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1로 정상에 올라 코스2로 내려온다.
얼마전 올라갔던 대둔산 생각이 절로난다.
가파르고 가파른 오름길이다.
느리게 걸어가니 힘이 들지는 않았다.
맑았던 날씨가 점점 흐릿해졌다.
일몰도 일출도 보기 힘들다는 예보와 함께
별 볼일 없는 구름낀 밤이 온다니 실망스럽다
산신령이 노하실까?
동글동글 양쪽으로 새겨진 금수산 표지석에 올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구름사이 해가
멋진 빛 내림을 보여준다.
오른쪽에 망덕봉, 미인봉, 학봉, 신선봉, 단백봉 능선이
청풍호가 황금을 품고 있다.
겨울이 되니 침낭도 무거워지고
우모복 바지도 필요하고
매트리스도 두꺼워지고
...
최대한 무게를 줄이다 보니
정상박을 할때는 늘 비비색을 갖고 다니게 된다.
별이 총총한 밤에는 너무 좋은데
오늘처럼 별볼일 없는 밤에는 좀 답답하다.
힘이 장사인 두 동지들이다.
이른 아침 겨울왕국으로 변해버린 숲을 걸었다.
따뜻한 날인데도 1000고지라서 상고대가 생겼다.
패딩에 패딩을 입고
우모바지에 부티까지 신고 잤다.
너무 더워서 잠에서 깨었다.
그런데도 이 피곤함은 왜 일까?
전망이 보이지 않는 곰탕같은 미세먼지가 원인일까?
따스한 겨울날에 피할수 없는 미세먼지의 공격이다.
곧 등산객들이 오기 전에 배낭 정리를 하고 아침을 먹었다.
짐을 싸놓고 하산하기가 아쉽다.
산에 오면 늘 웃음보따리가 따라온다.
꺄르르 꺄르르~~~
재들은 여고생들 처럼
뭐가 그렇게 즐겁냐 하신다.
나 금수
산을 가리고 또 깔깔 웃는다.
하산 할수록 상고대가 점점 가늘어진다.
상고대가 점점 사라지고
다시 가을 숲을 지난다.
산아!
숲아!
나무야!
너와 함께 가는
인생이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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