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 사이에 서서 경계를 이루고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깨끗한 청정계곡을 품고 있어
자연의 숨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산행이 될것이다"
위와 같은 산행공지를 보고 덜컥 따라나선 산행길
코스는 신대계곡-한남대골-덕고산-삼계봉-큰성골-송덕사 로 약 12.5km인 산행길인데
좁아서 버스가 가기 힘든 신대종점에서 부터 시멘트길을 왕복 4km정도 더하면 약 16.5km의 산행길이였다.
어제 횡성날씨가 33도 정도였으니
움직이기만 해도 땀이 주루룩 흐르는 날이였다.
한남대 계곡길은 등산객이 많지 않아 숲이 우거지고 좁은 등산로길은 산죽이 가득하였다.
팔월의 푸르름과 쟁쟁한 여름한낮의 햇살의 만남은 눈부시기만하다.
행여 밟을까 조심스레 돌아가는 아름다운 이끼들
손으로 잠깐 만져보니 융단같이 푹신하고 촘촘하다.
비가 왔거나 비를 만난다면 무척이나 위험해질수 있는 산행 코스였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여러번 계곡 징검다리를 건너서 능선길을 향했다.
모자와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땀이란 사실...
참 지조 있는산?
신대계곡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찌 이리 올라만 가는지,,,
점점 가파른 오르막길에 자주 멈춰서서
에너지 보충을 한다.
이 나무를(상수리나무?) 본 순간
살아있는 나무인가? 문득 이생각이 들었다.
등산로 한가운데 썩은 고목나무를 지나서 통과했는데 좌우를 보니
이 나무에 푸르른 잎들이 달려있었다.
양쪽으로 전부 새로운 삶을 사는 듯
온 몸통인 나무는 점점 길이 되어 흙으로 변하고 있는데...
식물이 갖고 있는 생명의 신비가 느껴진다.
사진 가운데 길은 나무의 갈라진 부분이다.
양옆의 나무줄기는 한몸에서 시작되었다.
한참의 오르막길을 지나서 우측으로 능선길을 오르락 하다보니
드디어 덕고산 정상표지가 보인다.
덕고산 정상표지판은 목걸이 형식이여서 목에 걸어보기 하는분들이 계시다.
움직이는 표지판?
옷에 흘러내린 땀방울이
무늬가 되었다.
정상에서 도시락을 먹고
다시 산행길에 접어들었다.
계곡이 나오기까지의 길은 험난함 자체였다
삼계봉쪽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살아있는 나무의 일부가 또한
썩어있어 많은 곤충들의집이 되어있었다.
"악악~~~ 악악"
능선길에 계속되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미끌어진건가?
낭떠러지?
서둘러 소리원인을 찾아보니
앞서간 일행분 몇분이 말벌에 쏘이셨다.
많이 쏘이신 분은
머리를 비롯 온몸을 다 쏘이셔서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계셨고
또 다른 분은 목뒤 부분을 집중적으로 쏘이셔서 몹시 두려워 하셨다.
벌집이 있는 고목나무 부분을 지나다가
집중공격을 받은것 같았다.
8년전 나역시 북한산 우이암 비등산로를 내려오다가
바위밑의 말법집을 건드렸는지
우우... 달겨드는 벌떼에 13방이나 물리고
응급실에 간적이 있었다.
경험자로써 두려워하는 그분들에게
목소리가 변화가 없으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에어파스로 진통을 줄여주고 다른분이 건네주는 진통제를 드시게했다.
경험상 말벌을 처음쏘일때의 알러지 반응은 좀 늦게나타나고
물론 벌에 쏘인사람이 벌독 알러지가 있으신분은 정말 위독하게 된다.
서둘러 하산만이 최선이라고 말씀드리고 하산을 재촉했다.
자연의 숨결이 말벌의 숨결로 돌아와서 정말 두려웠다.
난 말벌에 쏘여서 알러지가 형성되어 있어 2차로 쏘이면 많이 위험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앟아
산죽의우거짐도 현란하고
내릭막길의 경사도는 적어도 70도 이상은 되보인다.
스틱을 의지하기도 하고
미리 걸어놓은 밧줄도 타고 내려왔더니
반장갑을 끼고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가 잠깐 손가락을 스쳤는데
물집이 잡혀서 아직까지 줄어들지 않는다.
난 중간정도에 하산을 했는데
후미에서 하산하신분들 중 2분이 또 말벌에 쏘여서
몹시 심한상태라 119 구조대에 연락을 하였고
119구조대원이 운반용 들것을 들고 산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내리막길이 몹시 가파른데 걱정이 앞선다.
총 4분이 말벌에 쏘이셔서
119구조대 도움으로 홍성병원에서 수액과 주사를 맞았다.
홍성병원에 들려서 많이 회복된 2분은 서울로 같이 올라오고
다른 두분은 나머지 일행과 같이 예후를 더 관찰한 후 귀경하기로 하였다.
한여름의 뜨거운 여름 산행이였다.
계곡합수점 조금 앞부분에서
간단하게 세수와 머리를 감았다.
땀으로 범벅이였던 몸이 조금은 개운해진다.
조그만 돌맹이를 들어보면
가재가 쏜살같이 큰 바위 밑으로 들어간다.
큰성골을 지나
송덕사 가는길은
푸르름 천국이다.
나무계단을 걷다가 발견한 두꺼비
사실 난 개구리는 많이 봤어도
산행길에 이렇게 큰 두꺼비는 처음 본다.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데
꿈쩍도 안하고 굳어있다.
톡톡 나무바닥을 건드리니 자극을 받아 옆으로 슬쩍 몸을 틀어 보인다.
속도가 무척이 느린 두꺼비이다.
호... 마지막으로 뒷모습을 보여준다.
콩쥐를 도와준 두꺼비의 후손인가?
산 초입에 언제나 흐드러지게 칙넝쿨이 얽혀있는데
칙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꽃의 색감과 모양이
란꽃 못지 않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