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찬 공기가 톡 쏘는 아픔을 준다.
여기서는 별이 동그랗게 보이는 별 알이다.
큼직한 별이 신기하다.
이곳에서 이틀밤을 자서 오늘은 카고백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았다.
아침을 먹기 전 마나슬루를 바라본다.
쿡팀이 아침 식사를 차려주고 누룽지까지 맛있게 먹었다.
이젠 후라이가 질리기 시작했다 ㅋㅋ
해가 떠오르자 불타 오르기 시작하는 마나슬루다.
빛나는 황금산
장엄하기도 하고 가까이 바라보니 숙연해지기도 하다.
알록달록 롯지가 타르초와 함께 명랑한 기운을 주는 아침이다.
마나슬루를 보는것은 오늘 내일까지라 아쉬움이 벌써 생긴다.
마차콜라에서 사마가온까지 40시간을 걸어와서 드디어 마나슬루 BC에 도전한다.
3520m 사마가온에서 4837m 마나슬루 BC 까지 거의 1300 고도를 올려야 하는 날이다
오늘은 같은 숙소로 다시 돌아오니 짐을 싸지 않고 바로 가니 여유가 있다.
매일 아침 짐 싸는 일이 매우 힘들다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한다.
살 얼음이 있다 . 새벽 출발이 아니라서 기쁘다.
오늘 하루도 으랏차차~~~
점점 날이 밝아오면서 온기가 들어온다.
마나슬루 산군을 가까이서 보는 날이다.
초르텐을 만날때 마다 무사 안전 산행을 기원한다.
마나슬루봉이 구름 공장 처럼 느껴진다.
봉우리가 늘 꿈틀대는 것 처럼 눈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하다.
저 위로 올라 갈수록 춥겠지 하면서 있는 옷들을 다 껴입고 가고 있다
코도 시럽지만 코는 막을수 없다. 고도가 높아서 마스크를 올리면 숨이 더 가빠진다.
내일 삼도로 간다. 갈림길이다.
귀여운 개가 마을 숙소부터 따라 나왔다.
야호~~
아직까지는 스틱도 없이 신이 났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참 좋은 날이다.
개가 우리를 따라 한참을 같이 올라간다.
나중에 정상에서 다시 만났다.
우리 일행보다 먼저 올라가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제 네 이름은 내게 마나슬루가 되었다. ㅎㅎ
점점 따스해지는 햇볕 아래를 걷는다.
오늘은 쿡팀과 포터들이 짐을 지지 않아서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같이 산행을 했다.
빙하가 흘러내려 에메랄드 빛 호수가 되었다.
비렌드라 호수다. 다와2가 알려줬다.
햇살이 따사롭다.
사마가온 마을이 점점 작아진다.
쿡팀이 간식으로 싸준 감자를 먹었다.
아직까지는 걷는게 기쁨이다.
에메랄드 호수를 바라보며 한참을 즐기다 일어났다.
빙하를 가까이 보니 시꺼먼 흙 먼지가 가득하다.
먼 설산에서 흰연기가 나는 곳을 보면 빙하 한부분이 뚝 떨어지는걸 볼때도 있다.
하늘아래 높다 하되 뫼이로다 맞는감?
산 허리를 돌고 돌고 또 돌고 올라갔다.
사람이 가는 길은 말도 가는 길이여서 경사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점점 고도를 높였다.
가도 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길이다.
걷는건지 기는 건지 자꾸만 느려진다.
트랭글에서는 자꾸 운동을 쉬는 중입니다. 라는 멘트가 나온다.
나 걷고 있거덩....
표지판에는 마나슬루 4400m라고 고도가 나와있었는데 오르고 나니 4837m였다.
사마가온이 3520m이니 오늘 고도를 1300m나 올렸다.
끝이 없는 길~~~
좋아한다는 말 취소다.
드디어 빙하와 만났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했는데 돌고돌고 또 돌아 이제 해가 중천에 떠오를때 만났다.
맑은 하늘에 에메랄드 빛 호수 그리고 맑은 날이라서 조망이 최고이다.
