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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茶茶茶

일편홍... 세대를 뛰어 넘는 맛의 세계

by 소연(素淵) 2008. 6. 15.

 

 세상의 어느 초록이 이보다 아름다울수 있을까요?

차나무 세그루를 거실에서 키웁니다.

세 그루 정도면 차를 한번은 덖을수 있을것 같아서요.

 

 

 짙은 녹색에서 부터 갓 태어난 연두빛 새싹들이

하루밤 사이에 수우욱 자랐습니다.

 

 

"일편홍" 이란 애칭은 빠알간 글씨로 써진 "다"자 때문이라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듣기에 좋은 어감인것 같아요.

가끔 컴퓨터 마우스이름을 부를때

미국인들은 무슨생각을 할까 궁금한적이 있어요,

 한국말로는 쥐란 말과 같은데... 그냥 쥐.. 쥐 .. 그러면 조금 섬짓해도

마우스 하면 그냥 마우스 이니까요...

ㅋㅋ 외래어가 좋은 점도 있어요

 

 

오늘 이정도의 양을 가지고 시음할 생각이에요.

 밤시간이라 양을 조금해야 잠을 잘 잘것 같아서요.

습이 지나간 흔적과  사이사이 보이는 금빛 차엽이 먹음직 스러워 보이네요.

 

 

 

 

주우걸의 자사호입니다.

몇번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윤이나는게 사랑스럽습니다.

얇은 자사호에 뜨거운 물을 부우면 후끈한 열기가

손잡이에 직접 올라와서 조심해야 합니다.

 

 

 세차를 두번했습니다.

약한 습도 먹었다고 하고... 해서요   빠른 두번으로... 마무리 하니

정말 아름다운 감빛이 나는듯 합니다.

자사호에도 한입, 우리 개구리에게도 한입 부어줍니다.

 

 

2탕은 연하게 우려선지, 첫탕에 비해 맛이 약해보이지만

여전히 쌉쌀한 맛이 일품입니다.

찻잔속 그림의 모습이 무릉도원일까요?

 

 

 

 3탕... 제 입맛에는 달콤한 맛이 쌉쌀한 맛을 제치고 선두로 느껴집니다.

재미로 시작하는 아이의 품평이였지만

표현이 썩 맞는것 같아서 급히 노트에 날림글로 적기 시작했어요.

 

 

 

탕을 마신 아이의 말인 즉 쓴맛이 강하다 합니다.

많이 먹어본 전문가 처럼  쩝쩝 소리를 내면서 나름 맛을 분석해 줍니다.

 한잔을 더 마시고는

 " 매운맛을 먹었을때 맵지만 또 먹고 싶은 것 처럼 이 차도 쓴맛이지만 더 마시고 싶답니다." 

 아마 이게 시원한 고미이겠지요!

4탕을 마시더니  맛이 괜찮다, 달다, 처음부터 달착지근하고 쓴맛은 조금 느껴진다

 " 어린이가 마시기에 좋은것 같다, 시원한 느낌이다..."

 

 

 

5탕을 마신 아이가 아까보다 더 달다고 계속 마십니다. 

밤이지만 날이 더워서 덥다고 하면서도 차를 달라고 하네요,

6탕을 마시면서 ...

  하는 말이 엄마 이것 솔직히 5번맛고 똑같아 ...

자꾸 같은 차를 주면서 맛을 말하라 한다고 투정입니다.

 

역시나 제가 마셔보니 그 맛이 진짜 똑같고 차맛이 맛깔스럽습니다.

차를 잘 마시는 아이가 기특해서

내가 집에 있는차 너한테 물려주마 했더니 옆에서

책읽던 큰 아이가 자기는 집을 물려달랍니다.

 

에구 내가 교육을 잘못시킨건지 어찌 그런 황당한 생각을 할까요.

 그래서 제가 집팔아 차사서 차로 물려준다고 말했답니다.....

 

다먹고 빈 찻잔을 보여주네요...

 

음...갑자기 젊을 적 소주잔을 비우면 뒤집어 흔들던 옛날 생각이 나네요 ㅠ.ㅠ;;

 

 

 7탕과 8탕의 탕색입니다. 여전히 매혹적인 탕색이죠?

7탕과 8탕을 마시는 아이의 평은 많이 안우려 졌다느니,

쓴맛이 거의 없고 달기만 하다더니... 약간은 떫은 느낌도 조금 난다고 합니다.

8탕을 마시더니 좀 색다르게 타 줄수 없느냐...

계속 같은 맛으로 타주니 재미가 없다고 투정을 시작하는군요. 

 일정한 맛을 내는 제 노력을 잘 몰라주는 군요

 

요약해보면 "  신기한 차이다 , 별다른 맛이 없이 쓴맛 단맛 떫은맛 으로

계속 맛이 있게 느껴지니 신기하다" 고 연신 말하네요.

그러면서"  미치겠다 , 다 똑같다, 좀 다르게 타달라... 날 시험하느냐" 고

 

 

 

3탕부터 10탕을 같이 마신 아이의 차에 대한 말입니다.

 

차를 마시면 처음에는 그냥 기분 맛이 있고 계속 마시면

 (배와 가슴을 만지면서) 여기가 따뜻해서 좋다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표현하길

 

"  사우나 하고 꼭 냉면 먹는것보다

삼계탕이 육계장 먹고 국물맛이 끝내준다,

시원하다고 하는 어른들 처럼

 자기도 더운데 차 마시는데 또 시원한 기분이 자꾸 든다고 합니다."

 

일편홍과 딸아이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을 정리해봅니다.

차를 좋아하게 되면서 가족과 차마시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화나누는 시간도 늘어나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