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1860미터인 뎅에서 2650미터 남룽까지 가는 길이다.
고도를 800을 올리니 살짝 긴장이 된다.
어제는 머리를 따뜻한 물을 받아서 살짝 감았는데
오늘 부터는 샤워는 물론 머리를 감을수가 없다.
앞으로 15일간은 원시인이다.
오늘은 5.6.7이다. 7시에 출발을 한다는 것은 오늘 하루도 갈 길이 먼다는 걸 알수가 있다.
쿡팀이 맛있는 아침밥을 차려주지만 이상하게 점점 식욕이 떨어진다.
이럴때는 누룽지 숭늉이 최고이다.
뎅 뎅 뎅 ㅎㅎ
삐그덕 거리는 숙소에서 잠을 설쳤다. 바로 옆이 화장실이라 쉴새없이 소리가 났다.
네팔에 롯지는 방에 화장실이 없고 공용인 곳이 더 많다.
그래도 비록 물을 부어서 사용하지만 다들 깨끗하게 사용해서 거부감은 없었다.
이곳 조르텐은 금방 무너질듯 위태로워 보인다.
큰 마니챠를 힘차게 돌리면서 안전한 하루를 기원했다.
7시 10분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길을 걷는다.
졸졸졸 줄을 이어 길을 걷는다.
푸른 산중과 깎아지른 협곡 사이에 지그재그 길이보인다.
오늘 하루 또 어떤 풍경을 만날까? 기대가 된다.
자로 잰듯이 반듯한 지그재그 길이다.
멀리서 보니 일정한 간격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갈길이 멀어 서둘러 나왔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어제 마을에 깔려있던 와이어들이 다 일어나서 걷고 있다.
전날 보았던 와이어는 노동자들이 일을 마치고 그자리에 놓고 잠을 자러 간것 같다.
와이어 길이가 얼마나 길까? 900m라 접어서 450m라는 말도 들었다.
세상에나 정말 놀라운 광경이다.
와이어를 매고 뒤뚱뒤뚱 힘겹게 오르는 사람들이
마을을 지나 강을 건너 지그재그 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냥 기다릴수가 없어서 옆으로 살짝 갈려고 했는데 너무 위험했다.
와이어가 무겁고 길어서 커브를 돌때 밖으로 튕겨 나왔다.
한쪽 밖은 절벽인 경우도 있었다.
가이드가 뒤에서 살짝 거들어서 도와준다.
후~~~
너무나 고단해 보이는 작업에 할말을 잃고 쳐다만 볼 뿐이다.
다리를 놓는데 필요한 자재를 마을사람들이 동원되어 나르고 있다.
45명이 한 조가 되어서 나르는 작업 보기만 해도 무척 힘들어 보인다
9명은서버로 대기하다 한 번씩 교체한다고 한다
운동화를 신은분도 있지만 슬리퍼를 신고서 남녀가 함께 짐을 지고 있었다.
아침일찍 트래킹에 나선 모든 분들이 모두 대기 상태다.
한참을 기다리다니 일꾼들이 제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되었다.
조심스럽게 그 옆을 재 빨리 지나갔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길거리에서 밥을 해먹으며 일을 한다고 하다니 참 고단한 일이다.
나중에 네팔도 경제력이 생기면 이때는 참 안전불감증이던 시대라 말할 날이 있겠지.
이천미터 돌파하기 직전이다.
이제 국내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고도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신앙의 힘으로 새긴 부처상들이 비바람에 풍화되고 있다.
보호해야 할 문화재인데 아직은 이런 의식이 없구나 하고 안타까워 했는데
이곳에서는 과거형이 아니라 진행형으로 그들의 삶의 일부였다.
처음에는 너무 안타까웠는데 마을 마을마다 다 새겨져 있어서
문화재로 보호되기 보다는 그냥 현재 이 마을의 삶의 한 모습으로 이해가 되었다.
다리를 걷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벌써....
멋진 협곡을 잠시 감상해본다.
마을입구다.
이제 이천 고지를 넘어섰다.
산비탈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물과 햇볕이 있는곳은 사람들이 산다.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네팔인보다는 티벳에서 중국을 피해 망명한 티벳인들이 자리를 잡고 산다.
처음에는 그들의 삶이 고단하게만 보였지만
훨씬 풍요롭게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기 시작한다.
그들의 얼굴은 우리보다 훨씬 행복하고 여유롭게 보였다.
순박하고 온화한 모습들을 보면서 저절로 돈, 물질에 찌들어 보이는 우리의 불행한 모습이 드러났다.
아직은 가파른 길도 척척 올라간다.
늘 걷던 페이스보다 더 느리게 올라간다.
아직까지는 스틱도 필요가 없다.
충만한 시간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걷고 또 걸을뿐
마음은 평온하다.
