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인수봉!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에서
고개를 살짝 돌리니 그리운 산이 나타났다.
북한산 둘레길를 코스를 정하지 않고 여러번 친구들과 걸었었는데
이번에는 1코스부터 차례로 걸어보기로 했다.
아직은 아기 토란이다.
토실토실 더 키가 커야 맛있는 토란대가 되겠지.
재성씨를 대장으로
경이를 감탄 대장으로
난 후미 대장으로 북한산 둘레길을 시작한다.
첫 스탬프는 마스크에 찍었다. 꽝.
포토포인트 팻말이 포토포인트 인가?
4.19 기념탑이다.
멀리서 잠시 묵념을 했다.
우와~~~ 소나무 공원이다.
공원전체가 소나무 숲이다.
사람이 죽는다는것은 무엇을 죽는다하며
사람이 산다는것은 무엇을 산다하는가
죽어도 죽지 아니함이있고 살아도 살지아니함이있다.
그릇 살면 죽음만 같지 못하고
잘 죽으면 도리어 영생한다
살고 죽는것이 다 나에게 있나니
모름지기 죽고 삶을 힘써 알지어다. 이준열사의 말씀
50을 넘기지 않는 짦은 생애였지만
그는 죽음을 너머 삶을 알고
삶을 너머 죽음을 알았다.
순례길을 조금 벗어나 안쪽으로 있다보니
발길이 뜸해서 올라가는 길에 이끼가 가득해서 미끄러웠다.
1963년 헤이그에서 유해를 옮겨와 국민장으로수유리에 안장했다.
재단이 높아서 묘소를 이제야 봤다.
순례길에서 만난 분들께 한없는 고마움과 명복을 빌었다.
통일교육원이다.
잘하고 있는가?
건물의 크기만큼 역활을 잘하고 있는가?
이제부터는 산길을 걷는 기분이 날거야!
재성씨 배낭이 너무 무거워서
배낭무게를 줄이느라 11시 경에 빠른 점심을 시작했다.
셋이서 에일맥주 1350cc를 나누는 기분 좋은 반주를 마치고
3시전까지 둘레길 4코스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
세상에 이곳이 여기 있었네!!!
10분전 충분히 알콜과 고기와 과일과 야채로
배를 채웠음에도
이곳을 지나칠수가 없었다.
3년전 재성씨와 함께 왔던곳이다.
맥주맛이 유난히 좋았었다.
3년이 지났는게
수제맥주 종류도 늘었고
고물창고 같았던 까페분위기도 밝아지고 아늑해졌다.
" 언니 난 커피 마실께 맥주는 충분해 "
정태춘의 노래가 들려오는 순간
코로나19 이후로 한번도 대중음식점에 가지않았던
재성씨의 실내 음식점 공포도 사라져 버렸다.
1인당 600cc도 많다하여 샘플러 맥주로 조촐하게 시작했다.
까페 사장님이 미소지으며 깔아주신
시간을 잊은 마을 ....다이브인 유어 메모리
정태춘-최백호-이은미로 이어지는 추억의 음악들은
시간을 잊게도 만들고 멈추게도 했다.
사진을 이렇게 마음가지 찍다니
난 예술가이다. ㅎㅎ
빙그르르
흰구름 구간길 걷다가
뜬구름에 올라가 하늘을 날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사이좋게 6000cc가 넘게 마셨다.
이 가게의 모든 맥주를 다 마시고
홉스플레시, 잰틀맨, 몽크 ,헌치백, 마담, 조커,
다시 도돌이표...
난 도수 높은 잰틀맨이 좋아... 쓴맛은 몽크지...
그래도 프리미엄이지...
술이 술을 먹고
시간이 멈췄다.
12시 전에 들어 왔는데 3시 넘어서야 망각의 늪에서 헤어났다.
참...
느슨한 모습이다.
셋다 비슷한 주량?
음...내가봐서는 재성씨가 젤 약하고
그다음 경이 같은데
담날 컨디션 젤 좋은 사람이 경이였으니
내가 젤 술이 세다고도 볼수 없다.
아무리 둘레길이지만
음주산행은 위험하니
편평한 곳에 돗자리를 피고 누웠다.
서로 의지하는 것인지
서로 진로를 방해하는 것인지
암튼 위태로워서
데크에 앉아서 쉬기로 했다.
귀여운 주정이다.
화계사 입구는 멀리서 바라보기로 했다.
해 저물기전에 4코스까지는 가야 하는데
난감하다.
안전을 위해 30분 휴식을 취했다.
숙취에 고생하는 영혼들이다.
궁의 무수리들이 빨래하러 왔다는 빨래터이다.
개울가를 볼 틈도 없이 지나쳤다.
궁궐문 닫히기전에 들어가야지...
구름전망대는 여전히 올라갈수가 없었다.
북한산둘레길 3코스 흰구름길의 끝이자
4코스 솔샘길 시작 구간이 나왔다.
3코스는 대략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는데
어둡기 전에 가야겠다.
그래도 강북구에서 나눠준 지도에는 스탬프를 꽝 찍었다.
자연속의 인공물
솔샘길은 마을 뒷길이라
내려와도 뒤숭숭하다.
다행이다
어둠이 내리기 바로전에 무사히 내려왔다.
최고의 시원한 맛
멸치국수다.
속이 확 풀린다.
정릉주차장 쪽으로 가야하는데
담날을 기약하며
북한산 보국문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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