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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山山山

지리산 1박2일 성중 종주(법계사108-21)

by 소연(素淵) 2022. 10. 17.



안치환-12-행여+지리산에+오시려거든-안치환+9집-192-1_20221018151115.mp3
8.05MB

 

하절기에는 오전 3시에 등산로 입구를 개방한다.
2시 50분 부터 공단 직원 앞에서 무언의 개방 압력을 넣고 있다.

2시52분부터 시이작~~ 노고단을 향했다.
달과 오리온 별이 눈 앞에서 총종 빛나고 있었다.
별빛을 보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빠르게 걸었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였다.(3:28)
단팥빵 한개와 귤 한개를 먹었다.

백두대간 노고단고개 인증을 하는데(3:48) 노고단 돌탑까지 가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인증장소 불일치로 인증거절을 당했다.
가끔 왜? 이렇게 뇌회전에 오류가 생기는지 슬프다.

돼지령(4:27)

피아골 갈림길(4:35)

임걸령 샘물은 종주때 마다 들려서 시원한 물 한잔을 마셨다(4:43)

임걸령에서 약수 한잔을 마신 뒤 부터 이상하게 기운이 빠졌다.
시원한 물을 마셨는데 기운이 나야하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고 벌써부터 다리가 무거워졌다.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에서 잠시 갈등을 했다.
반야봉을 들릴것인가? (5:25)

삼도봉에 도착했다(5:40)
1박 종주는 너무 오랜만이라 자신이 없어서 반야봉은 통과했다.
종주길 내내 반야봉 통과를 아쉬워 했다.

삼도봉을 내려오는데 여명이 밝아왔다(5:47)
붉은 빛이 너무 아름다워 발은 걸어가는 데도 눈길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계단길이 나와서 조심조심 하면서도 눈은 하늘로 간다.

뭔일이고?
구름이 신비롭다.(5:59)

여명과 운해
산 그리메가 환상을 이룬다.(6:07)

삼도봉을 돌아보았다.
일출 전이지만 날은 이미 밝아오고
밤새 숨어 있던 단풍 빛이 나오고 있다.
랜턴을 끄고 더듬더듬 걸었다.

배꼽시계가 울린다(6:30)

토끼봉에 깡총거리고 올라왔더니 구름이 난리다.(6:55)

아~~ 세상에 이런 구름이 일출과 함께 있다니
너무 멋진 일이다.

저너머 황금고개에 구름 공장이 있나보다.

계단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허겁지겁 달려온 길이 벌써 9.1km이면 꽤 많이 온것 같아 뿌듯해진다.(7:38)

늘 이 자리에서 잠시 멈춰서 잠시 호흡을 고르곤 했다.
계절 따라 옆에 있는 풀과 나무와 꽃은 다른 모습이다.

산그리메가 은은하게 펼쳐진다.

돌부리를 조심하며 포근한 종주길을 걸었다(7:37)

출발 5시간 만에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였다.(8:00)
차가운 멸치 주먹밥에 물한잔 하고 식수를 보충했다.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으니 다른분들이 양해를 구하고 앉는다.
나도 양해를 구하고 인증샷을 부탁했다.
블랙야크 백두대간 연하천 대피소 인증이다.
연하천 대피소는 공사가 한창이다.
더 아늑하고 편안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

단풍과 구름, 운무, 산 그리메 푸르름 까지도 한창이다.

음정마을 갈림길이다.(8:45)

왼쪽 무릎이 아주 약간 시큰거린다.
예방하느라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면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9:00)

산그리메가 자꾸 시선을 잡아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리산! 오늘 너무 보여주시는 구나

아아~~ 매력있어, 매력있어! ㅎㅎ

운해까지도 밑에서 꿈틀거린다.

바위사이로 난 길이 아름다워 2019년 봄에 이곳을 지날때
지나가는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던 기억이 난다.
다정한 부부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어서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9:29)

벽소령에 도착했다.(10:00)
생각보다 빨리 7시간 만에 도착했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걷다보니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주작덕룡길에서 시속 0.5km로 주저 앉다보니 자꾸 시간을 보게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자존감이 바닥을 칠때 자존심의 꽃이 피고
그 꽃이 떨어지면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
참 맞는 말이다.

벽소령 대피소에 일찍 도착하고나니 속도에 대한 강박이 없어지고 여유가 생겼다.
사진속의 노란모자 여인과 만남이 시작되었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벽소령 산장을 구석 구석 돌아보았다.

세석산장 까지는 굴러가도 3시전에 도착 할수 있다.
모처럼 실컷 여유를 부리며 서로 사진을 찍었다.(10:26)

벽소령 산장 주변을 즐기고 떠났다(10:50)

벽소령에서 세석을 가는 길은 마의 구간이다.
6.3km 길이지만 걸어도 걸어도 세석이 나오지 않았었다.
늘 이 길을 걸을 때 엄청 힘들어 했었다.
오늘은 어떨까?(12:00)

은근한 오르막 길에 점점 다리가 무거워진다.
벽소령과 세석의 딱 중간 즈음이다.
하지만 산길은 거리보다는 경사도가 더 중요하다.

