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산책방/山山山

덕유산 향적봉(백련사108-20)

by 소연(素淵) 2022. 10. 10.

덕유대 야영장 2영지에 오후 12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화창한 10월 8일 연휴 첫날이라 아침 6시 정도 일찍 출발을 했지만 차가 엄청 막혔다.
첫날 덕유산 산행을 계획했는데 너무 늦은 도착이라 쉬기로 했다.

산에서 비박만 하다가 캠핑장에 오니 작은 텐트가 참 초라해 보인다.
텐트 두 동을 치고 타프로 연결하니 제법 캠핑장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타프를 가져왔는데 고정 줄을 가져오지 않았다. 해먹을 치지 않아서 필요 없다고 착각을 했다.
다행히 작은 비비용 타프에 매달린 줄이 있어서 네곳을 고정할 수 있었다.
비바람 칠때를 대비해서 근처 마트에서 노끈을 구해서 임시로 사용하였다.

주변의 다른 캠핑족의 화롯대는 커서 장작도 올려 놓을수도 있고 고기도 구워 먹을수 있는데
부시버디는 아주 작아서 주변의 작은 가지를 태워야 한다.
전에는 부시버디로 밥을 해서 먹었는데 어떻게 불편을 참았나? 참 오랜만에 화목을 태워본다.

살치살, 관자, 빈대떡 까지 먹으니 밥을 해놨지만 배가 불러서 먹을수가 없었다.

7시가 넘으니 춥고 너무 어둡다, 내일 산행을 위해 일찍 잠을 잤다.
밤새 비가 많이 내렸다.
타프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정겹다.

어사길초입->인월담->사자담->청류동->비파담->다연대->구월담->금포탄->호탄암->청류계->안심대->신양담->명경담->구천폭포->백련담->백련사(5km) 까지의 길을 2016년 구천동 어사길로 정비를 하면서 옛길이 복원되었다.
그전에는 구천동 계곡길이였는데 새로운 이름으로 산책하기 편안한 길로 데크와 돌들이 잘 깔려 있었다.

비 예보는 오후 1시까지 내린다 하였는데 아침 일찍 내린비는 그칠 기미가 안보였다.
일찍 밥을 먹고 꼼지락 거리다 9시30분 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백련사까지 4.9km이다. 경사가 없는 길이라 힘들것 같진 않다.

으슬으슬 춥다.

구천동 어사길은 참 부드럽게 이어진다.

비가 계속 내려서 춥다.

가을이 빠르게 오고 있다.

어사길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향적봉을 가는 더 빠른 길이 없나 탐방로를 기웃거렸다.
백련사 까지 가는 임도가 옆으로 계속 따라온다.
임도에서 수많은 다리를 건너서 어사길로 계속 들어올수가 있다.

바위에 이끼가 아름답게 끼여 있다.
빗길이라 미끌미끌거려서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다.

비파담?

아기자기한 폭포다.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져서 치마 우비를 벗었다.

백련사가 계단식으로 축조되어 대웅전 가는길이 숨이 차다. ㅎㅎ

108배는 하산길에 하기로 했다.

날이 점점 흐려진다.
하늘로 올라가는 안개가 아름답다.
11시22분

백련사를 벗어나면서 계속해서 급경사로 오르는 길이 시작되었다.(11시30분)

올라갈수록 단풍이 더 고와진다.
벌써 상수리나무잎은 낙엽이 되어 우수수 떨어져 있다.

백련사부터 1km를 걸어오는 오르막길에 재성씨는 계속 힘들어 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3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고
등산도 거의 하질 않아서 체력이 아주 나빠진것 같다.
산행이 세시간 이상 지속되니 급속히 상태가 안좋아 졌다.

나란히 가고 싶었는데 너무 늦은 걸음이라 같이 걷다가도
나까지 자꾸 맥이 빠져서 기다리다가 자꾸 먼저 가게 된다.
역지사지가 생각난다.
늘 재성씨가 내 앞에서 걸어가고 뒤 따라오는 나를 기다렸는데
막상 반대로 기다리는 입장이 되어보니 이것도 참 힘들고 재미가 없었다.
그도 그랬을까?
너무 뒤쳐져 오면 재미가 없었을까?

12시33분이 경과 했다.
산행시간이 세시간이 되었다.
산행 중 만난 가족이 있는데 그 네 명중 아빠가 가장 힘들어 했다.
아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잘 가고 있었다.
음... 저쪽도 아빠가 제일 못가네 ㅎㅎ
힘들다...

목이버섯인가? 젤리처럼 탱글탱글 보드랍다.

주작산 걸을때 힘들었던 때가 생각이 났다.

향적봉 200미터를 남기고 스틱을 꺼냈다.
힘이들면 대피소를 거쳐서 향적봉을 올라가는 길이 한결 덜 힘들다.

으랏차차~~~

정상 부근은 안개와 비,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향적봉 표지석은 케이블카 설치 후 늘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10월 9일은 아무도 없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와 비가와서 정상에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손이 시러워 꽁꽁
체감온도가 영하권이다.

사진 촬영과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을 마칠 무렵
한 부부가 올라와서 사진을 찍어 주셨다.
결혼 30주년 기념일인 2022년 10월 9일 오후 1시 15분 향적봉 정상에 섰다.

손이 시럽다.
다음날 10월10일 향적봉에 첫 상고대가 피었다(뉴스)

역시 하산길은 숨이 안차서 좋다.

향적봉 대피소에서 오미자차, 원두커피, 컵 라면을 먹었다.
너무 추웠다.
보온병을 가져가지 않아서 따뜻한 물이 없엇다.
대피소의 중요함을 느꼈다.

내려가는 길에도 비는 계속 내렸고 안개가 더욱 짙어졌다.

피곤이 쌓이니 하산도 힘들어 했다.(2시28분)

3시09분 백련사에 도착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108-20번째 108배를 올렸다.
건강과 사랑과 화목과 평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절을 했다.

5시가 다 되어서 텐트로 돌아왔다.

일단 눕자...잠시 쿨쿨...
잠시 쉰 후 빠르게 저녁을 먹고 7시 조금 넘어서 잠을 잤다.
밤새 비가 내렸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 밖이 걱정되어 나가보니 빗물이 타프에 고여서 거의 주저 앉기 직전이였다.
스틱을 제거하고 줄을 낮춰서 A형으로 타프를 고정하고 나니 안심이다.
밤새 심한 바람과 비가 내렸다.
이른 아침 간단한 아침을 해먹고
서둘러 상경을 했다.
왜?
재성씨와 같이 비박 체험을 할려하면 날씨가 추워지거나, 뱀이 나타나거나, 벌에 쏘이거나 할까?
모처럼 좋은 시간이였는데 때 이른 한파가 몰려와서 힘들어했다.

'다산책방 > 山山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지산  (0) 2022.10.24
지리산 1박2일 성중 종주(법계사108-21)  (2) 2022.10.17
주작덕룡 종주  (0) 2022.10.03
거창 우두산, 비계산  (0) 2022.09.28
설악산 흔들바위, 청대산  (0) 202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