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용문산 백운봉

소연(素淵) 2025. 4. 21. 13:33

몇주 연속해서 주말이 되면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사나사에서 출발하여 성두봉을 지나 공룡능선을 타고 백운봉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지금은 날이 좋으나 오후 5시부터 비바람예보가 있어서 안전하게 용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했다.

꽃바람 흩날리는 중에 산으로 들어갔다.

올라갈때는 두리봉을 거쳐서 돌아서 올라가기로 했다.

무의도 세렝게티에서 성야의 지팩스 우비 치마을 입어보니 맘에 들었다.
성야가 나중에 다이니마로 우비치마를 만들어 준다고 거듭 말을 했다.
만들수 있다고?
DIY 다이니마를 검색해보니 새로운 신세계가 열렸다. 가격을 보니 선물로 받기는 부담스러운 비싼 물건이다.
고운 성야 마음만 받고
직접 만들었다
다이니마 원단이 워낙 비싸서 치마한개를 만들려면 원단 65,000원, 방수지퍼(조금사도 되는데 배송비 아끼느라 넘 많이 삼^^바보) 20,000원, 웨빙줄 4000원,
다이니마 끈 8000원, 쇠자 10,000원 ㅋㅋ 부재료가 많이 필요하고, 다이니마 테이프도 필요하고
돈이 어마어마 하게 들었다. 요즘 지팩스 레인킬트가 세일해서 14만원 정도 하는데 벌써 들어간 돈이 그 세배 정도다.
물로 원단도 더 많이 샀고, 잡주머니 여러개 만들수 있는 부재료도 충분히 많다.
이미 지불한  총 비용중에 치마 한개에 들어간 비용은 대략 9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물론 인건비는 하나도 안들어갔다.
이정도면 지팩스 우비치마를 사는것은 거져라는 생각이 든다.

재단만 해서 옷 수선집이나 세탁소에 재봉을  부탁 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부탁을 해보니 전혀 해 줄 생각을 안해서 결국 손바느질로 모든걸 했다.
그런데 결론은 실패다 
잘 만들기는 했는데 원단을 잘못 시켰다.
0.8oz를 구입해야 하는데 1.6 oz를 구입하니 너무 두껍고 무거웠다.
착용감도 뻣뻣하고 이쁘지도 않았다.
다시 만들어야 한다 ... 으아악~~~ 고민중이다.
45g을 목표로 만들었는데 이건 75g이고 부피는 세배가 나간다.
두번째 만들면 더 잘할수 있을것 같기는 한데, 너무 힘들다.

지난 겨울 강풍과 폭설로 안해서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이 부러졌다.
산행중 이렇게 부러진 나무를 자주 만났다.
이제 달라진 기후에 나무들도 낭창낭창 흔들리고 나무가지가 능수버들처럼  변해야 부러지지 않을 것 같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다

용문산은 지금이 진달래꽃이 절정이다.
등산로 걷는 내내 다양한 색감의 진달래를 만났다.

 

두리봉은 처음이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찌푸리고
가끔은 한 두 방울씩 비가 떨어진다.

곱디 고운 능선길을 걸었다.

아이구야 안타깝다.

해마다 겨울에 죽는 나무가 많아졌다.

백운봉 정상이 보인다. 눈으로는 위쪽에 데크도 보였다.

계곡길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이곳에서 식수를 떠서 올라가느냐, 올라가서 반대쪽으로 내려가서 물을 떠올것이냐?
결국 가볍게 올라가서 진지를 구축하고 물을 떠오기로 했다.

정상 500미터를 남기고 계속 가파는 오르막길이다.

계단 전망대에 돌덩이 한개가 놓여있다.
한사람이 도저히 들수 없는 무거운 돌인데 어찌 이곳에 놓여있을까?
설마  낙석?

오르고 오르면 끝이 있다.

노란 제비꽃 밭이다.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기만 할 뿐 끄떡 없다.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 생각이 났다.

오늘은 흔들리며, 젖으며 피는 꽃들을 보았다.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백운봉 정상에 데크가 위에 바로 보인다.

