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삶의 자유

소연(素淵) 2012. 9. 3. 10:54

 

 

 

 

 

물봉선과 참나물꽃 사이에 살포시 앉아있는 긴다리 거미(통거미또는 장님거미)

가을꽃은 참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아침  7:30분 경에 산에 도착하여 자리를 펴니

무릉도원에 온 느낌이다.

앞으로 남을 산에서의 시간에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골뱅이 무침과 주먹밥

주먹밥 속의 불고기가 정말 맛있다.

 

 

이른 아침의 독서 삼매경이다.

제레미 러프킨의 "앤트로피"

앤트로피는 읽을때 마다 경종을 울린다.

 

 

 

부시버디 불피우기가 처음에는 어려웠다.

부채바람의 덕분으로 겨우 불피우는데 성공하고 브이를 그린다.

 

 

일단 불피우기에 성공하니

저절로 불꽃이 잘 살아간다.

몸 주위를 쉼없이 맴돌던 모기들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기 걱정없는 쾌적한 한 낮이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죽어있는 잣나무의 가지들이 햇볕을 받아서 말랐을 즈음에

나무 꺽기를 시작하여 쌓아두니 마음이 풍요롭다.

잔가지 이지만 손 힘이 부족해서 발까지 동원하여 부러뜨린다.

푸르나가 나보다 세배는 더 잘 부러뜨리다.

 

 

 

어둠이 서서히 다가온다.

일찍 저녁을 먹고

작은 불노리에 열중이다.

이제는 자유자재로 불을 피운다.

" 불을 다루는자 세상을 지배한다 "

오늘 이 밤을 다루는 사람이 되었다.

 

 

하염없이 바라보아도

바라보아도 황홀한 빛이다.

가끔 매운 연기맛을 보여주어

눈물이 글썽이지만 이또한 며칠전 고생하던 안구건조증을 치유해주는듯 하다.

산에 오기전 초기감기에 목에 작열감이 심했는데

약을 안먹어도 다 나았다.

 

콧바람에 시원스러움이 절로 묻어난다.

 

 

온 산에 어둠이 내렸다.

 

 

말없이 앉아있어도

 마음은 천리를 가고

우주의 별빛을 찾아간다.

 

 

한 가위전 보름달이라 유난히 크고 밝다.

달 그림자가 벌써 주변에 가득하다.

산에서 보는 달 그림자는

조용하게 다가온다.

 

 

긴 밤을 보이차와 불꽃으로 지새운다.

시간의 흐름도 없어지고

평안한 마음이 흐를뿐이다.

 

 

 

90년대 공희발재를 우리고 있다.

진하게 우리면 진한맛으로

여리게 우리면 여린맛으로

주변을 적시고 있다.

 

 

산중에서 마시는 차는 자유로움이 더하다.

어디든 차판이 될수 있고

어디든 퇴수기가 될수 있다.

한석봉 어미처럼 랜턴 없이도 차를 우리고 따른다.

 

 

 

 

푸르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 스틱을 가져와 큰 벌레 좀 쫓아줘"

텐트 후라이 처마 밑에 벌레 두마리가 앉아있다.

졸린 눈을 뜨고서

툭하고 텐트를 쳐보니

두마리다 죽은 듯 아래로 톡 떨어진다.

자세히 보니 매미다.

조심스럽게 코펠사이로 떨어진 매미를 집어올려  잣잎에 올려놓았다.

우화한지 얼마 되지 않는 듯

매미는 꼼짝을 않는다. 아직 날개도 말리지 못하고

경망스런 나때문에 떨어지고 말았다.

혹시 밟을까

나무가지로 표시를 해두었다.

잠시 지난 후 다시보니 어느새 매미는 날아가고 굼벵이 껍질만 남았다.

여름내 아파트단지에서 파도치듯 우려대던 찌르르 매미와 다르게

산에서 본 매미는 울음소리 조차도 맴 맴~~~ 진짜 맴 맴 하면서 저음으로 운다.

커다른 외래 종 매미의 날카로운 울음소리에

정겨운 우리 매미의 맴 맴 소리를 잊고 있었다.

 

 

 

아쉬운 새벽잠을 더 자려고

텐트에 드러누우니

벌써 태양이 올라오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

바베큐 삼겹살 김밥이다.

크기도 큼지막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재료가 몇 개인지 빨리 셀수가 없다.

 

 

 

볼라벤과 덴빈이 지나간 후라

계곡물이 엄청나다.

소리가 폭포소리이다.

 

늦은 오후 네시까지

차와 커피, 김밥을 먹으며 보냈다.

 

한 동안 도시에 가서도

버틸 힘을 얻고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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