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오늘 느낌은?

카네이션과 편지

소연(素淵) 2012. 5. 10. 14:19

 

 

아~~~ 이쁘다

 

식탁위에 카네이션 화분이 놓여있다.

누굴까?

큰 아이 일까? 작은아이 일까?

애 아빠랑 둘이서

이구동성으로 ...

작은 아이 일꺼야!

흐뭇한 마음으로 카네이션을 바라보았다.

 

 

에구

그런데 카네이션이 윗부분 빼놓구는

다 시들었는데...

아이라고 이런걸 팔았나?

" 이거 아이한테 알려줘야 하나?"

" 그럼 실망할텐데... 그냥 이쁘다고 해주자!"

" 언젠가는 물건 고르는 안목도 생기겠지... 스스로 ㅎㅎ"

 

 

5월 8일 아침에 일어나니

달력만한 편지가 거실에 놓여있다.

 

감사의 편지라기 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다짐을 적어놓은 모습이

아이에 계획표를 받아 놓은 듯 하다.

 

 

 

" 항상 내가 짜증부려서 정말 미안해 나도내가 이럴려고 그런게 아닌데

내가 중2병에 걸렸나봐~~~

엄마 아빠가 나 되게 좋아하는 것도 알고 나쁜길로 샐까봐

걱정하고 있는거 아는데 나 건전하게 놀아~ 걱정안해도 돼 "

 

 

아이들이 기념일에 보내준 편지를 읽어보면

이제 세상에 둘도 없는 효녀들이 탄생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적 생각을 떠 올려보지만

부모님께 편지를 썼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편지쓰기를 참 잘한다.

 

마냥

단순하고

둔감하고

정열적이고

대담하기만 하던

둘째 아이도

조금씩

자라나는 것 같다.

 

법적으로 어린이라고 어린이날 선물을 요구하던 아이에게

엄마보다 키도 더 큰애가 무슨 어린이라며

...

글이라도 한줄 써줄걸...

 

꼭 무슨 날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대화보다

편지를 나누는게

정겨울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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