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느림의 섬 청산도 1(범바위)

소연(素淵) 2022. 5. 25. 18:12

2013년 4월 유채꽃과 청보리가 한창 일때 청산도에 여섯시간을 머물렀다.

도락마을을 시작으로 읍리길, 화랑포 길, 낭리길 서편제 촬영장 당리 마을과 보적산을 재빠르게 돌아다녔다.

느림의 섬 청산도를 빨리 빨리 돌아 다녀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는 2박3일 동안 느긋하게 청산도를 즐겼다.

섬 축제가 끝나고 섬을 찾은 사람들이 적어서 여유로웠다.

즐거움이 가득한 행복한 여행이였다.

비박지 답사를 하면서 청산도 여러곳을 다녔다.

범바위를 맨 먼저 올랐다.

기억이 가물 가물해서 호랑이 조형물이 있었나?  생각이 안나지만 반갑게 만났다.

범유다, 버뮤다 삼각지처럼 철 성분이 많아서 

나침반이 방향을 맞출수 없다는 범바위다.

범의 머리인가? 원숭이 얼굴인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달라 보인다.

달팽이 모양의 포토존 위에 목각 카메라 모형이 있다.

자라 모양인 화랑포는 여전히 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청산도항에 도착하자마자 황제 수준으로 편하게 범바위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왔다. 

작은 범바위라고 하는데 

측면에서 보면 요리조리 봐도 꼭 물고기 모양이다.

누군가 꼽게 따 놓은 풀이다.

친구랑 둘이 곱게도 따아 놓은듯 하다.

고운 팔찌가 되었다.

장기미 해변의 몽돌이다. 

둥글둥글 

떼굴떼굴 구를것 같다.

둥근 동그라미의 여행이 생각이 난다.

파도에 밀려 돌들이 서로 부대끼며 점점 동글 동글해진다.

덩달아 따라온 유리 조각도, 스티로폼도 같이 동글동글 해진다.

이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나 마저 동글동글 해지겠지.

바위섬 상도가 잘 보인다.

지리 청송해변 가는 길에 커다란 당산나무를 만났다.

몇 백년을 살아온 신령스러운 존재다.

지리 청송해변 솔밭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려 했는데

해수욕장을 개장을 안해서 인지 썰렁하다.

작은 섬안에 민박집이 많아서 캠핑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위기를 느꼈다.

개 한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출렁이는 파도 거품을 입으로 터뜨리면서 즐겁게 헤엄을 친다.

독살 체험 마을을 내려다 볼수 있는 서편제 주점이다.

도락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당리마을이 잘 보인다.

한쪽은 돌둑을 쌓아 독살을 만들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고기를 잡을 수 있다.

한쪽은 대나무살을 만들어 놓았다. 

관광지라 하트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밀물이 들어오면  물속에서 하트가 그림자 처럼 꿈틀거린다.

유채꽃과 청보리 축제가 끝난 청산도는 다시  느린 섬이 되었다.


제비가 날쌔게 마당아래로 지나갔다

제비 맞지? 제비를 참으로 오랜만에 보았다.

 고향을 떠나고 나서 본적이 없어서 공해 때문에 제비가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엇다.

다시 돌아온 걸까? 반갑다. 

제비가 무척이나 작아 보인다. 제비가 작게 보이는 것은 내가 자라서인가?

제비가 인기척에 놀랐는지 날쌔게 처마밑 집으로 쏙 들어갔다.

제비집 안에는 새끼 제비가 지저귀고 있다.

음식점이 문을 닫아서 막걸리 한잔을 못했지만 한산해서 참 좋다.

 

봄의 왈츠 세트장은 여전히 더 아름답다.

유채꽃과 청보리 밭이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

다 가질수는 없겠지만. 변덕스러운 마음이 바보같다.

축제기간에는 엄청난 인파에 이 조용함을 즐길수 없으리라.

연분홍 꽃 이름은 낮 달맞이 꽃이다.

달맞이 꽃은 노랗고 밤에 활짝 피는데 한낮에 활짝 피어있다.

향기가 고운 하얀꽃이 마삭줄이다.

가끔씩 인동초 꽃도 보인다.

담벼락에 가득가득 피어서 바람결에 향기가 묻어 나온다.

서편제의 송화와 유봉, 동호가 내려왔던 길이다.

김수철의 천년학 대금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맑은 대금의 청음은 어떨때 애간장을 태운다.

덩실 덩실 어깨춤을 추고 싶지만

난! 참 흥이 없다.

한국인의 한과 흥을 못가졌다.

 

개양귀비 꽃이 아름답다.

청계리 구들장길을 내려오면서 진짜 양귀비 꽃을 보았다.

둘을 연속으로 보게 되니 구별이 된다.

 

구름 속으로 해가 들어갔다가

구름 밑으로 다시 내려 나온다.

그리고 산 너머로 아주 가버렸다.

아무런 말도 필요없는

안식의 순간이다.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서 상도를 배경으로 걸어본다.

매트리스를 전망대 데크에 깔고 누웠다.

하늘과 나는 온전히 마주하고 있다.

검은 별 밤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주의 큰 티끌이 작은 티끌인 나를 마주했다.

별똥별을 보았다.

달빛과 윤슬을 보았다.

별빛을 보았다. 

별 세상을 보았다.

행복한 마음이 벅차 올랐다.

범 바위가 새벽에 깨어났다.

노적도 전망대로 달려와 일출을 맞이 했다.

해와 윤슬이 너무 아름다워 신흥리 해수욕장을 가기전에 잠깐 멈췄다.

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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