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에 밤톨이 널려 있다.
푸르나는 일단 낮잠을 잔다.
목디스크 때문에
배낭을 가볍게 쌌다.
침낭카바만 들고왔더니
모기 때문에
앉아 있을수가 없다.
푸르나의 밤 사냥
다람쥐 먹이라고
산에 올때
밤을 일부러 주운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토실 토실 밤들이
떼굴 떼굴 스스로 굴러온다
밤새 밤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화들짝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곤 했다.
좀 무겁더라도 텐트를 가져와야겠다.
오랫동안 텐트로 호화스런
비박을 해왔더니
이제는 이렇게 한 밤을 보내고나니
꼭 노숙자 같다
이렇게 주울때는 즐거웠는데
집에 가서
빨갛게 달아오르는
온몸...
산벼룩에 물렸는지
가려워서 죽을뻔 했다
한달이 지나도록
빨간 자국 그대로 였다.
"다람쥐야
이제는
다시는 네 밥 건드리지 않을께
절대 탐내지 않으마
이번에 밤 따다
산 벼룩에 물리는
벌을 받았다."
청설모 이빨 자국일까?
다람쥐 이빨 자국일까?
귀염 귀염이 넘친다.
그야말로
미소가 넘친다.
푸르나 혼자 주운 밤이다.
이쁜 밤으로만 골라 담았다.
난 두 사람이 주웠는데
작은 밤톨이 더 맛있어서
작은 산 밤을 주로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