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에 일어나 닭죽을 먹고 틸리초 호수를 오른다.
틸리초 호수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이다.
손이 엄청 시려와서 손이 잘리는 통증이 왔다.
스틱을 버리고 가슴속에 손을 꼬옥 넣고 싶다
네시에 출발 했으니 두시간 동안 콧물을 흘리며 계속 올라왔다.
하얀 벙어리 장갑에 세무가죽이 덧대어 있어 금방 더러움이 탔다.
왜 때타는 재질을 손등에 붙였을까? 의아해 했는데 정말 콧물을 닦는 용도였다.
다른 일행들은 한쪽 코로 콧물을 배출하는 묘기를 연출했지만
난 그 콧물이 나에게 다시 돌아올까봐 도저히 시도할 엄두가 안났다.
금빛으로 피어나는 일출이 너무 아름다워 장갑을 벗었다.
벗고 난 후 수초만 지나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왔다.
그래도 이런 풍경을 담을수 있어서 좋았다.
날이 밝아와도 손발은 여전히 꽁꽁 얼었다.
아무리 코끝이 시려도 마스크를 쓸수없는 고도이다.
정말 숨이 금방 차오른다. 산소량이 부족하다
어느 별에 있니?
경탄하는 한걸음 한걸음이다
모두들 춥고 숨차고 ...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오르고 또오른다.
뽀얀 안개가 피어나는 걸 보니 작은 눈사태가 일어났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드디어 틸리초 호수에 도착했다.
해발 5013m에 위치한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다.
순토시계 고도는 5013인데 ㅎㅎ
꽁꽁 얼어붙은 강추위다.
타르초도 얼어있다.
호수 둘레길을 걷는 둘레길도 있다고 한다.
한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붙어 있고 그 위에 눈이 쌓여 있어서 감동이 덜하다고 한다.
마낭에서 합류하신 스타킹님이 제일 여유있게 즐겁게 보내신다.
시간을 보니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점핑을 한다.
순간포착이 어려워 몇번을 뛰어올랐더니 울렁거린다. ㅎㅎ
티샵에서 생강차를 마셨다.
난방이 안돼어서 오히려 바깥보다 더 발이 시럽다.
하산전에 또 아쉬움에 사진을 남겼다.
정상에서 한시간 이상을 여유있게 보냈다.
신혼 부부인듯 아름답게 꾸민 부부가 나귀를 타고 올라왔다.
이제는 하산길이다.
길 옆에 높여진 돌들을 누가 심었을까?
낭만길이다.
틸리초베이스캠르에 12시 도착해서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카고백을 정리한 후
1시15분 경에 쓰리커루커로 향했다.
다시 만나는 랜드슬라이드 구간이다.
한번 왔던 길이라 되돌아 갈때는 덜 떨렸다.
상황은 똑같은데 마음이 달라지니 훨씬 안정감을 느끼며 걸었다.
ㅎㅎ 안전불감증은 반복에서 오는 피로감인가?
다시 한번 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내려가면 올라오고
올라가면 내려가고 그길을 되돌아 온다.
나 틸리초 호수 갔다 온 사람이야~~~~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티샵에서 자리를 비집고, 의자를 옮기고 앉자 휴식을 취했다.
전에 먼저온 분들이 있었으나 조금씩 자리를 양보해서 다 쉴 수 있었다.
걷다보니 짠 하고 나타나는 롯지다.
피곤하다, 피곤하다.
바지가 온통 먼지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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