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이재에서 출발하여 2.8킬로를 올라가면 팔공산 정상이다.
평소 배낭무게에 비해 물 2킬로가 늘었는데
가방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
참 매가 하늘을 비행한다.
한번의 날갯짓으로 오랫동안
유유히 상공을 가로지른다.
멋지다.
하늘은 맑은데
하늘아래가 미세먼지로 가득한다.
장수마을이 가까이 보인다.
지리산 종주길이다.
뿌연 안개속에서 고개만 내민다.
팔공산 정상에서는 지리산 종주길 능선을
한눈에 볼수 있다. 큰 매력이다.
19년에 지리산 종주를 했는데
2년간 코로나19로 못했다.
능선길들이 생각난다.
정상은 철탑이 있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박짐을 풀었다.
비비색에 검은 점같은 곤충이 점점 모여들어 새까매진다.
너무 작아서 물지는 않았는데
차가운 겨울 바람에 먼지처럼 작은 곤충이 살고 있다니 신기하다.
산정상의 철탑이 산을 어지럽힌다.
이제 몸이 둔해져서
뛰어 오르기가 너무 힘들다
미세먼지로 인해 노을이 보랏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텐풍을 찍었다.
나는 빼 놓고 찍는단다.
ㅎㅎ 잉걸처럼 보인다.
기운이 빠져서 텐트가 버겁다.
배낭까지 집어 넣어도 비비색이 여유가 있다.
작은 몸이 좋다 . ㅎㅎ
저녁 무렵무터 안개가 몰려와
산 전체가 곰탕국처럼 뿌옇게 보인다.
서구이재에서 출발하여 팔공산 헬기장에서 일몰을 보고
일출은 흐린 날씨라 보질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날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
솔직히 서울에서 팔공산 비박을 다시 내려오지는 않겠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마음도 조금은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