금방이라도 낙석이 굴러와 머리에 떨어질 것 만 같다.
다음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시 온다면 꼭 헬맷을 가지고 오겠다.
걸어온 길을 돌아다 보면 이런 길을 어찌 걸었나?
감탄을 하게된다.
스틱 없이 걷는다고 다들 한마디씩 하신다.
스틱을 하고 걸으면 다리에 힘은 조금 덜 들지만
손에 힘을 주게 되어 오래 걸을 때 손목이 아파온다.
스틱을 손에 걸고 배운대로 하지만 역시나 장시간 스틱을 들으면 무리가 되어 밤에 쥐가 내린다.
한시간 걷고 십분간 쉬어가는데 11시 30분이 넘으면 배꼽시계가 요동을 친다.
한땀 한땀 양모나 야크털을 꼬아서 소품을 만든다.
농사를 열심히 짓고 싶어도 땅과 기온이 받쳐주질 않아서 풍족할 수가 없다.
이렇게 베를 짜서 주로 관광객들에서 소품을 만들어서 판다.
알록달록 수제 소형가방도 15000원 정도면 살수 있다.
한국에서는 무척 저렴한 가격이지만 여기서는 엄청 비싼 물건이라 한다.
그 만드는 공력을 봐서는 정말 싸게 파는것 같다.
다 귀여운 강아지 같은데 하나는 어미라 젖을 내어주고 어린 강아지는 그 젓을 물고 있는 모습이
참 평온해 보인다.
우와아~~~
난 이길을 걷고 있다.
영혼도 빨려들어갈 듯한 풍경이 계속 된다.
정오의 햇살에 얼굴이 점점 붉어진다.
원주민처럼 얼굴이 발그레한 모습이다.
마을을 들어갈때 마다 새롭다.
드디어 점심 시간 한시가 넘어서 너무 배고프다.
가을볕이 따갑다.
그늘로 들어가면 춥고 햇볕은 덥고 정말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카레밥을 먹기전에 명품명품 카레밥 합창을 한다.
구절초님의 명랑함이 힘든 트레킹 길에 박카스처럼 힘을 준다.
정말 정성스런 점심을 먹었다.
감사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늘어만 간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마을을 지나간다.
아직은 저지대에 속해서 땔감이 많이 보인다.
고지대로 갈수록 나무는 귀해진다.
다양한 모습의 조르텐이다.
점심을 먹은 직후라 다들 기운이 넘친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
오늘의 목적지 남룽 2650이다. 조금만 힘내면 된다. 고도 300m만 올리자. 으랏차차~~~~
알록달록 색채감 고운 집들이 많다.
팔자 좋은 네팔의 개
어디서 놀고 왔는지 온몸이 꽃 잔치다.
숲이 우거진 곳을 걸으니 새소리가 들린다.
박력있게 우렁차게 물소리가 들린다.
오늘도 졸졸졸 걷는다.
이곳은 사과가 많이 재배되는 곳이라한다.
말린사과와 말린 과일을 팔았다.
조금 사서 간식으로 먹었다.
알록달록 타루초가 멋지다.
네팔 하면 타루초가 떠오른다.
다들 지쳐갈 즈음 넥스트 남릉 표지판을 만났다.
휴~~~~
구절초님 표현에 의하면 입이 쪽 째졌다고 하신다.
어렵게 어렵게 긴 걸음 걸었으니 입이 하늘에 걸린다.
드디어 남릉에 도착했다.
오늘도 성공이닷!
아침 7시 10분 출발하여 오후 5시 도착했으니 길 위에서 10시간을 보냈다.
소원을 이루었니?
스스로 되물어 본다.
매일매일 끝 없이 걷고 싶은게 네 꿈인가?
갈수록 마굿간 처럼 느껴지는 롯지
삐그덕 삐그덕 ㅎㅎ
짐을 풀고 가방을 정리하고 저녁을 기다린다.
밖에서 보면 요정들이 사는 집 처럼 보인다.
늘 꽃밭이 있는 네팔의 집들이 참 멋지다.
즉석에서 닭을 잡아 백숙을 끓여 주셨다.
오늘도 감사하면서 식사를 했다.
'해외 >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마나슬루 서킷 7일차(사마가온-마나슬루 베이스캠프-사마가온) (0) | 2025.03.12 |
---|---|
6.마나슬루 서킷 6일차(남룽-살라-사마가온 ) (2) | 2025.03.11 |
4.마나슬루 서킷 4일차(자갓~뎅) (1) | 2025.03.07 |
1~3.마나슬루 서킷 1~3일차 (카트만두-마차콜라-자갓) (9) | 2025.03.06 |
북해도 대설산 아사히다케 겨울 (5) | 2025.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