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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각성하는 시민의 힘

노사모 서울경기 번개 후기

by 소연(素淵) 2009. 6. 26.

"  어디가? "

" 응 시청쪽에서  약속이 있어서 "

상대방이 놀라서 나를 바라봅니다.

 

마치 우범지역에 들어가려는 철모르는 소녀를 바라보듯이...

노란셔츠을 입고 시청으로 가는

 그 평범한 일이 너무나 비범(?)해 보이는  느낌이 들만큼

세상은 변해버린걸까요?

 

8번출구가 약속장소였지만 시간도 넉넉하여

대한문 앞으로 한 걸음 걸었습니다.

 

손수만들어온 노란 풍선을 들고 몇분이 앉아있는 대한문 앞,

분향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더군요.

덕수궁 돌담길을 빙둘러 종대로 서있는 전경들의  모습에

시청앞을 간다는 말에 놀라던 동료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신호등을 건너 촉촉한 푸르른 잔디가 깔린 시민광장에 앉아봅니다.

여느때처럼 시원한 물분수가 들썩들썩거립니다.

 

신영복 교수의 나무야 나무야을 꺼내들고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을 떨고 있다"

라는 부분을 다시한번 읽어봅니다.

 

오늘은 공짜로 시민광장 잔디에 앉아있네요!

 

고개를 들어 대한문쪽을 바라보니 불과 10분사이로

전경들이 겹겹이 둘러쳐진 모습만 보입니다.

 

변경된 약속장소를 찾아가니 선달님을 비롯 수랑골님 등 다섯분을 만났습니다.

 

매직과 이름표를 수랑골님이 세심하게 준비해 오셨는데

 이른시간에 모임에 나간 제가 첫 참석하는 모임에서 이름표작성, 회비각출까지 하게되었답니다.

 

이름표 작성하는 중 알앤오즈님 닉을 듣다가

"??? 네 아래무어라구요? " 라고 되묻는

신참내기에 운영진님들이 놀라시지는 않았는지요?

 

멀리 안성에서 오신 보리싹님께 정말 뵙게되서 반가왔고

이른 헤어짐이 서운했노라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총 26분이 참석하셨고 느티나무의 사랑님, no break님, 알앤오즈님 

글로만 뵙던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였고

 다음까페 노사모를 위해 고분군투하시는 것에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를 포함 오프모임에 처음 참석하시는 여성분들...12분이 오셨으니

 이젠 혹 홍일점 걱정일랑 우주로 날려버려도 될것 같습니다.

혼자만 웅웅거렸던 그 마음들, 여기 모임에 참석하니

조금은 후련해지고 맑아지는것 같습니다.

 

논의 되었던 내용들은  운영진 님들이 자세히 정리 보고해 주실것 같아서

저는 참석하였던 중 느꼈던 제 마음만을 두서없이 적어보려 합니다.

 

모임에 앉은 자리가 남녀구분이 남북처럼 확 갈라져 있어서

 전 제 주변분들로 부터 먼저 시작할께요.

 

앞서 말한 보리싹님, 행여 콩국수 국물도 못드시고 갈까봐 무지 노심초사했는데, 

 안성에는 차 놓치지시 않고 잘 가셨는지요?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수맘님은 정말 시원한 목청으로

 시원한 발언을 해주셨는데 아직까지 마음속으로 박수를 차고 있답니다.

선달님이 8가지 깃발시안을 보여주시고 마음에 드는 곳에 표시를 하라 했는데

 제가 맨처음 하게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곳에 조그만 동그라미를 치는걸 보고

ㅋㅋ 웃으시던  바로옆자리 아름다운 구 님 ...

정말 반성합니다.  초등때 투표때 써보던 바를정자...

 ㅡ 이걸 몰라서리,

조용한 수선화같던 석수님...

아시죠? 조용히 강한차를 떠올리게 하고,

 온라인 글에서 신선한 댓글로 마음을 풀어주시는

샤로니님 만나뵈서 반가왔구요,

20대 초반의 훌륭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던

 바로앞의 희망새잎과 박혜영님 알고보니 30줄이라 너무 완벽동안에 놀랐습니다.

 

학생이라 소개받아서 당연 어린나이라 선입견바라봤던

 알렉스님도 알고보니 만만치 않는 나이더군요,

 우리 다시 되돌려진 10년의 세월을 찾아오기 위해서라도

 마음도 몸도 10년씩 젊어져야 할것 같습니다.

 

 조용조용 생각을 차분히 들려주시는 소소함님

 닉 만큼 포근한 분이십니다. 

테티베어님 만나서 반가왔습니다.

가장 늦게 참석하신 느린곰님, 늦게 오실려고 닉을 지으신것은 아니시죠?

1시간 넘게 어렵게 찾아오셨고 그래서 마감자리라 따뜻한 국물한그릇도 못드셨는데

회비만 받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 존경합니다.

 

저를 보더라도 10대, 20대,30대, 그리고 40대를 살아오면서

 점점 두꺼워져가는 심장의 벽을 느끼고 애써 외면하려는 것들에 대해

여전히 푸르름을 간직하고 계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고맙다는 말 자주하고 있는데

그건 지금 이 기간에  조중동 덫에 걸리지 않고 진실을 마음으로 찾는 분들

 생각보다 주변에 너무 적더군요,

 솔직히 동료에게, 친구에게, 느껴보지 못했던 후련함,

그냥 서로를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뻥 뚤린듯한 느낌 정말 좋았습니다.

 

노짱님이 한알의 씨앗을 심어주셨고

 또 거름도 되어주셨습니다.

 

어릴때 부터 받아왔던 교육,

나서지말아라,

중간에 가라, 등등 소극적, 소심함 등등 키워온 것들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5월의 애통함이

 나를, 우리를, 세계를, 우주를 더불어 살아갈수 있는

 지혜로운 자로 변화시킬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