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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오늘 느낌은?

무화과

by 소연(素淵) 2014. 9. 22.

 

 

 

추석 즈음이면

무화과의 달콤한 맛이 그리워진다.

어릴적에는 집집마다 마당에 한 두그루의 무화가 나무가 있었고

농 익어서 꽃쳐럼 활짝 펴지는

무화과를 나무에서 직접 따 먹었었다.

 

킬로가 아니라 관으로 살 정도로

가격도 저렴하였다.

 

지금은 킬로에 몇만원으로

황제과일이 되가고 있다.

 

출하 시기가 짧고

보관이 어렵고

배송이 조심스러워서

가격이 점점 비싸진다.

 

맛은?

어릴적 달달하고 새콤한 맛이 사라졌다.

배송때문에 익지 않는 과일을 따서일까?

 

혹시나 하고 사먹으면

역시나 실망을 자꾸하게 되는 무화과이다.

점점 맛이 희미해지고

건조해진다.

 

남편이 시댁에 다녀온 후

무화과 한상자를 식탁에 놓는다.

" 아버지가 너 주라고 사오셨다 "

 

이번 추석에 잠깐 무화과 이야기가 나왔는데

" 전 과일중에 무화과를 제일 좋아해요

그런데 자꾸 무화과 살때 맛이 없는 걸 사게 돼서

살때 망설여져요 "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란 옛 말이 딱 들어맞는 일이 많다.

 

신혼때 국을 유달리 잘 먹지 않는 모습을 보신 후

" 아니 당신은 며느리 입맛에 맞는 국 하나도 딱딱 못 끓여? "

아버님의 간큰 역성에

" 아니, 재는 원래 국을 안먹어요 !!"

어머니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차려놓은 밥상위에서도

젓가락이 두번 정도 계속 가는 반찬은

먹기 편하게 슬쩍 앞으로 자리를 옮기시곤 한다.

 

" 문어숙회 좋아해요 "

이 말에 생전 제사에 놓지않는(충청도 산골이라)

문어를 명절때마다

거금을 들여 꼭 사다주신다.

 

그래서

언제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적당 적당

슬쩍 슬쩍

넘어가는 일들이 많아서이다.

 

성격이 치밀하질 못해서 그렇기도 하고

게으름이 지나쳐서

마음먹은대로

행동을 못할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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