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영남 알프스

소연(素淵) 2019. 10. 14. 15:15



    


산행들머리 배내고개에 섰다.


산행의 시작은 항상 두근거림이 있다.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두근거림과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오르막 내리막길을 숨차게 걸어 갈때의

두려움을 동반한 두근거림이 있다.



1일차 - (단풍사색길) 배내고개-능동산-샘물상회-천황산

       2일차 -  (사자평억새길) 천황산-재약산-주암삼거리-주암마을



쇠점골 약수터 - 사랑하나 풀어 던진 약수터

재치있는 푯말을 읽으며 사랑 한사발을 마셨다.


억새산행의 시작이다.






점심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플 즈음 샘물상회에 도착했다. 

막걸리 한잔에 두부김치 한입이 최고다.




맞바람을 맞으면서

얼굴 주름이나 다 펴지면 좋겠다.



일본을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거친 바람이 불었다.

바람 덜한곳으로 일단 숨었다.

한발을 들었더니 날아갈듯 균형이 무너졌다.



정상을 벗어나니 바람이 한결 잦아 들었다.



산행거리가 길어서 배낭무게를 줄이느라 오랜만(7년만?)에

샤브레비비색을 가져왔다.

실링이 끈적끈적해서 찜찜한 기분이다.

어제 가로공원에서 잘때는 무사했는데

약간을 불안하다.




이 바람은 시작이다.




공용쉘터 안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니

비비색이 찢겨 있었다.


큰 돌을 주워서 침낭압축 색에 넣고서

대강 바람구멍를 막았다.

풍찬 노숙이 걱정된다.

 


달빛에 빛나던 억새 물결과
구름에 달 가는 밤 하늘
달빛에 가려 수줍게 얼굴 내미는 별님들


무릉도원인가?


눈을 비비며 긴 밤을 잠못 이루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비비색이 바람을 막아서 춥지는 않았다.

" 구름에 달 가듯이"

시 귀절이 이런 밤 저절로 읊어졌으리라.


태풍에 흰 구름이 달에 달려오면
달은 달아나느라 달음막질을 한다.




붉은 해가 떠오르며

억새는 다시 빛난다.




달빛에 취해

바람에 취해

잠못 이루고

얼굴은 퉁퉁

기분은 통통 튀어 오른다.



간밤의 흥이 아직 끊기길 않았다.


사자봉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사자 얼굴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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