손에 닿을듯 천왕봉이 성큼 다가왔다
천왕봉 아래 다소곳이 자리잡은 장터목 대피소도 보인다.(12:45)

울긋불긋 단풍 대궐속에 영신봉과 촛대봉이 보인다.
모든 봉이 그렇듯 영신봉도 멀리 보아야 아름답다
가까이 들어서면 표지판을 보고 이름을 안다.

칠선봉이다. (1:13)
칠선봉을 보면 안심이 된다.
아~~ 세석이 바로 앞이구나

한참을 올라왔는데 여전히 천왕봉은 한 걸음도 오질 않는다.(1:49)

영신봉 아래 오른쪽에 검게 튀어 나온곳이 영신대이다.
대원사에서 출발하여 치밭목1박 장터목 2박 하고 오신 분을 만나서 고급 정보을 들었다.

삶은 계란을 먹고 쉴 때 농담반으로 남자 무당이라 자신을 소개 하면서
영신대 아래가 영험한 곳이라고 설명를 해주셨다.
벌써 두사람에게 영신대의 강한 기에 대해서 들었다.
사진을 봤는데 그 아래가 넓은 평지라 굿을 할 정도라고 했다.
세상이 너무너무 힘들때 한번 찾아가 볼까나?

저 멀리 반야봉 아래 묘향대 이야기를하였고,
지리산에 대해 아는 이야기를 다 짜내었다. ㅎㅎ
너무 여유를 부렸나? (2:18)

영신대 가는 길을 들었지만 가지는 않았다.

촛대봉이 눈앞이다.(2:42)

세석 대피소에서 백두대간 인증을 했다(2:46)
이제 부터는 휴식이다.

벽소령부터 함께한 이와 방 배정도 나란히 받았다
4호실 200,201이다.
홀로 종주가 벽소령 부터 2인 종주가 되었다.
음악을 들으면 혼자 걷던 길이 둘이 걸으면서 풍족하고 재미있는 길이 되었다.
저녁 7시 30분 정도에 잠을 잤다.
얇은 침낭까지 가져왔는데 침상 바닥이 뜨거워서 땀이 났다.
더워서 잠을 자다 깨다 했지만 온기에 몸이 풀렸다.

한밤중에 야밤도주처럼 조용히 천왕봉을 향했다(3:10)

어두운 밤이지만 촛대봉에 올라왔다.

별빛이 한창이다.
아! 나의 오리온
달 옆의 별이 주홍빛으로 빛난다.
딱 보아도 화성이다.
ㅋㅋ 카메라에서는 전혀 빛도 색깔도 잡히지 않았다.

장터목 산장을 조용히 지나쳤다(5:13)

어둠속의 제석봉은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는다.
어둠속에 빛나던 고사목들이 많이도 스러졌다.

제석봉을 지나고 나니 여명이 밝아온다.(5:35)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을것 같다.
갑자기 두 발이 열심이다.
천왕봉을 향해 앞서가는 랜턴 불빛이 승천하는 듯하다.

6시가 넘으니 세상은 점점 깨어난다.
앗!
운해가 넘실대고 있다.
지리산이 바다와 접해 있나? 갑자기 착각이 들었다.

붉은 여명속에 모모(반려견)가 앉아 있는 듯 하다.

천왕봉을 오르다 멀리 카메라를 당겨보니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정말 운해가 파도를 친다.
바다다, 정말 바다다

운해, 말은 늘 구름바다라 생각했지만
지금 이 광경은 정말 출렁이는 파도치는 바다다.

천왕봉 인증은 뒤로 미루고 해맞이 장소를 찾았다.

 

 

 

 

이번 종주길에 절반을 함께 했던 임**씨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이 표지석에 그림자 까지도 신경 써주시면서 멋진 모습을 남겨주셨다.

천왕봉의 일출과 운해를 한꺼번에 잡았다.

눈의 흔적? 10월10일 첫눈의 흔적이다.

수없이 지리산을 다녔지만 법계사는 처음으로 왔다.

적멸보궁에는 스님과 신도들이 있었다.

극락전에서 아미타불께 108-21번째 108배를 올렸다.

스릴 넘치는 흔들다리에서 가을을 담았다.

로터리 산장에서 칼바위 능선을 놓치고 순두류 마을 길로 순둥순둥 내려왔다.
하지만 법계사 버스가 있는 줄 모르고 아스팔트 3.4킬로미터를 걸었더니 발목과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지리산 종주보다 더 힘들었던 길이다.

혼자 먹는 밥이 아니라 둘이 먹는 밥이 더 맛있었다.
천왕봉에서 둘이 기념 사진을 찍고 가끔은
함께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산을 좋아하는 마음도,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은 비슷한 후배를 만나서 좋았다.
언니 언니 하는 소리도 듣기 좋았는데
영신봉 근처에서
" 딸이랑 같이 왔어요? "
으아악~~~
" 앗 죄송해요"
음... 누가 반성해야 할까?
나두 머리를 좀 길어볼까? ㅋㅋ

한동안 서락에 바람이 났었다.
이제 지리산에 바람이 날 것 같다.
바람아! 불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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