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일몰과 2022년 일출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겨울철에 버려진 해변가 채석장은 황량해 보인다.
봄과 여름의 이곳은 푸르른 초원으로 변해서
탄자니아의 세렝게티가 연상 된다고 하여
무의도 세렝게티로 불리운다. 억지 이름이긴 하다.
세렝게티에 가본적이 없어서 비교도 못하지만
아프리카 초원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가보다.
버려진 채석장을 보면 이제는 세렝게티가 생각날것 같다.
석양 빛을 받아 황금산으로 변한다.
드디어 2021년 일몰이 시작되었다.
매일 해가 뜨고 지고 하지만
그래도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은
산이나 바다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다.
뜨거운 불덩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잘가요 ~~~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던
2021년이 점점 저물어 간다.
마지막까지
해를 배웅했다.
해가 질 무렵
세차게 불어오던 바람도
잠잠 해졌다.
납작하게 엎드린
내 비비색은 바람에도 끄떡없다.
거의 미동도 없다.
2021년 자정을 넘어야 한다.
2022년 종소리가 울리기 까지 잠을 참았다.
새벽이 오기 전까지~~~
오리온 별자리가 선명하다.
멋진 밤이다.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이다.
비비색에 누워서도 한참을 눈을 감지 않았다.
별똥별을 두번이나 보았다.
똥도 예쁜 별이다.
아침에 만난 노란 블다 텐트에서 나오신 분이
한마디 하셨다.
" 옆에서 난장을 하시던 분인가요? "
나름 잘 갖춘 비비색인데 난장이라뇨? ㅎㅎ
50년전에 비박이라는 용어를 쓰기 이전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비박을 다니셨다 하신다.
아침에 맛있는 이디아 드립커피를 한잔 주셨다.
텐트에서 울려퍼지는 김광석 노래를 함께 들었다.
늦은 잠을 청하고
아침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이쁜 그믐달이 선명하다.
동 트기전 여명은 뜨겁고 붉다.
눈에는 가느다란 그믐달만 보였는데
망원렌즈로 당겨본 모습은 놀랍다.
달의 모습이 다 보인다.
방아찧는 토끼도 보인다.
내가 왜 이렇게 찍혔지?
신기하다.
투명 인간처럼
그림자 처럼 보인다.
바닷가에 밀려온 창틀이
여명을 담은 액자가 되었다.
두둥 두둥실 떠오른다.
너는 날개 없이 내게로 뛰어든다.
너의 비상의 방식으로
나는 너를 받는다 온몸으로
날아왔다고 할 수밖에 없는
가고 싶은 거리
뛰어들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알몸의 무게
오늘의
태양
하루라는
짐승
김선우의 가까운 아침에서
"올해의 목표가 뭐야?"
친구가 물었다.
목표? 난 특별히 정해본 경험이 없는데? 넌 목표가 뭔데?
" 영어공부, 책 몇권 읽기, 다이어트 하기 등등 인데 새해마다 늘 목표를 세우는데 잘 안돼 "
난 그럼 올해는 반야심경을 완전? 그냥 완벽하게 이해하고 싶어
그래 정했다 올해는 반야심경
친구랑 공원을 산책하면서 나눈 대화다.
처음으로
음... 처음은 아닐거다.
요즘 들어 목표가 없었지.
아무튼 목표를 세웠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올해 한번 해보자.
숟가락만 있으면...
바닷물에 잠긴 해변길이
열려서 바닷길로 나왔다.
소무의대교다.
강화 낙가산 보문사 마애관음좌상(江華 洛鉫山 普門寺 磨崖觀音坐像.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9호)은 강화 석모도 해수관음성지 낙가산 중턱 일명 눈썹바위 암벽에 금강산 표훈사(表訓寺)의 주지인 이화응(李華應)과 보문사 주지 선주(善周)스님이 1928년 조각한 석불좌상으로, 높이 9.2m, 폭 3.3m에 달하는 큰 마애상(巨像)이다.
석모도 보문사의 마애불에서 108배를 올렸다.
불교가 종교는 아니다.
불교 철학이다.
하지만 그 공부의 끝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108배를 올리고 나니 발이 꽁꽁 얼었다.
꼼지락 꼼지락 발가락 운동을 한다.
마애불에서 내려오는 길에
잠시 여유를 가졌다.
참 맑고 좋은 날이다.
행복하다.
낙가산 보문사에는 대웅전이 없었고 극락보전만 있었다.
얼마전 조계사 템플스테이에서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이 주불이고
극락보전은 아미타불이 주불이라 배웠다.
저 멀리 눈썹바위 밑 마애불상에서 절을 올렸다.
108사찰에서 108배 하기를 목표로 했다.
보문사에서 세번째 108배를 했다.
2022년을 맞이하는 기분이 왜 이렇게 새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