한개씩만 ..

신두리해안 사구길(바라길)

신두리해변은 몇년전 하늘과 바다사이 펜션으로 가족여행을 왔을때 썰물에 밀려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사막이 낙타가 어울리는 풍경이다. 전혀 몰랐던 곳이였는데 와보니 정말 이국적인 풍경이다 코로나19랑 살면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는데 마치 먼나라에 온듯한 기분이 든다. 땡볕에 왜 소가 , 아기소랑 힘들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 모래언덕이 신기하다. 사하라 사막? ㅎㅎ 마침 입은 등산복도 모래언덕과 어울린다. 맨발로 걸어본다. 발바닥 자극이 참 좋다. 모래언덕을 오를때는 발바닥이 불이 붙는듯 뜨거웠다. 사막의 도마뱀처럼 팔딱팔딱 뛰었다. 키 작은 억새풀처럼 보이는데 어릴때 봤던 강아지풀처러 보이기도 하고 삐비풀이라는데 바람에 한들한들거린다. 이렇게 넓은 모랫길이 있다니 걸을수록 신기하다. 곰솔이 해변을 따라..

방태산 연가리골

나물 산행은 처음이다. 배낭도 없이 물과 밥 한공기, 쌈장을 가지고 출발 했다. 뱀이 나오면 어떡하지? 건너고 나면 또 물이 나오고 다시 건너고하는데 건널때 마다 가음은 두근두근거린다. 생각보다 물에 젖은 돌들이 미끄럽다. 특히 비브람창 등산화는 여전히 물먹은 바위앞에서는 한없이 두렵다. 살랑거리는 미풍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이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한다. 가평연인산에서 처음으로 새순을 먹어봤는데 맛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꽃이 필때도 앞쪽 새순은 나물이 된다고 한다. 바라볼때는 무척 아름다운데 건널때는 가슴이 콩콩 거린다.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것 같은 두려움이 많다. 넘어지면 골절.. 나이 드니 생각만 많고 걱정이 늘어간다. 조심조심 살얼음 판처럼 곱게 곱게 걸었다. 특별하고 아름다운 꽃 광대나물 이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