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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冊冊冊

엄마를 부탁해

by 소연(素淵) 2009. 3. 3.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2008.11/창비

 

소설속의 박소녀처럼 우리 엄마도 30년대에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6.25전쟁을 겪고 다섯 남매를 두셨다.

그시대의 어머니들이 모두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오셨다.

 

이문열의 선택에서 처럼 오직 자식의 영광을 위하여 열렬하게 세상을 희생하며 사셨던 엄마들...

 

지금도 고개를 돌려 사방을 바라보면 70대, 80대의 그런 분들로 세상의 한부분은 이루어져있다.

 

언제나 자식들과 남편을 위하여 강하게 아픔을 뒤로 하고 튼튼히 기둥이 되어주실것만 같은 박소녀 어머니는 어느날 남편의 생일상을 받기위해 남편과 상경한다.

언제나 역앞으로 마중나오는 자식들이 그날은 모두 선약이 있었고, 아버지는 스스로 둘째 아들의 집을 찾아갈수 있다며 ...

 

늘 아내보다 몇걸음 앞서서 뒤쳐지는 아내를 재촉하는 그 아버지의 일상은 그날 멈춰버린다.

평소처럼 몇걸음 앞서고 지하철에 올라섰을 뿐이고, 차가 출발하고 뒤를 돌아보았을때 엄마는 사라지고 만것이다.

 

조금씩 기억력이 희미해지고 곧잘 방문앞을 나서서 갈길을 잃어버리고 막막하게 서있기 시작한 엄마,

자식들은 엄마의 심한 두통과 가끔씩 보이는 모습에 당황을 하나 괜찮다는 엄마의 말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는 않았다.

 

처음 글을 읽을때는 큰딸을 너라는 표현으로 누군가 부르면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쓰여있고 큰아들은 그, 남편은 당신이라는 시선으로 쓰여있었는데... 처음에는 화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글을 읽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까지 나의 마음도 복잡하고 죄스럽고, 당황스러운 기분이였다.

 

나역시나 그들 남매처럼 엄마을 잊고, 잃어버리고 살때가 점점 많아진다는것을 깨달았다.

너무나 당연한듯 받아들이는 엄마의 희생,,,

 

 

하지만 그런 엄마밑에서 자란 나에게는 그런 모습이 희미하다.

우리아이들의 시선이 갑자기 느껴진다.

 

엄마를 부탁해...

엄마는 자식키우기 임무를 완수하고 세상을 떠나지만 남겨진 네 남매의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전히 실종으로 마음을 애태울.... 그여지를 남겨놓는 작가의 고문에 마음이 따갑다.

 

그래도 박소녀...

엄마이기전, 아내이기전, 그녀에게 "그사람" 이라는 삶의 여백이 있어서

고단한 삶속에서 그녀가 한숨 돌릴 틈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엄마~~~ 엄마~~~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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