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訪訪訪

태종대 (부산 1박2일)

소연(素淵) 2014. 9. 18. 13:06

 

 

" 엄마!  KTX 한번도 안타봤어,

우리끼리 부산으로 1박 2일 해요 "

 

중2병을 벗어난듯 고 1이 된 다예는 부산 타령이다.

여름 휴가를 부산으로 가자고 했지만

태안으로 정해져서

자꾸 졸라댄다.

 

 

다예와 단둘이 여행은 처음이다.

두근두근 1박2일

 

열차에 올라탄 다예가 쪽지를 내밀었다.

 

" 엄마 이 메모대로 가볼거야

먹고 싶은것도 짱 많아, 다 먹을거야 "

 

느릿 느릿 여행이라

하트 표시한 곳만 가보고

먹는것도 배가 너무 불러 다 가보지는 못했다.

 

 

 

어릴적 역전은 친숙한 곳이였는데

차로 여행을 주로 하는 요즘은

역이 많이 낯설어 졌다.

역전 앞 ㅋㅋ 역전, 역앞...

앞 전자 때문에 이 표현을 쓰고 나서 많이 웃기도 했었다.

 

 

첫 먹거리로 밀면과, 우동, 충무김밥을 택했다.

 

" 엄마 이 우동 진짜 짜, 좀 특이해,

밀면은 냉면도 아니고 내 스타일 아니야,

충무김밥은 서울이 더 맛있는데..

부산분을은 짜고 단것을 좋아하나봐 "

 

우동역시 어릴적 먹었던 맛이라 거의 비슷한데

다예는 일본식 튀김우동에 익숙해서

조금은 어색한가 보다.

 

 

부산이 남쪽 바닷가여서 그런지

나무들이 이끼가 가득하다.

조금은 이국적이다.

 

 

수국이 한창인 태종사 오름길을 걷는데

만난 스님의 여름 승복이 시원스럽다.

 

 

태국 스님 승복이 주홍색이던데

혹시 여름 승복인가?

처음으로 본 승복을 한번 더 보게된다.

 

 

 " 엄마! 정말 저기 갈꺼야?

힘들어, 힘들어 ,,"

 

태종대 입구에

첫 갈림길에서 왼쪽 윗길을 선택했다고

원망하며

엄살이 시작되고 투덜거림도 늘어난다.

 

 

 

 태종사를 지나니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반대로 헉헉 거리고

올라오는 이들을 보며

위안이 되었는지

밝은 표정으로 변했다.

 

 

 

" 우와 다 왔다 "

 

 

" 더워, 더워 더 안가,  못가 "

 

  

" 이제부터 시작이야

더 아래로 내려가야

진짜 태종대가 있는거야

뛰어가고 싶다.

너무 좋아서

ㅎㅎ"

 

 

" 엄마 여긴 제주도 같아

더 멋있는 건가? "

 

 

" 저기 까페 가면 팥빙수 사줄께 "

달래고 달래서

한발자욱 앞으로 나간다.

 

" 엄마 셀카 "

 

 

수학여행에서 다녀간

태종대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기억이 토르소가 되어서인가?

 

 

" 시원해, 아 좋아라 ~~"

청춘은 변덕인가?

카멜레온보다 더 희비가 자주 바뀐다.

 

 

" 엄마, 말썽장이야~~

위험해,,,, 어서 올라와 "

 

 

퇴적암의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고 있다.

 

 

별빛 속에서 주인공

우주소녀가 나타난것 같다.

 

 

한발만 내 딛으면

출렁이는 바라로 떨어질것만 같다.

아찔하고

매혹적인 기암절벽이다.

 

 

 

 

 

 

 

서면에 위치한 호텔에 짐을 풀고

걸어, 걸어 희야네 쭈꾸미 집을 찾았다.

원시라서 지도를 볼수 없던 노안이랑

근시인 다예는 간판을 못찾고 돌아 돌았다.

 

줄을서야 먹을수 있다는 정보에 긴장했는데

다행이 바로 자리를 잡을수 있었다.

 

 

 

무한리필 찐 달걀과 함께

달콤하고 짭짤한 쭈꾸미 맛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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