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訪訪訪

엄마와 환선굴 구경

소연(素淵) 2014. 9. 26. 18:03

 

 

12년전 가 본 환선굴은

환상의 지하세계 같았다.

고수동굴 같은 아기자기한 석회암 종유석 동굴과는

규모에 큰 차이가 있었다.

마치 원시인이 살고

있는것 같은

어마어마한 동굴

동굴속에 쉼 없이 흐르는 계곡이나

폭포수는 경이로웠다.

 

그 뒤로는 어느나라 동굴을 가도

환선굴처럼

커다란 동굴은 아니야

덜 멋있어

하면서

좀 덜 떨어진 동굴 감상평(비교하는 모자란) 하곤 했었다.

 

엄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이 환선굴이다.

 

 

 

 

매표소에서 환선굴까지의 거리는 1400M정도의 오르막길이다.

예전에 어린 다예를 데리고 가느라

힘들게 올라가던 곳이였다.

 

 

무릎에 인공관절을 하고 계셔서

오래 걷지 못하는 엄마에게 좀 무리일 듯한 일정이였다.

하지만

모노레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환선굴을 오게 되었다.

낙천적 판단 착오로

엄마가 힘들어 하셨다.

 

 

모노레일이 왜 산 중턱에 있는거지?

750m전방에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다는것이다.

이곳 머나먼 삼척까지 왔는데

잠시 멘붕이다.

 

 

열걸음 걷고 한걸음 쉬고

그야말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달팽이 여행이 시작되었다.

 

 

엄마는 항상 커다란 분이셨다.

키도 크시고

힘도 더 세시고

그래서 언제나 엄마한테 기대고 살았다.

 

여든 다섯이 되신 엄마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점점 약해 가시는 모습에

마음은 허둥지둥 해지곤한다.

 

 

 

자연과 꽃

볼거리를 좋아하시는 분인데

젊어서는 큰 오빠 병간호 하시느라

당일치기 외출도 거의 못하셨다.

아이들 커갈때는

함께가는 여행이라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나들이 길이였다.

 

 

아이들도

함께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유로와 졌는데

이제는

엄마가

마음만큼 몸이

따라가 주지 않는다.

 

 

 

환선굴을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만 앞서서

엄마에게 많이 힘들었던 여행이

된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바로앞이 모노레일 승강장 이지만

그 짧은 거리도

엄마에게는 백미터 느낌으로 다가오는것 같다.

 

 

 

엄마를 태운 모노레일이 저만치 가고 있다.

재성씨와 나는

엄마를 태워드리고

절약한 14000원으로 맛있는것 먹자며

빠른 걸음으로 환선굴을 걸어가기로 했다.

 

 

신선교도 건너고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더듬어 단숨에 올라간다.

 

 

여행내내

 헌신껏 동행해주는 모습이

너무 대견한 재성씨

" 고마워요!!!"

 

 

엄마 기다리시겠다.

 

 

동굴입구에 엄마가 앉아 계셨다.

걸어서는 한시간 거리라는 설명에

기다릴 각오를 하셨다며

10분만에 도착한 우리를 보고

놀라신다.

 

 

옆에 서 계시던 분이

셋이 함께 찍어주신다 해서

부탁했는데

사진이 빛이 들어갔다.

카메라를 떨어 뜨린 후

가끔 이렇다.

유일하게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 우와!! 무슨 동굴이 이렇게 크냐

예전 다녀온 동굴은 좁아서

머리 숙이고 다니는데 "

 

" 엄마 추워요, 으실으실 하네요 "

 

 

 

계속 쏟아지는 동굴안 폭포수

 

 

지하 왕국이 있을것 같기도하고

레이더스의 성전이

기다리지는 않을까?

여전히 커다란 동굴이

신비롭다.

 

 

천정에

하트모양의

구멍이 보인다.

 

 

알록달록한 조명

넓은 철재다리는

동굴을

편안하게 구경하게 해준다.

각자 조그만 랜턴을 들고 걸으면

탐사하는 기분도 나겠다.

 

 

오키나와 옥천굴은

관람도중에 앉아서 쉴수 있는

벤치가 있었다.

환선굴은 중간에 쉴수 있는 장소가

전혀 없어서

엄마는

또 힘들어 하신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다행히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서두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 엄마 위에 담처럼 보이는 곳이

만리장성처럼 생겼어요 "

 

 

2시간 동안은 걸어야하는데

엄마는 중간 비상통로를 통해서

쉬기로 하셨다.

 

 

자연을 모방해서

이런 모양의 차판을 만들어 볼까?

멋진 모습이다.

멋진 자사호를 올려놓으면

잘 어울리겠다.

 

 

 

산 봉우리가

늠름해 보인다.

산행을 해도

훌륭할 것 같다.

 

 

모노레일

너 왜 산 중턱에 있는거니?

너만 믿고 왔다가

엄마가 오늘 고생 많이 하셨다.

 

 

 

속초대게찜

엄마가 처음 먹어 보신다고 했다

가끔 TV에서 나오면

맛이 궁금했다고 하신다 ㅎㅎ

 

 

먹기좋게 현란한 솜씨로

게를 발라 준다.

블로그나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면

대게값 5%를 할인해준다는 말에

재성씨가 더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계정이없어서

가족 카카오톡에 올렸다고

깍아달라 말하라고 한다.

직접 말하지 ㅋㅋ

 

 

게장라면과 게장비빔밥

그리고 물회가 함께 나온다.

 

 

"  식당 잘 선택했어! 맛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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