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도봉산 포대능선 ~ Y자계곡 ~ 송추폭포

소연(素淵) 2021. 10. 12. 20:31

단풍을 살짝 기대하는 산행이였다.

하지만 산은 아직도 푸르름이 한창이다.

자연의 청소부를 만난듯 해서 

버섯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패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속해서 

힘찬 오르막길이다.

 돌틈 사이로 나무계단을 박아나서 

징검다리 건너듯 골라서 오르다 보면 금방 능선길이다.

살아있는 나무에 버섯이 생기면

기분이 별로다.

그만큼 고목인건가? 아님 생명력이 약해진걸까?

사패산 능선길 직전에 보이는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빨간 단풍나무이다.

재성씨의 귀중한 살이 이번에 조금 더 빠졌다.

살찌우기 가을 대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결국 살찌는 것은 주변인이 될것 같다.

다예와 나   

벌써 바닥은 만추다.

하늘 빛만 보아도 배부르다.

주름바위? 

바위인지 나무인지 모를 모습이다.

나무 화석은 바위인데

바위 화석은 나무인가?

표정이 너무나 심각하다.

Y자 계곡길 시작이다.

둘다 오십견으로 1년 동안 고생하느라 

여긴 엄두를 못내고 우회코스로 돌아갔다.

올라갈때 보다 내려갈때 힘든것 같아

 

장갑을 가져와야 했는데

벌써 손이 시럽다.

참을만 하다.

여길 내려왔다구?

우산이 달랑달랑 거린다.

정신 차리고 잘 와!

꼭 잡고

 

 

 

 

 

 

 

너무 좋다~~~ 좋지?

네가 다니는 설악산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아

꼭 멀리 다닐 필요는 없어

 

물론 여기도 너무 멋져

그렇지만 한순간  머물기 보다는

 석양도 보고 일몰도 보고

여명도 보고 또... 떠오르는 태양도 보고 싶어

그리고 별빛 잔치도 열고 싶고...

 

아찔한 곳이니 

눈을 감은것은 아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했는데

전망이 너무 좋은 곳이라

사람들이 계속 올라와서 감상을 했다.

간단히 커피만 마시고 

아래로 내려왔다.

신선대는 안올라 갈거야

사람들 북적북적

절대 안올라 갈거야...

 

나도 갈마음이 없었는데 먼저 다짐을 한다.

같은 생각이라구요

자운봉을 눈 앞에 두고 점심을 먹는다.

멋진 곳이다.

사방이 다 멋지다.

테트리스 같은 모습이다.

고양이 한마리가 어느새 옆에 나타났다.

너도 먹고 싶어?

족발 냄새를 맡았나?

다  먹고 싸 놓았던 봉지를 꺼내 부스럭 거렸다.

기대에 부푼 고양이 모습을 보니

손이 빨라진다.

매듭이 안풀어져서 결국 부욱 찢어서 

족발 한점을 줬다.

두번째 좀 큰걸 줬더니 

냉큼 물고가서 잘 먹는다.

족발 먹은 후의 텁텁함을 미니 사과로 달랜다.

장군봉과 상장능선

그리고 인수봉과 백운대가 보인다.

송추폭포 쪽으로 하산하던중

만난 노루궁뎅이 버섯이다.

아직 작기도 하지만 녹아 내렸다.

 

 

28주년 결혼기념일 산행이다.

10월9일 산행을 하려 했는데

비소식이  있어서 바위산이라 위험할것 같아서

10월11일에 왔다.

다예 왈  " 엄마 비오면 맛집에 가거나~~~"

 

우린 늘 산에만 다녀서 도시안에서

데이트 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피곤해도 산에 오면 금방 힘이 난다.

참 좋은 날이다.

행복한 하루다.

 

 

 

'다산책방 > 山山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창 우두산(고견사108-1)  (0) 2021.10.26
울산바위 서봉  (0) 2021.10.18
명성산 느치 계곡 산행  (0) 2021.10.05
북한산 둘레길 1~4코스  (0) 2021.09.27
봉정암 계곡산행  (0) 2021.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