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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茶茶茶

장군차를 마시며

by 소연(素淵) 2011. 4. 3.

둘째  딸아이의 학원 수학선생님이 봉하마을 다녀 오신 후 선물로 보내주신 장군차...

차를 열어보니 은박지 포장옆에 곱게 둔 노란 집게...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집게가 노란색인것은 우연일까?

오랜만에 차를 품해본다.

향긋한 차향이 올라온다.

검은 빛을 띤 싱싱한 차잎이 먹음직 스럽다.

한잎 한잎 찻잎을 따서 정성을 다한 제다의 흔적이 느껴진다.

한동안 집에서 차를 자주 마시지 못했다.

산을 자주 찾을 때는 차와 멀어진다. 물론 사무실에서는 쭉 차를 마셔왔지만

혼자 집에서 차시간을 가질때의 기분은 또 다르다.

무릎 연골수술을 하신 엄마가 집에 오신 뒤로 주말은 계속 집에 있으려니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여

자연히 차에 손이간다.

차를 마시면 몸은 방안에 있지만 마음은 저 넓은 산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 잔을 바라 보니 얼마전 세상을 떠나신 꾸벅이 강대찬님 생각이 난다.

그 분과 차를 같이 할때는 내 마음이 겸허해지고 맑아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신분이 아닐까?

이 잔속에 그분의 삶의 일부분도 녹아있지 않을까?

장군차를 한번 세차한 후 개완에서 우려본다.

이 개완역시 강대찬님 사무실에 갔다가 반해서 구한 장작가마 개완이다. 중국산 개완보다 손에 잡히는 맛이 일품이다.

 

제작년 2008년 장군차를 수확하여 차를 제단해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

작년 여름 전에 연지에서

 

 

김해 장군차 밭...

여름이 다 오고 있어 찻잎은 세어지고

차밭의 모기는 무서운 적이 되어 나를 공격하곤 했었다.

그분이 살아계시면

난 지금처럼 그분에 대한 애절한 마음의 살아 있을까?

아~~~ 떠난뒤의 애가

한부분 한부분 그분에 연결된 모든것이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부드러운 차가 입안을 맴돈다.

예전 차맛어때 회원 중에서도 황차 제다에 열심인 분들이 계셨는데...

부드러운 황차 맛에 단 맛이 뒤를 따라와 감긴다.

차를 마시는 방법 설명에는 삼포까지 우려 마시라 했는데

다섯포 이상 우려 마셔도 떫은 맛보다는 단맛이 먼저 와서 편안함을 준다.

맑은맛이다.

 

갑자기 동방미인이 생각나서 차를 타서 마시는데...

장군차의 맑은 맛에는 미치질 못한다.

 

장군차의 가격은 40G에 삼만원이니

대만차, 중국차 보다는 차 가격인 비싼 편이다.

차엽이 큰 편이라 녹차보다는 발효차를 만드는 것이 더 맛을 낸다는데...

보이차나 녹차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깊은 맛이 좀 부족하게 느껴진다.

 

황차의 부드러운 맛은 약발효 홍차의 맛이 강하다.

황차의 발효도나 제다방법등을 더욱 다양하게 실험하여

해마다 나아가는 차가 되길 ...

 

손님이 와서 오랜동안 차를 개완에 우려놓은채

한참 후에나 차를 우렸는데도

여전히 단맛이 돌고 맑은 맛에 기분이 좋아진다.

 

"내 마음속 대통령

책을 꺼내든다."

다시금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오랜만에 집에 온 오빠와의 대화가 개운치 않다.

현실속에서 영리해져야한단다.

내가 하는 생각은 꿈속이나 상상가능한... 현실과 거리가 먼 매혹적 환상이란다.

 

아니다... 알면서 포기해야 한다고 진실을???

천만에...우리는 점점 깨어나고 있다.

이 물결은 어떤 물결보다 강렬한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이 모아져 거대한  힘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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