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레킹

4.마나슬루 서킷 4일차(자갓~뎅)

소연(素淵) 2025. 3. 7. 16:45

 

11월 14일 오늘은 1330미터인 자갓에서 1860미터 뎅까지 가는 여정이다. 
6시 일어나서 7시에 밥 먹고 8시에 출발이다. 6.7.8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니 오리온 별이 선명하게 보였다.

출발시간을 앞 당겨  7시30분에 출발을 했다.
오늘 걸어야할 길이 참 길다.
자갓 마을을 통과하는데 어린 꼬마들이 등교를 하고 있었다. 

마을마다 하나씩 있는 스투파의 모습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스투파의 왼쪽으로 걸어야 한다고 한다.  

소들이 많이 보였는데 여기는 사람이 쟁기를 끌고 있다.
TV 다큐에서 보던 풍경이다.
척박한 곳에서 온몸으로 노동을 하면서 사는분을 보니 마음이 좀 그렇다.

하늘을 가로지른 다리와 폭포가 어우려져 있다.

우리 일행도 풍경속으로 들어가 다리를 건넜다.

아침 출발할때는 기온이 쌀쌀해서 바람막이를 입어야 한다.

멀리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레임도 시작되었다.

이번 트레킹은 좀 특별하게 걷는다.
한줄로 졸졸졸 걸어간다.
황산님 다음에 걸어가는 라헬과 나는 한참을 떨어져 걷는다.
난 한줄로 걸어가면 넘 답답하다. ㅎㅎ
주로 뒤에서 걷는다.

걸어가면서 설산이 조금씩 더 다가온다. 

우리 쿡팀들의 부식 바구니를 걷다가 발견하면 반갑다가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부드러운 길을 사부작사부작 걸었다.

산그리메가 생기고 빙하가 흐리고
그 사이에 여유로움이 강이 되어 흐른다.

지나가는 길에 말들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옆을 바짝 지나가도 놀라지 않는 여유가 생겼다. 

빙하가 없다면 마을도 없겠지
빙하는 식수가 되고 농경수가 된다.

가을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꽃은 위로가 되고 편안함을 준다.

미소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다.
나 어릴때도 아마 세수대야에서 목욕을 했겠지
좀 추울것 같기도 하고 아기가 인형처럼 보인다.

바로 옆이 빙하다. 빙하에 손 담그고 싶었다 ㅎㅎ

이중다리이다. 두개가 다 건널수 있는 다리일까? 큰 마을인가? 

이제까지 걸었던 다리중에 제일 스릴있다. 기우뚱 기우뚱 거린다.
옆에 그물망도 없는 곳이 있고 또 바닥도 살짝 구겨져서 패여있었다.

트레킹중 만나는 개들은 다 사람을 잘 따르고 순했다.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따스하다.

누런 옥수수와 어울리는 아낙이 무얼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ㅎㅎ
핸드폰을 보고있다.
네팔은 예상한것 보다 더 인터넷이 잘 터져서
한국에 있던 동료가 업무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금방금방 답장을 보내는 내게 놀랐다고 한다.

걷고 또 걸어서 힘이 빠질때가 되면 어김없이 티샵이 있다.
생강차를 주로 마셨다.

이렇게 긴다리를 얼마나 많이 건너고 건넜는지
이제는 하늘 다리 건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폭포와 계곡이 계속되어 아름답다.

말을 만날때면 말이 먼저다.
차가 다닐수 없는 곳이라 모든 물건들을 말이나 사람이 져 나른다.
이곳에 오고 나면 한동안 나도 모르게 물건이 소중해 지고 버리질 못하게 된다.

 사람들도 머리에 끈을 묶고서 물건을 나른다.

고산에 오를 수록 나무도 없어서 연료가 무척 귀해진다. 
개는 평화로워 보이는데 말은 좀 고생스러워보인다.

마나슬루 트레킹 퍼밋을 받는 동안 잠깐 휴식을 취했다.
루체레님이 바나나를 사주셨다 ㅎㅎ

짐을 가볍게 싼다고 반팔을 한개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너무 더워서 반팔과 팔 토시를 샀다.
토시는 이날 이후로 어디를 갔는지 찾을수가 없다.
가격은 한국과 거의 동일하다.

반팔은 오늘까지만 입을 수 있었다. ㅎㅎ 
내일부터는 고도가 점점 올라가서 쌀쌀했다.

마을길을 걷다가 바닥에 두꺼운 와이어가 깔려 있었다.
이걸 어디에 쓸까?
다릴 만들다 남은걸까?
갖가지 생각을 해봤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폭포 신기하다.
고도가 더 높은 곳에서 흘러흘러 빙하수가 내려와서 그럴것 같다.

아직도 체력이 남아서 웃음이 나온다.

하늘에 떨어지는 폭포다.
산위에 산 그 산위에 산 산이 겹겹히 쌓여 있어서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처럼 보인다.
빙하가 폭포수가 되었다.

대나무 길이 싱그럽다. 

사람도 말도 같이 건너야 하는 다리 말이 우선이다.

말들이 건너오기전에 폼 한번 잡아봤다.

 

마을 입구마다 대문 모습이 독특하다.

 
다리가 벌써 무거워진다.
아직까지는 고소가 없지만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걸었다.

강산에 노래가 생각난다.
걷고 또 걷고...

아슬아슬한 길이다. 길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무섭지만
길 위 비탈에서 굴러떨어지는 돌들이 더 아찔하다.
이럴때는 무조건 스피드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길이 막혀있다.

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무지막지하게 크게 들린다.
무슨일일까?

 
길 위로 바위를 뚫는 발파작업을 하고 있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산사태가 일어날것 만 같았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저 바위를 뚫어서 길을 내야 한다니
바위 사이로 전선이 심어져 있다.
다이나마이트도 있을까?

위에서 발파 작업을 하면 아래쪽에서 걸어가는 우리는 낙석을 맞을수도 있었다.
차분하게 기달렸다.

우리 일행뿐 아니라 네팔인들도 발이 한참을 묶였다.
봉지를 살펴보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닭이 보였다.


오늘 혹시나 저녁에 오를 닭일까?
키울려고 사가지는 않겠지?
병아리를 키우겠지? 

내가 걸었나 싶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고
또한 아름다운길이 계속 되고 있다.

설악에서 낙석을 크게 맞은 뒤로는 이런길은 정말 너무 무섭다.

한시간 정도만 더 가면 오늘의 목적지 뎅까지 간다.
다시 기운이 난다.
오늘은 다리가 좀 뻣뻣하다 ㅎㅎ 

갑자기 어둠이 왔다.

내일은 속도를 좀 내야 하나?

뎅에 도착하자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얼큰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삐그덕삐그덕
속삭여도 옆방소리가 다 들린다

밥 먹고 금방 누우니 답답하지만
너무추워서 침낭안으로 들이가야 한다

물이 새는지 천장이 비닐이  있다
위에서 사람이 떨어질까 살짝 걱정하면서 잠이 들었다

 

 

 

 

 


트레킹 4일차이다.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뎅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5시 50분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참 길고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