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한숨돌리는 맑은 날이라 모두들 야외로 여름 나들이를 나섰는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유명계곡에 도착하기까지는 서울강서 오전 8시 출발에 오후 1시20분경 도착이 우리나라 남단 끝이나 북단 끝에 도착하고도 남는 시간이 걸렸다.
원래 계획은 유명산과 마주하고 있는 어비산을 산행기점으로 어비계곡과 유명계곡을 두루 거닐고자 했는데
뜻밖에 교통란에 점심을 먹고 산행을 시작하려니 왕복 2시간의 시간만 주어졌다.
다가올 초복을 대비하여 튼실한 토종닭에 엄나무 푹 고운 보양식을 먹고서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산행보다는 가까운 계곡에 발이나 담궜으면 하는 마음뿐이였다.
하지만 야영지를 지나 푸르름 가득한 울창한 숲에 들어가니...온통 가득찬 초록물결에 환희가 넘친다.
한걸음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계곡물 소리와 맑은 물이 시원스럽기만하다.
" 다예야 우리 조금만 가서 계곡 물놀이 하자"
" 무슨 말씀... 난 정상에 갈거야, 얼른와~~~요"
" 누나 같이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두번씩 미끌어 넘어지기도 했건만 동현과 다예는 은근한 경쟁심으로 어른들의 제치고 계속 앞장을 선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시간 가까이 지나가고 벌써 아이들도 한참을 안보인다.
" 그래, 오늘은 한번 계곡에서 명상 좀 하자"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근채 5분을 넘기니 견딜만 하고 물 안마에 즐겁기만하다.
옆에 있던 20대 젊은 청년은 나를 보고 어떻에 그 차가운걸 견디냐고 몇번을 묻는다.
ㅋㅋ 아줌마는 강하다우
눈을 감고 물소리에 푹 빠져보니 몸이 저절로 기우뚱, 물속으로 푹 들어갈것 같아 화들짝 눈을 뜨고 하늘을 보니 싱그런 나뭇잎 사이라 하늘이 보인다.
한참을 황홀경에 빠져 계곡을 홀로 음미한다.
매번 정신없이 정상을 향하고 산 등선을 넘어가서 고작 10분이상 맘 놓고 계곡에 앉아본적이 없다.
학창시절 정릉 청수장계곡에 혼자 놀라갔다고 푸른 바위에 누워 푹 자던 시절이 떠오르니 마음이 평화롭다.
나뭇잎은 청푸름으로 수십가지 색을 만들어 내고 물은 물대로 깊고 얕음으로 역시나 수십가지 색을 자아낸다
이들을 뒤따라가면 새로운 신세계가 펼쳐질듯 보이는데 사람이 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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