저기다
꼭 저기서 자고 싶다

텐트 한 동을 칠수 있는 미니 데크다.
비가 잠깐 쏟아지다가 금방 그치고 강풍이 분다.
텐트가 바람을 얼마나 견딜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로 하고 바람골인 이곳에 텐트를 쳤다.

바람이 거세어 모자가 날라가서 수건으로 묶었다.

한시간 이상 바람과 사투를 벌였다.
텐트와 함께 날아갈뻔했다, 정말 강풍이다.
사방을 끈으로 단단히 고정을 했다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는데 아쉽게도 저녁에는 비바람이 내리치고 곰탕으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텐트를 치고 난 후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 이 탑이 궁금했다.

백두산 천지에서 가져온 돌을 이곳 백운봉에 올린것이다.
통일~~~
가슴 찡한 말이다.
한시라도 빨리 남북이 교류 화합하여 북한 개마고원에서 비박을 하고 싶다.

아까 올라올때 거쳐 왔던 헬기장이 보인다.

생연어를 소금물에 담궈 비린맛을 제거했단다.
정말 훌륭한 맛이다.

거센 비바람이 불어도~~~
헤리티지를 타프 없이 우중에 처음 사용 했다.
텐트안이 물바다가 됐다.
강한 비바람에는 내수압이 버티질 못한다.
수건을 열심히 짜서 텐트안 물을 빼고, 새로 만든 다이니마 치바를 발 밑에 깔았다.
밤중에는 비바람 많이 잦아져서 참을 푹 잤다.

물기에 젖어서 투명 텐트가 됐다.

우와아~~~오랜만에 운해를 제대로 만났다.
여명이 피어나는 가운데 반달은 청아하고
발 밑은 신선들이 노니는 곳이 되었다.

모진 비바람에 잘 버텨준 헤리티지야 고맙다.
돈 모아서 다이니마 타프를 만들던지 사야겠다.

일출이 시작되었다.

사방을 둘러보면 볼수록 너무나 아름답다.

신선이 된 기분이다.

영상 8도인데 쌀쌀한 바람이 불어 손이 시럽다.

 

일출 감상을 마치고 텐트 정리를 하려는데 저 아래 은색 주머니가 펄럭이고 있다.

ㅎㅎ 줄에 단단히 묶여서 밤새 날아가지 못했다.
내 텐트 풋프린트 주머니다. 

주머니 주워 오는 길에 위를 찍어본다.
이번 산행의 주인공은 헤리티지 텐트다 ㅎㅎ

산 너머 구름이 몰려오더니 산을 다 덮어서 안개속으로 이끈다.

하산은 백운봉을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형제 우물을 찾아서 내려갔다.

형제우물 석간수가 졸졸졸 잘도 내려온다.
시원하게 한사발을 마셨다.

살아있는 고목의 나무 옹치에 새생명이 자라고 있다.
참 어여쁘고 귀한 모습이다.

내려갈때는 백년약수터 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석간수 한잔 할려고 했더니
안쪽에 무언가 특이한 모습이 보인다.
뱀? 화들짝~~~

도룡룡 알이 잘도 자라고 있다.
내가 발견하기전 두사람은 이 물을 꿀꺽꿀꺽 마신 후였다.

정말 도룡뇽이 살고 있구나,
3월 19일에 수질검사를 했고 결과는 식수 적합으로 나왔다.
그래도 도룡뇽 알더미를 보고 나니 갈증이 사라졌다.

연두, 연두, 연두
계속 되뇌여도 연두스럽다,
사랑스럽다.

파아란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화엄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풍경이다.
화엄의 세계
갖가지 모습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구나,
너는 철쭉꽃, 나는 조팝꽃....ㅎㅎ

자목련이 만개하니 화려하고 아름답다

벚꽃이 찬란한 사랑을 피웠다.

봄날은 간다.

용문산 자연휴양림 꼭 한번은 이곳에서 묵고 싶다.

양평에 왔으니 양평해장국이지
어무이맛, ㅇㅁㅇㅁ 해장국집이다.

이곳의 시그니처
해내탕이다.
양이 어마무시해서 속에 양만 골라먹어도 배가 부르다.
얼마전 골라듄 다큐에 나온 맛집이다.
이정도 맛이면 양평에 올때마다 들리고 싶다.
한그릇은 포장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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