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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山山山

소백산 상고대(국망봉, 비로봉)

by 소연(素淵) 2023. 1. 10.

초암 탐방 지원센터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초암사-> 봉두암, 낙동강 발원지 -> 돼지 바위 -> 국망봉 삼거리-> 국망봉 ->비로봉 ->달밭골로 하산을 했다.

싸래기 눈이 날리는 따스한 날이다.

죽계계곡을 따라 오르는 아름다운 길이지만 

오늘은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따라 걷는다.

따스한 날인데도 조금씩 날리는 눈과 땀으로 손가락이 시럽다.

봉황 중의 봉이 날아가는 모습이라 해서 봉바위로 불린다.

이곳에서 계곡 물을 식수로 가져갈려고 했으나 꽁꽁 물이 얼어서 망치로도 깨지질 않는다.

어릴적 고드름 먹던 추억이 있어서 근처 바위에 열린 고드름을 땄다.

고드름을 녹여서 가져 갈까 했는데 영하의 기온이라 배낭 옆에 끼워가도 녹지 않아서 운반이 쉬웠다.

웃는 행복한 돼지 바위다.

어떤 장갑을 껴도 손이 시럽다.

극한 온도에도 낄수있는 써멀장갑으로 바꿨지만 손가락은 얼어붙는다.

능선에 올라오니 상고대가 활짝 피웠다.

아름다운 모습에 손가락 시린것도 잊어 버렸다.

지나가던 등산객이 왜 고드름을 가져 가냐고 묻는다!

" 마실려구요"

국망봉에 오르자 어찌나 바람이 거세지는지 바라클라바를 썼다.

눈꽃은 나뭇가지에도,

바위에도

시들어 넘어진 풀잎에도 피워난다.

이 소백산에서 여고 동창생을 만날줄이야~~~

아! 그러나 서로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도 일어샘, 한문샘, 수학샘들 이름을 서로 불러가면 동창임을 확인했다.

반갑다! 친구야!

고드름을 가지고 밥을하고, 국을 끓이고, 커피를 마셔도 고드름이 남는다.

역시 겨울한 고드름이 최고다.

산우들의 텐풍이 아름답다.

저녁 7시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정 12시가 조금 넘어서 잠에서 깨었다.

보름달이 환하게 밝아서 랜턴을 켜지 않아도 주변이 훤히 보인다.

배낭 무게를 줄이느라 비비색을 가져왔다.

날씨는 생각보다 따스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서 얼굴을 빼꼼히 내 놓고 

소백산 하늘속의 별빛을 한참을 보았다.

환한 보름달 빛에 기죽지 않고 화성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오리온 별도 반짝반짝인다. 그의 어깨도 황금빛으로 빛난다.

오전 6시 10분전에 부시시 일어나서 잠자리를 정리했다.

비비색이라 차가운 눈 밭에 서서 침낭을 개고, 잠자리를 정리하니 발이 시럽다.

비비색이 얼어서 비닐 봉지에 넣어서 패킹을 했다.

차가운 눈밭에서 배낭을 정리하고 나니

쉘터 안에 들어와도 발가락이 꽁꽁 얼어서 발이 시렵다.

울양말을 두개나 신었는데도 ...

여명이 붉게 붉게 번지고 있다.

일출시간은 7시 40분 경이다.

일출을 기다리며 달큰한 커피를 마셨다.

해는 나올듯 나올듯 애간장을 태우면 보이질 않는다.

아!!!

천상의 아름다움이

지상에서 보인다.

자연이 그린 이 아름다운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영원하라, 이 순간이여

찬란한 아름다움이여, 영원하라

드디어 빼꼼히 해가 솟는다.

2023년 달력이 맨 앞장 1월의 화보다.

꼴깍, 꼴깍

침을 삼키게 하는 아름다움이다.

일출을 보다 뒤 돌아보니 달빛이 아직도 청청하다.

떠오르는 태양에

핑크빛으로 물든 상고대와

창백한 달빛이 합창을 하는듯 하다.

소백산의 경쾌한 아침소리가 울린다.

산 그리메로 부족한지, 운해까지 나타나며 겨울 소백의 아름다움을 빛낸다.

비로봉을 가기 위해 다시 국망봉으로 내려왔다.

혹시나 하고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을 눌렀더니 백두대간 인증구간이라 뜬다.

야호~~~ 신난다, 인증을 위해 두건을 벗었다.

상큼한 상고대가 들뜨게 한다.

멀리 비로봉이 보인다.

비로봉의 세찬 바람이 기대된다.

이게 현실이냐고!!!

아!!! 너무나 곱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빛이 난다.

눈이 쌓여서 계단이 계단 다움을 잃어 버리고

미끈한 눈길이 되었다.

영차 영차

소백산의 국망봉 비로봉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너무다 좋다.

거친 비로봉 바람에 한칸을 내려왔더니 또 다른 따스한 세상이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을 했다. 겨울 세찬 바람에도 정상석에 줄이 길다.

줄서기가 힘들어 정상석 반대편에서 찍었다.

인증을 승인받았다 

 

비로봉을 내려서 초암사로 가는 길은 갑자기 눈이 다 녹았을 만큼 포근하다.

 

달밭골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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