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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茶茶茶

처음 만난 노반장차

by 소연(素淵) 2008. 5. 27.


두기의 특제극품 노반장차입니다.

찻잎이 딱 마음에 듭니다.

마른향을 들여 마시니 향긋하고 구수합니다.



 

1. 제주 삼다수에 상신교 다관을 데운 다음 정성들여 세차를 하고 처음 우린 차맛을 봅니다.

 고미가 깊고 단맛이 벌써 느껴집니다. 생각보다는 떫은 맛이 적은듯합니다.

 



 

2. 처음 우린 차와 두번째 우린 차 의 탕색입니다. 거의 똑같은 탕색입니다.

   갓 나온 햇차이면서도 쓰고도 달고도 떫기도 하면서도 부드러워 마시기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조심해야할 순간이란 깨달음이 확 느껴집니다.

이틀전 목동총판에서 밤 10시 넘은 늦은 시각에 03년 이창호 소병을 진하게 우려 먹은후

집에와서 속쓰림에 끙끙대며 잠못이룬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래서 한잔은 음미하고 한잔은 탕색 비교용으로 보이잔에 남겨두고

나머진 이창호 방품 사방청옥호에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런 양호용 청자접시를 보신적 있으십니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가 만든 작품이랍니다.

직장에서 연수과정에 도자기 만들기 체험시간이 있어서

차엽 모아서 버리는 접시를 하나 만들려고 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고민하다가

 차를 우릴때 사진처럼 자사호 밑에 세안용 해면스폰지를 깔고서 사용하니

차 우리는 시간에 양호 붓으로 넘쳐진 물을 재활용 하고 있습니다.



 

3. 3번째 우린 탕색을 차례로 비교해 봅니다.

탕색이 조금은 비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차 맛은 고미가 엷어지고 대신 단맛이 혀끝을 감싸고 돕니다.

상신교는 처음에 귀엽게 솟아오르는 독특한 출수 모습과

마치 문지르면 소원을 들어줄듯 한 알라딘 램프같은 옆모습에 반해 구입했습니다.

매력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9살된 딸에게 숙우에 붓는 모습을 연출시키니

어린손에 무거운 자사호가 고행인 듯 손이 떨리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혹시라도 뜨거워서 놓치거나 다치면 큰일이지요

언젠가 허국위의 철구호 두껑을 놓쳐서

청화백자숙우에 떨어뜨린 안타까운 순간이 있었는데

다행히 철구호 두껑이 청화백자 숙우를 이겨서 위기탈출을 한적이 있답니다.

나름 아끼던 청화백자 숙우를 깨뜨리고도

한참 기쁨의 웃음을 터뜨리니 그때 함께 있던 딸애가

그릇을  깨고 그리 좋아한다고 미심쩍은 눈초리로 나를 흘기더군요.

제 계산속을 어린꼬마가 따라잡지는 못했으니 당연하지요.



 

4. 4번째 우린 차맛은 달달하고 향긋하고

적당히 혀끝을 눌러주는 듯 쌉쌀한 맛이 

차 마시는 속도를 점점 빠르게 합니다.

처음에 속 쓰림을 걱정해서

커다란 사방청옥호에 붓기로 한 나머지 차들도

나도 모르게 다 마시고 맙니다.

 


5. 우리는 시간을 점차적으로 길게 해야 하는데 

 자꾸만 마시고 싶어서...

질 좋은 찻잎으로 만든차를 사두어서 나중에 어떤 맛을 낼까를 알아야 하는데

지금 다 먹어버릴 것 만 같습니다.

5, 6, 7번째 우릴수록 단맛이 강해지고 싱긋한 향과 함께 행복감을 줍니다.

위에 보이차배에 6번 우린차들의 탕색이 재미있습니다.

 6번 우리고서야 비로서 탕색이 옅어짐이 보입니다.

단맛과 함께 입안에서 돌고 도는 이 향과 맛을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운 여름 한낮에 방안에 앉아 100도로 물을 끓여가며

이열 치열하는걸 보면 차맛이 훌륭한 것은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오른쪽 숙우는 일곱째 우린 찻물이고 왼편 작은 숙우에

찻물은 사방청옥호에 모아둔 1,2,3번째 합한 찻물입니다.




 

6. 7번째를 차를 우린 후 엽저를 관찰합니다.

핀셋으로 조심스레 엽저를 골라봅니다.

엽저가 부드럽고 참 곱습니다.

잎맥이 뚜렷하고 톱날같이 보이는 입 가장자리가 튼실하고 신선해 보이며

 오동통 하면서도 탄력있음이 느껴집니다.

갓나온 생차를 조목조목 관찰해 가며 음미하면서 먹어보긴 처음입니다.

물론 차마신후 후기를 적어본것도 처음이지요.


 



 

7. 일곱째 잔까지 다 마시고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는데...

탕색을 비교하느라 곱게 모아둔 여섯잔이 아직 남아 있네요.

이미 식어버린 여섯잔을 연속해서 마시면서 마지막 정리를 합니다.

 

1) 첫잔 - 쓴맛, 떫은맛이 강하여 목넘김속에 느껴지는 탄닌의 존재가 느껴집니다.

2) 둘째잔 - 쓰고, 달고 떫은 맛이 첫잔과 비슷합니다.

3) 셋째잔 - 쓴맛, 단맛 떫은 맛이 공존하면서 부드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4) 넷째잔 - 단맛이 선두로 나서도 쓴맛이 시원하게 보필하고 떫은맛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5) 다섯째잔 - 달고 쓰고 맛있고 향이 은은합니다.

6) 여섯째잔 - 달고 답니다. 지나가는 딸애에게 남은 잔을 줬더니

그만 원샷으로 시원하게 다 마신후  달기는 단데 쓴맛도 있다고 평을 해줍니다.

7) 사방청옥호에 넣어둔 1+2+3잔이 딱 보이배에 한잔입니다.

우린차를 자사호에 잠깐 넣어두었는데 맛이 한결 부드러워 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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