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덕적도

소연(素淵) 2021. 5. 31. 16:20

절벽 끝에 서니 다리가 부들 부들

상체가 앞으로 기울고

오금도 굽혀있다.

평생 30살 마음나이 대로 살 줄 알았는데

어느덧 60살도 넘어가는 마음나이가 되었다.

 

 

 

절벽 위에서 인생 샷을 찍으라는 말에 유혹이 있었지만

바위를 꼭 껴안고 돌아가야하는 길이다.

아래를 보니 아찔하다

둔한 트레킹화, 힘없는 오른팔

무엇보다 마음이 가질 않아서 포기했다.

잘했군 잘했어 ~~~

뻣뻣한 몸에 마음은 굳지 않아서 다행이다.

 

 

 

 

 

가까이 굴업도가 보인다.

가보고 싶은 곳이다.

작년 대이작도 비박을 하고 섬 비박에 마음이 간다

섬이 많은 나라에 살아서 행복하다.

바갓수로봉 전망이 참 좋다.

 

 

 

 

 

 

팔이 다시 올라가서 너무 좋다.

만세~~~

 

농어를 낚은 분을 만났다.

아가미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운 나쁜 농어의 명복을 빌게 된다.

 

구비구비 임도길도 좋았다

보라색  이고들빼기가 길가에 가득이다.

찔레꽃대 잘라 먹어보니 찔레꽃향과 단맛이 입안 가득히 퍼진다.

이고들빼기 한 잎 먹어보니

쓴맛이 온 한 동안 가시지 않는다.

 

 

모래위에 연 분홍으로 핀 나팔꽃

이름은 나팔꽃이 아니라는데

생김새는 나팔꽃이다.

이른 아침 그림자 놀이다.

그림자가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바다야 바다야~~~

지금 날 열면 뭐가 보일까?

해변이 보일까?

온통 그것이 보일까?

 

 

 

 

 

서포리 해변의 밤은 또 아름답다.

 

 

 

 

 

 

 

 

포말 위를 앉았다 날았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쉼없이 따라오는 갈매기들을 바라보니

작은 한숨이 한순간 나온다.

새우깡을 잘 받아 먹는 갈매기

번번히 놓치는 갈매기

따라오다 지쳐서 쳐지는 갈매기

수많은 갈매기 중에

배무늬가 얼룩인 갈매기를 발겼했다.

계속 그 갈매기를 주시했더니

한번도 새우깡을 못 받아 먹었다.

안타까워서 다시 한숨을 쉰다.

 

삶은 다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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