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오늘 느낌은?

단풍잎이 수를 놓다(백련산)

소연(素淵) 2013. 11. 8. 16:48

 

" 일찍 출근했으면 산에서 얼굴 보자 "

 

백련산 입구에서 10미터를 걸었는데  세상은 변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처럼

세상은 고운 환상으로 가득하다.

아~~ 행복하여라

 

 

저 멀리 보이는 푸르나의 모습

가을 여자가 성큼 성큼 다가온다.

 

 

출근길에 아파트 보도블럭에 은행잎이 가득이였다.

아름다웠지만 순간 떠오르는 말은

 " 은행잎이 불쌍해 "

도시 아스팔트 위의 낙엽은 쓰레기 처럼 자루에 담아진다.

 어느 구에서는 은행열매가 냄새가 난다고

암 은행나무는 전부 베어버리고 수 은행 나무만 심어놓기도 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인간종을 멸종하기로 우주사제단이 결정한다는 내용인

키아누리리브스 주연의 영화가 떠오른다.

우주사제단이 된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

 

 

 

불광동 쪽 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이다.

모처름 중국발 스모그가 사라진 맑은 날이라

손 내밀면 스칠것 같은 북한산 봉우리다.

 

다세대 연립주택은 그래도 산 곁에서 조금은 수줍게 몸을 낮추는데

교만하게 산안으로 들어오는 저 아파트들

산이 한번 몸에 다닥다닥 붙은 시멘트 덩어리를 떨쳐 내기 위해 기지개를 펼것 같다.

 

낙엽이 되면 뿌리도 감싸주고

봄이 오면 거름도 되어주어

다른 씨앗도 품어주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오늘도 아파트 단지 혹은 아스팔트 길에서, 골목에서

덧없이 쓰레기로 전락하고 마는 낙엽을

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