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절령 능선에서 시작해서 백운산,두위봉,질운산의 어깨를 짚고 새비재를 넘어가는 길인데
운탄고도란 석탄을 운반하던 높은 길이란 뜻이다.
운탄고도길은 해발 1200m에서 800m높이에서 25킬로미터의 임도길를 걸어간다.
코스는 하이원리조트-마운틴탑-화절령-새비재-타임캡슐공원-함백역으로 7시간이 넘는다.
곤돌라를 타기위해 하이원리조트에 도착...
작은 언덕이 온통 하얀 꽃밭이다.
멀리 강원랜드 건물이 보인다.
곤돌라는 20여분 타는데 눈아래 펼쳐지는 푸르름 구경도 즐거움이다.
1인 12000원인데 단체는 할인이 가능하다.
마운틴 탑이다.
상쾌한 바람이 좋다.
마운틴 탑 정상에는 연인들을 위한 대형 하트가 붉게 타오르고 있다.
사진을 찍자고 열심히 부르는 옆지기를 보면서 ^^*
산행로가 보이질 않아서
하이원에 근무하는 직원분에게 열심히 물어보고 하이원 등산로 입구로 내려선다.
등산로에서 급경사를 따라서 화절령으로 내려간다.
아침에 비가 내려서 경사길이 미끄럽다.
나무와 밧줄을 의지해서 내려가다 보니 부들부들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이런길은 하루종일 걸을수 있다며 호기롭게 내려간다.
약 800m길을 내려오니 갈림길 안내판이다.
이곳에서 30m아래에 도롱이 연못이 있다한다.
어느쪽으로 가야할까? 운탄고도란 명확한 안내표지가 없어서 순간 당황한다.
화절령길 시작에 진달래꽃 시비가 있다.
한해 한해 살면서 말없이 고이보내드리오는 그 심정의 절절함이 이해되는데
아직까지 의문은
김소월의 나이에 어떻게 그런 진리를 깨달을수 있느냐 하는것?
깨달음은 세월이 아니라
살아온 날들의 경험이 아닐까?
김소월의 힘들었던 젊은 시절이 생각난다.
아는것이 힘...
이 작은 원두막이 이정표이다.
계속 전진..
원두막을 지나서 직진으로 계속 걷다보면
사거리가 나온다.
이정표 없는 사거리는 혼란을 가져온다.
도시에서 삶은 표지판의 연속이니
그냥 땡그라한 사거리는 공포다.
한차례의 혼란을 수습하고 직진이다.
두위봉길로 접어들면 된다.
드디어 차마고도 임도길에 들어섰다.
산의 어깨길이라 시야가 확 트인다.
푸른 산 파도가 넘실댄다.
마음껏 산 파도에 몸을 실어본다.
밝은 웃음이 산행길에 계속 이어질것 같았는데...
25킬로가 넘는 평평한 산행길은 발목에 무리를 가져온다.
보통 등산은 오르막 내리막길을 가다보니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을만큼 다리운동이 되는데
평평한 길이다 보니 다리가 계속 속도를 내게 되어 나중에는 무리가 오는듯 하다.
낙엽송이 늘어선 길에는
진한 피토치드향이 난다.
아~~ 나무향이 좋다.
멀리서 보면 고목의 겉 껍질 같은 느낌이 나고
만지면 금방 한겹한겹 떨어질것 같고
검정물이 손에 들것 같은데
막상 만저보면 딱딱하고 단단하다.
불에 올려놓으면 활활타지 않을까?
엄지손가락 굵기의 새끼뱀이 임도길 한가운데 있다가 화들짝 놀란다.
아직은 인적이 드문곳이라
날쌘 도마뱀도 보고 팔짝 뛰어가는 개구리도 본다.
돌담에서 스르르 나오다 얼른 들어가는 꼬마뱀을 발견하고는
한참을 지나가서 점심을 먹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은
거리에 대한 느낌이 없어서 다만 시간으로 걸어온 거리와
걸어갈 거리를 생각할 뿐이다.
산행길에 종종 만나는 산딸기는 큰 기쁨이다.
손가락을 찔려가며 입으로 옮긴다.
산 뽕나무의 오디도 입을 새까맣게 물들이면서
단맛에 기운이 난다.
두릅도 많다.사람들의 손을 피해서 이제는 울창한 나무잎을 뽐낸다.
아마 서울 근교 임도의 두릅나무 였다면 앙상했을텐데...
이곳의 두릅은
균형잡힌 한그루 아름다운 나무다.
몇번의 임도 통제선을 넘어서
마을에 도착했다.
새비재의 고갯마루...
멀리 수확직전의 보리밭이 보이고
어린 옥수수들이 10센티 키로 자라고 있다.
납작하게 고랭지 배추들도 보인다.
밀을 수확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밀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돌돌 말아버린다.
이건 모지? 설명을 들어보니 이곳 밀은 사료용 밀이라서 알갱이를 분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밀을 만져보니 밀알이 잘 맺혀있지 않고
그냥 비어있다고 한다.
바로옆 새 개간지는 제초제를 뿌려서
식물들이 누렇게 사그러지고 있었다.
여기에도 토실토실 산딸기가 영글어 있었는데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제초제 곁의 딸기는 먹을수 없단다.
농사짓는다는게 이런 맹독성 오염과 관계 있는 모습을 직접보니
더 이상 농사일은 낭만이 아니고 슬픈 현실이 된다.
전지현 소나무를 만나러 가기전
두메부추란 식물이 바람속에서 너울되고 있다.
밤중에는 조명도 빛나는듯 하니
연일들에게는 멋진 추억도 될듯하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사랑을 약속하는 타임캡슐을 묻어둔 소나무가 있다.
동그랗게 만들어진 타입갭슐에는 열쇠구멍이 있다.
관광객들이 시간제로 묻어두는 타조알 타입캡슐이 있단다.
평범한 소나무가 스타덤에 올랐다.
이 소나무는 보호 받으며 살텐데
더 오래 장수할수 있을까?
주변에 친구 소나무가 없어서 외로울것 같다.
박제가 되어버린 소나무....
소나무가 너무 외로워 보인다.
아이고~~~
힘들어 힘들어
나두 나두 발바닥두 아프고
난 발에 감각이 없어?
배낭 들어줄까? 헉! (이건 수많은 산행중 처음 들어본말)
아니야 ~~ 들다 힘들텐데....
작은 마을이라 버스가 들어올수도 없었고
그냥 함백역까지 딱딱한 시멘트길, 아스팔트길을 걸어야했다.
화절령에서 유순히 계속 느릿느릿 걸어내려올 뿐인데
온 몸이 뻣뻣해지는것은 무슨 조화일까?
운탄고도길 트레킹 보다
새비재 마을을 벗어나는게 더 힘들었다.
언덕마다 개간을 해서 구비구비길을 만들어서 돌고돌고 돌아간다.
마을에서만 거의 5킬로 이상을 걸어야 하니 정말 마지막에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