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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茶茶茶

맑은차 다회 참석 후기

by 소연(素淵) 2008. 7. 9.
 

내가 아는 파생이란 단어는 근원적인 것이 아닌 그것으로부터 비롯되어진 어떤 것들을 지칭하는  그냥 두루뭉실한 생각이였어요.

보이차 이야기가 아닌 왠 파생이냐구요?

그건 결국 보이차로 인해서 파생된 어떤 생각이였거든요.


작년부터 참석하고픈 목동 화목다회날, 차 마시기전 회사사무실에서 배불리 간식을 먹어두었는데  약속시간보다 미리 도착한 맑은차 목동점에는 맑은차 지킴이, 맑은차 지기 두분이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바로 옆 식당에서요, 전 배고프지 않는데도 식당분위기로 인해 알밥을 먹었답니다.


오늘 다회 참여자 한분이 식당으로 오셨는데 그분이 파생상품...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래도 귀동냥으로 들어본 파생금융상품... 단어이해력 50% 이하였답니다.


그때까지 저한테 파생이란 단어는 철학적인 or 파생적인 그런 의미였거든요.


지금부터 제 간단 아이큐 테스트 시작입니다.

참석자 닉네임 기억하기입니다.


현시대에 파생이란 단어에 금융이 붙어있는게 엄청 자연스럽다는 걸 알려주신 김선우님, 옆자리에 앉았던 pica383님, 닉네임 없으신 목사님 부부, 홍원님 부녀, 몽상가님, 아다마스님, 무우수님, 무량광님, 송우님 과 목동지킴이 석과불식님, 목동점장님인 라파엘로님이 참석하셨답니다. 그리고 산사랑인 저랍니다.


역시 보이차는 좋은차인가 봅니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잠들었는데 기억력이 총총한걸 보니..


다회에서 처음으로 맛본차는 02년 홍태양이였구요, 두 번째는 차기가 강한 두기 06년 노반장+포량산 차였답니다. 02년 홍태양은 설명이 필요없는 깔끔하고 정갈한 숙차였구요, 06 두기 노반장은 강한 고미 강한 단맛과 향이 아주 좋았답니다. 흔히들 미래를 기대할만한 기대주라고 말할 수 있는 차였답니다.


오늘 다회의 포인트는 팽주의 설명없이 다시 말하면 선입견 없이 차를 마시고 느끼고 나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학창시절에도 바라보기 싫었던 하얀 종이에 시험지처럼 보이는 A4용지를 들고 차를 마셨답니다.

전 평소에는 특별히 차가 고의적으로, 속칭 작업차 종류가 아니면 다 나름대로 좋은차라 생각하고 맛있게 마신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차 채점표를 들고 차를 마시기 시작하니 평소에 좋아하던 고미도 감점요인처럼 느껴지고, 차기가 강해도 약해도 다 비평하고 싶은거 있죠. 덕분에 차맛은 못 느끼고 열심히 차에 단점을 찾았답니다.

이상하죠?  차의 장점을 찾아도 되는데 전 자꾸 단점을 찾게 되더라구요. 물건을 사기전 흠을 잡아서 가격 단가를 낮추려는 상인처럼요.

맑은차 목동점에서 준비한 네가지 차중 2가지는 채점표를 들고 마셨고 99년 7532는 그냥 마셨답니다.

정말 차는 맛과 마음이 맞아야 제맛을 내더라구요, 99년 7532도 도끼눈을 뜨고 마시려니 왜 이렇게 고미가 강한거야!, 혀에 자극이 오는 것 같아!, 음...떫은 맛이 아직도 강하군...이렇게 마시니 제가 평소마시던 99년도 차에 비해 너무 맛없게 느껴지는거 알았답니다.


그래도 “더 깊은 세계를 알려면 배워야하느니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셨지요


사실 오늘 이 다회에 제가 세가지 차를 가져갔답니다.

그중 한가지는 떨리는 손으로 5g을 가져간 70년 초 수남인 이였구요, 또 다른 하나는 꼭 짝퉁일 것 같은 01년 이창호였고, 다른 하나는 이름이 자칭 70년대 금첨이였어요.


그런데 원래 비장의 무기는 라스트 찬스라고 처음엔 짝퉁부터 선보였답니다.


헉...

그런데 그 파생..... 김선우님이 150g에 40만원 하는 동방미인을 가져오셨고, 또 2kg에 1000만원 하는 40년 된 대전차 샘플을 턱 하니 내놓으시더라구요.

덕분에 향도 맛도 참 기가막히게 좋은 동방미인 처음으로 맛보게 되었구요,

의심반, 기대반 도끼입을 하고 대전차도 맛보았답니다. 눈에 보이는 백상의 흔적도 있었지만 첫잔부터 제 입에는 달고 맛있게 술술 넘어가더라구요, 제가 팽주 옆에서 항상 제 잔을 먼저 채우는 트릭을 써가며 40년된 노차 ... 욕심을 부려가며 마셨답니다.


특별히 중국에 계신 대장정님이 권해주신 두기 경매산 차 정말 향과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어요. 제가 작년에는 돈이 많았는데 살만한 차가 없더니 올해는 돈은 없는데 왜 이리 좋은 5년 이상 된 차가 많은지요, 아아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가 저한테 느껴집니다.


숫자에 약한 액수에 약한 저는 그만 대전차의 1000만원에 눌려 수남인 내 놓을 기회를 놓쳐버렸지요, 그래서 나중에 먹어보라고 수남인을 석과불식님에게 드릴려고 했는데 남아 있던 분들의 불꽃같은 성화로 그 자리에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자리에서 홍원님, 김선우님, 무우수님, 무량광님, 송우님이 먼저 일어나시고...(제가 수남인을 내 놓지 않는 이유는 순수한 의도였답니다.)난 후에 먹어서 죄송합니다.


다회에서 만난 분들 모두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다음번 다회가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