한걸음 옮기기가 숨이 차서 결국 스틱을 꺼내 짚었다.
배도 고파서 삶은 계란 한알을 먹었다.
걷는게 걷는게 아니야~~~
슬로우 동영상처럼 손발이 움직이는게 느껴진다.
이번 여정의 첫 목표인 마나슬루BC 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정말 다섯걸음 걷다가 작은 바위가 있으면 앉게 된다.
나 포기해도 될까?
포기할수 있는 용기가 더 큰 용기다. ㅎㅎ
걸어도 걸어도 또 모퉁이를 돌고 자꾸 돌기만하고 있다.
정말 숨이 가팔라 금방 쓰러질것 같은 걸음으로 걷고 걷다 보니
눈 앞에 오색 타르쵸가 펄럭이고 있다. 야호~~~
신난다. 신난다. 신난다.
베이스캠프가 목표인 나는 신이났다.
마지막 힘을 모아 춤을 준다.
닐리리야~~~ 닐리리~~~
아침에 숙소에 본 개은 언제 왔는지 태평하게 오수를 즐기고 있다.
자 달려보자~~~
자~~~
정상에 오른 기쁨을 누렸다.
11월은 마나슬루 원정대가 없는 시기라 베이스캠프는 텅 비어있었다.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나슬루 정상을 보니 정말 압도된다.
뜨거운 햇살에 승천하는 빙하들이 장엄하다.
오래 기억될 마나슬루 마스코트 누렁이다. 그래 잘 자라~~~
내려 갈때는 또 제일 빨리 우리를 리딩해 잘도 내려간다.
마나슬루 오른 감격에 시계를 풀고 고도를 본다. 4859m이다.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숙소에서 마나슬루 베이스 캠프까지 7시간이나 걸려서 올라왔다.
네팔인들은 2시간이면 충분하다는데 ... ㅎㅎ
버닝칸에서 외치는 내 구호가 파노라마이다.
이런 광경을 파노라마라고 하겠다.
내려가는 길도 길고 긴길이라 정상에서 더 머물지 못하고 하산을 한다.
고도를 낮추어 내려가니 달리듯 내려간다.
뒤돌아 돌아보니 이제 해도 조금 수그러져 정상을 수월하게 바라볼수 있다.
아쉽다. 그래도 내려가야지
굿바이~~~ 마나슬루
올라 갈 때는 헉헉 되느라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멋진 빙하가 눈에 들어온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빙하
내려갈 때도 한 줄로 졸졸졸
참 멋진 곳이다.
이렇게 바쁘게 내려 가야만 하다니 안타깝다.
그런데 곧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면 무척이나 추워지고 위험해지니 어쩔수가 없다.
에멜랄드 호수도 하늘 색이 바뀌면 아쿠아마린 빛으로 변해간다.
내려오는 길은 정말 다다닥...
너무 빨리 내려가서 고산병이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내려갔다.
빙하가 죽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멸되어 소락해 가는 느낌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일까?
쿡팀 행동식만 먹고 등반했던 우리에게
따뜻한 밀크티와 쿠키와 빵을 가지고 올라왔다
감동이다
구절초님이 뒤에서 열심히 우리 발걸음을 사진으로 남겨 주셨다.
" 최고 멋쟁이 구절초님!!! 감사합니다. "
이상하다 올라갈 때 보다 더 내려가는 길이 더 길어진것 같다..
헤드랜턴도 준비안하고 올라왔다가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 내려가니 오후 6시가 넘었다.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에 종료 했으니 거의 11시간 트레킹을 했다.
첫번째 목표 마나슬루BC 무사 완주 성공이닷!
이제 내일부터는
두 번째 관문
라르케패스로 향한다.
무산소성 강하게 ㅎㅎ
30일간의 히말라야 트레킹중 이날이 가장 힘들었다.
4400m를 넘어서 남은 구간을 갈 때는 걸어도 걸어도 같은 지점인것 같았다.
다음날 부터 마음을 고쳐 먹고 처방해 갔던 아세타졸정을 먹었다.
갑자기 고산병이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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