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아침 출근길
어디선가
진한 향기가 몰려온다.
매화 향기다.
홍매화 꽃이 다 피어나고 있다.
작은 키를 늘려가며
점프도 해가며
코를 더 가까이 킁킁 거리기도 한다.
손을 높이 올려
꽃 한 송이를 따서
다시 향기를 맡아본다.
" 어서 가야지 "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라일락 꽃들은
작은 꽃망울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고
벚꽃은
하나 둘 셋 출발~~~
소리만 기다리고 있다.
개나리는 겨우내 무자비하게
가지가 잘린채
네모 반듯한 울타리가 되어
슬픈 꽃을 피우고 있다.
어릴적 동네에서 보았던
산 기슭에서 보았던
개나리는
수양버들 가지 처럼
쭉쭉 가지를 뻗어
낭창 낭창 이쁜 꽃들을
매달고 있었다.
잘려진 마디에서
일탈을 꿈꾸는 개나리가 보인다.
이렇게
그냥 순 나오는 데로
나오고 싶겠지?
이미 놓쳐버린
버스를
한참이나 한참이나 기다리는 동안
눈을 돌려 사방을 둘려보니
커다란 낙엽송도, 플라타나스도
그리고 길가의 이 나무도
다들 규격품 처럼
딱딱 잘려나가고 있다.
고양이도
개도
닭도
소도
그리고 인간도
모든 만물이
다들 누군가의 수단이 되기위해
이렇게
사지가 잘려나간다.
" 싫어 !! 싫어 !!"
도리질을 해본다.
매화꽃 향기에
홀려
홀려
지각을 하고 말았다.
오랜만에
홀려본다.
어릴적
무심코 지나쳐
등교길을 돌아서 뛰어가던 것처럼
참 오랜만에
헐레벌떡
사무실에 들어가본다.
" 아~~ 꽃 보다 지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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