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茶茶茶

70년대 수남인 한잔~~~

소연(素淵) 2008. 6. 1. 00:50

2년전에 50g 사둔 70년대 수남인입니다. 이 차를 구입할때만 해도 오래된 숙차맛과 노차맛의 깊은 차이도 몰랐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차중에 가장 오래된 차이고 아끼고 아껴서 15g 정도만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이차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이제 곧 마시게될 차엽모습입니다.

 

제가 가진 차호중 가장 적은 60cc이하인 저조청 방고호입니다.  주로 노차나 아주 늦은밤 차를 조금만 마시고 싶을때 이용하는 자사호입니다.

 

효방요 찻잔과 비교해봅니다. 정말 자그마한 자사호네요

 

세차를 하고 처음으로 우린 찻물입니다. 숙우에 따르지 않고 직접 찻잔에 따랐는데 겨우 찻잔의 3/1정도의 양이군요. 한입에 꿀꺽입니다.

 

두번째 우린 찻물입니다. 걸음망 없이 차를 직접 찻잔에 따랐더니 ...

이런 쌉싸라한 맛을 무어라 표현할까 고민입니다.  제가 처음 수남인을 마실때의 느낌은 고미가 많다는것입니다. 쓴맛이라 단정지을수 없는 정말 달콤한 쓴맛... 이차를 마신뒤로 전 보이차 맛중에 처음으로 고미를 챙긴답니다. 뒤이어 오는 단맛을 향해 입속에 침들이 솟아오르는 느낌입니다.

 

순진한 두꺼비와 자사호의 입맞춤이 역시나 달콤해보입니다.

 정말 작지요. 아직은 약간 뜨거운 자사호를 손바닥에 올려놓습니다. 가끔 이런 작은 자사호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이 차를 마시는 호입니다.

 세번째 우리는 정말 진한 맛이 우러납니다. 아직도 침샘을 자극하는 기분입니다.,

 

 네번째 우리고 나서도 역시 탕색이 아름답고 진합니다. 오늘은 맘잡고 시음기를 써볼려고 몇탕인지

세워볼려고 이쑤시게를 부러뜨러 읽고 있던 책위에 우릴때마다 올려놓습니다.

큰딸 덕분에 다시 읽어보는 연어, 또 새로운 기분입니다. 은빛연어, 눈맑은연어의 이야기가 새롭습니다.

 다섯번 우린 찻물입니다. 여전히 달콤쌉사래한 맛... 향은 무향이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처음엔 보이차가 오래될수록 맛이 있다. 좋은차이다. 그런 말을 들을때는 글쎄 정말 그럴까 최소 10년 지나면 다 최고 맛있을텐데 .... 자꾸 오래된 차를  환상적인 표현으로 훌륭하다고 할때는 거부감을 느낄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차가 오래될수록 그 깊이가 더욱 깊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차기를 강한걸로 따지면 10년정도의 차가 몸에 열기를 더 가져올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30년 이상된 오래된 순한차를 마실때 몸 깊숙히 퍼져나가는 열감이 훨씬 강합니다. 이런게 회운? 또는 기의 운기라고 하는걸까요?

전혀 위를 자극하지 않고 온몸에 퍼지는 아주 좋은 기운들을 줄수 있는 차는 지금 마시는 차 처럼 오래된 차인것 같아요, 그래서 20년 이상된 차는 아끼고 아주 조금씩 마십니다. 나중에 더 오랜세월후에 한번 비교하면 마셔볼려구 아껴둡니다.

 여섯번째 우리고 있습니다.

한손으로는 자사호를 한손으로는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열정입니다.

 일곱번째..

 여덟번째.... 아홉번... 열번..... 계속 우려도 맛있는 꿀물처럼 느껴집니다.

 

 

 마지막 13번째 우린 찻물입니다. 이상하게 더 진해진것 같지요?  그건 제가 두시간이나 찻물을 부어둬서 그렇답니다. 12번째 차를 우리다가 집앞에 있는 둘둘치킨으로 생맥주 한잔하러 갔다왔습니다.

둘째애가 치킨을 너무 좋아하해서 겸사겸사 다녀와서 차를 부었더니 왠 진국?

기분좋게 마셨습니다.

오늘은 토요일밤이라 참 좋습니다. 내일이 또 있으니 든든합니다.

자꾸 휴일만 좋아라 하는 내 모습에 반성도 해보지만 갈수록 쉬는날이 더 그립습니다.

인간은 왜 ...............

더 말하면 투정인것 같아서 그만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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