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운탄고도 함백산 민둥산

소연(素淵) 2022. 2. 15. 18:10

따수운 겨울날 바람도 불지 않아 평온한 밤을 보내고

일출을 보러 운탄고도를 걸었다.

우연히 흑백으로 찍혔는데

분위기가 있다.

함백산 옆에서 해가 솟아난다.

양지쪽은 벌써 눈이 녹았다.

볏짚처럼 보이는 길옆 언덕에 누워 

고흐의 낮잠을 연출했다.

일출을 보고 하산 준비를 했다.

비비색은 설치도 빠르고 해체도 빠르다.

만항재에서 함백산에 올랐다.

여기서 부터 오르면 3km를 걷는다.

눈이 쌓인 내리막길은 

스르륵 스르륵 서서 썰매 타듯이 걸었다.

함백산 기원단이다.

낮은곳에 있어서 조금 의아해 했는데

함백산 가파른 깔딱길을 오를때 이해를 했다.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온다면

1km를 걸어서 함백산 정상에 오른다.

1000고지 산을 눈 깜짝할새에 오를수 있다.

 

봄 날씨다.

가파른 길을 걸으니 땀이 난다.

헉....단순히 1000고지가 아니라 1500고지였다.

100대 명산에 첫 인증을 했다.

인증을 안하면서 간 100대 명산을 잠시 세어 보니

이미 80곳 이상은 여러번 갔던 곳이다.

그래도 인증을 시작하니 재미가 있다.

멀리 보이는 고원의 트랙이 국가대표 훈련원이라 한다.

고원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높은 곳에 훈련을 한다고 한다.

따뜻한 날이 계속 되어 미세먼지가 있는지

시야가 흐릿하다.

함백산을 등반하고

민둥산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었다.

화목 난로가 설치된 쉘터의 안락함을 포기 못하고

운탄고도에서 하룻밤을 더 자기로 결정을 했다.

민둥산의 전망이 아쉬웠다.

 

해발고도 800m에 자리잡은 발구덕 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민둥산을 가장 빠르게 오를수 있지만

억새철에 이렇게 올라가면 절경을 볼수가 없어서 아쉽다.

눈 앞에 정상이 보이듯 하지만 

민둥산도 정상을 눈앞에 두고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철 지난 억새 사이에 나목이 아름답다.

2번째 100대+ 명산 인증을 했다.

골반교정기 모양의 바위다.

풍화작용으로 이런 모양으로 바뀐걸까?

정상에 비슷한 모양이 많았다.

박배낭을 지고 왔다면

여기서 잘수가 있었는데 

참 아쉽다.

멋진 전망이다.

데크가 사방에 있다.

 

일몰을 기다리기는 너무 시간이 걸린다.

넉넉하게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돌리네(doline) 지형이 보였다.

돌리네란 석회암이 빗물에 서서히 녹아내리면서

접시처럼 오목하게 팬 지형이다.

호기심에 내려가본다.

멀리서 볼때는 빙 둘러 특이한 모습으로 보인 둘레가

돗자리를 깔아서 그렇게 보였다.

깊이를 알수 없는 작은 연못은 꽁꽁 얼어 있었다.

누군가 낚시를 한걸까?

군데군데 인위적은 얼음 구멍이 보인다.

따뜻한 날씨에  얼음이 깨질수도 있어서 조심조심 걸었다.

화암약수터 가는 능선길을 걸어도 좋을것 같았다.

민둥산 정상을 포기하고

하룻밤 더 자게된 운탄고도에도 밤새 서리가 내렸다.

푸마 침낭이 부피가 커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안됀다.

빵빵한 침낭과 날진병, 그리고 몇개의 핫팩으로

뜨거운 밤을 보냈다.

바람만 더 불었어도 상고대를 봤을텐데

편안한 잠을 잔 대신에 상고대가 없었다.

새벽 4시 30분에 잠깐 일어났다가 운탄고도를 걷다가

혜선사가 근처에 있어서 108배를 할려고 2km걸었다.

절에 도착하니 절이 아닌듯 하다.

인적도 없지만 불상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이른 아침 산책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