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즉각 추방을 당하는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되어지는
여행의 이유는 가볍게 빨리 익혀지지만 읽은 후의 여운은 꽤 오래 남는다.
사무실 두고서 틈틈이 반복해서 읽기를 했다.
작가는 낯선 곳에 도착하고 두려워하고 그 상황에 받아들여지고 난 후
다행이라며 크게 안도한다,
그는 다시 떠난다,
이런 패턴으로 계속적으로 여행을 한다.
작가와 같은 또래인 만큼 그가 느끼는 시대상에 공감이 많이 간다.
586세대가 다 그럴 것 같다.
20대 후반에서야 국제여행이 자유로웠으니
그 전 까지는 국내에 산이나 사찰이 여행지의 전부였었다.
다른 문화권으로 여행은 자연환경을 비롯해서 살아가는 모습 등 모든게 충격이였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란 프로그램을 자주 보다보니 직접 가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문화와 환경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떨 땐 직접 가서 보는 것 보다 더 섬세하게 간접경험을 한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간접경험은 직접 두 다리로 걸으면서 느끼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결국 지식을 넓히기 위해서만 여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열심히 살고 있지만 결국 일상 속에서는 오늘을 즐기지 못한다.
늘 과거에 묶여있고 미래를 위해 지금 순간은 복잡한 인과에 얽매여 있다.
오로지 오늘 이 순간을 즐기는 순간은 여행을 떠날 때 이다.
여행하는 동안은 과거도 미래도 다 필요없고 오직 이 순이 전부였다.
여행을 떠날 때는 늘 계획을 세우고 떠난다. 일정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돌아올 때는 계획과는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온다.
여행지의 풍경이나 음식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여행자의 마음이 달라져 돌아온다.
같이 떠난 여행에서 상대방과 더 친해지리라 생각했지만
돌아올 때는 두 토막 난 관계의 끊음 만 남을 때도 있다.
30년 가까이 출퇴근에 매여 있는 상황에서
여행은 유일무이한 숨통을 트이게 하는 순간이다.
여행의 결과가 어떠하던지 늘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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