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늦잠에 빠져 있는데
눈앞에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다
" 이것 좀 봐
내가 키웠어!!! "
흥분한 재성씨 목소리가 들린다.
잠결 흐릿한 눈에
노란 보라색 화분이 부인다.
" 이쁜 꽃을 언제 샀어?
보라색 화분이야?"
한달전 쯤
콜라비를 사와서
베란다에
검은 봉지에 둔채
잊어 버렸다는 재성씨
이제는 스스로 꽃을 키웠다고 말한다.
"ㅋㅋ 키웠다고?
원예가님 이시네요! "
ㅎㅎ 망각의 늪이 키운 한떨기 꽃이네
지하세계 하데스의 죽음을 피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지상세계로 탈출에 성공했다
음식에서
봄의여신으로 변신한 콜라비
땅에 묻어야 하나?
물에 담궈야 하나?
행복한 고민중이다.
볶음밥에 넣을 양파를 보니
여기도 새생명이 한창 피워나고 있다.
게으른 주부 덕에
새 삶을 얻은
생명들이 점점 늘어 난다
" 엄마 냉장고에서
버섯이 죽어 가고 있어요?"
막내의 한탄도 늘어간다.
모처럼
느긋한 토요일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