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집을 나서니
눈앞에 은빛 달덩이가 하늘속에 꼬옥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무라카미하루키의 3류소설 1Q84를 읽은 뒤로 달을 바라보면 마음이 새롭답니다.
직장 뒤 작은산... 봉산에 올랐답니다. 봉산, 덕산,,,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지요
생태보전을 위해 산길 곳곳마다 목재계단이 놓여있지만...
계단보다는 그 옆 작은 오솔길을 오르는 사람이 더 많은 이유는?
딱딱 떨어지는 보폭 보다는 부드럽게 유들유들 이어지는 흙길이 더 정겹기 때문이겠지요?
올 여름의 태풍 곤파스의 흔적은
서울 근교의 산을 가보면 곳곳에 아픈 상처로 남아있답니다.
땅속세계에 있어야할 뿌리들이 지상에서 햇살을 받아야 하는 고통...
보기에도 안쓰럽기만 합니다.
역시나 목재계단 옆의 산길..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윤이 납니다.
내려갈때 산을 가는 기분이 난답니다.
봉산 주능선길에는 작은 정자들이 몇개 있답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면 넓은 평상에 두팔벌려 누워보고 싶네요.
미쳐 스러지지 못한 빨간 단풍이 초겨울을 맞이 하고 있네요
지금 우리에게 전력이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떠했을까요?... (???)
산 허리마다 대형전선탑이 박혀있네요
오늘의 반환점인 봉산 팥배나무 숲입니다.
물론 지금 이 사진속의 나무는소나무 이겠지요? 리기다 소나무 아닐까요?
이주변에 마가목, 귀한 야광나무도 있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팥배나무숲을 보호하기 위해 이 숲을 지나기 위해서는
또 나무 계단을 지나야 합니다.
헛둘... 헛둘...
쭉쭉 뻗어나온 가느다란 팥배나무 몸매에
움쭉 주눅이 들고 맙니다.
제가 바오밥 나무처럼 생겨서 그렇지요
푸른 하늘과 쑤욱 올라온 팥배나무의 날씬한 모습이
정말 아름답네요... 눈 앞에 펼쳐진 모습에 잠시동안 심호흡을 고릅니다.
팥배나무를 두팔로 잡으며
원숭이처럼 네발로 펄쩍 거리는
가파른 산행을 상상만 해보면 계단을 얌전하게 걸어갑니다.
1시간 조금 넘은 봉산과의 데이트가 끝나는 길입니다.
벌써 햇살이 눈을 부시게 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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