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 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 그러나 K의 목에 한 남자의 양손이 놓이더니
동시에 다른 남자가 그의 심장에 칼을 찔러 넣고 두 번 돌렸다.
K는 흐려져가는 눈으로 두 남자가 바로 자기 눈 앞에서
서로 뺨을 맞대고서 최종 판결을 지켜보는 것을 보았다.
'개 같군!' 그가 말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치욕은 살아남을 것 같았다"
카프카의 소설 중에서도
유난히 소름끼치고, 어두운 기분과 초조함
불안함 등을 극도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주인공 K는 어느날 사법 당국으로 부터
어떤 이유도 모른채 체포되었고
소송은 지루한 채 계속 되어졌다.
쉽게 풀릴듯 한, 단순한 오해로 빚어진 일이라
금방이라도 일상으로 돌아올 것 같았지만
요제프는 소송이 진행되는 내내
어느 한순간도 평화롭지 못했다.
책 내용 보다는
읽는 순간의 숨막히게 하는 부조리를이 가득 떠오른다.
1년전에 읽었던 책이 갑자기 생각나는 이유는
최근 일어난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조작 가능성 때문이다.
"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국가정보원이 중국 허룽시 공안국에서 유씨의 진본 출입경(출입국)기록을 받은 뒤 이를 위조해
검찰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국정원 댓글, 국정원 조작
최고 권력기관의 조직원 개인적 일탈(?)로 일어난다는
이 일련의 사건들은
요제프 K의 처지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될수 있다는
공포감을 주고 있다.
일반인 도청 사건으로
평범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간 일도 역시 잊혀지지 않는다.
쫄고 쫄아서
꼼짝 말고 기계처럼 부속처럼
찍 소리 말고 돌리는 대로 돌라고
엄포를 놓는 걸까?
알어서 기어야 하나?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100년전 카프카의 소송이
여전한 현실이 되고 있다.
권력기관의 불법 행위가 거의 사실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언론이
그 행위가 마치 정보 첩보 활동인것 처럼
사실을 왜곡 보도 하고 있으니
현실이 소설보다 더
훨씬 기괴하고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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