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지리산 바래봉

소연(素淵) 2025. 2. 4. 15:49

2월 1일 이른 아침에 집에서 나와 남원을 왔을때 주변은 눈 한톨 없는 건조한 겨울 풍경이였다.
인월에 들어서니 먼곳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용산주차장에서 출발하니 바래봉 들머리까지도 꽤 시간이 걸렸다.

임도길 따라서 부드러운 오르막길을 걸었다.
한 여름이면 지루했을 풍경이 하얀 세상이 되어 아름다웠다.

조금씩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걸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정겨웠다.

물의 신비? 눈의 신비?
어떤 곳에서도 눈이 내리면 둥글둥글 포근해진다.
갑자기 시인이 된다.
눈...ㅎㅎ
 
눈이 내리면
함박눈이 내리면
날카로운 칼도
모난 바위도
길쭉한 나무가지도
다 둥글둥글
둥근 모습으로 변신을 한다.
마음에도 
지치고 불안한 마음에도
함박눈이 내려
동글동글 
편안한 맘이 되게 되소서

나무는 추울까?
추워서 숲은 피톤치드가 더 가득해졌을까?

바래봉 삼거리이다.

스키고글이 필요하다.
눈발이 날려 눈을 강타한다.

100대 명산 바래봉 인증을 했다.
바래봉 삼거리부터 
거센 눈바람이 불어와 온몸을 꽁꽁 얼렸다.

바래봉에서 바라볼 천왕봉을 기대 했는데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래도 하얀 눈이 있어서 즐겁다.

바래봉 삼거리 부터는 풍경이 달라졌다.
아름다움에 추위도 잊어버렸다.
좀 더 깊은곳으로 들어갔다.

눈이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곳이다.

 

전나무일까?
나무가 쉘터처럼 포근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피토치드 가득한 숲속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하산을 했다.

바래봉 삼거리 샘물은 자연이 주는 은총이다.
추운 날에도 물이 주저 없이 흘러 내린다.

바래봉
겨울 바래봉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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