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춘천 봉화산의 풍년

소연(素淵) 2014. 12. 18. 17:56

 

 

온 산에 밤톨이 널려 있다.

 

 

푸르나는 일단 낮잠을 잔다.

 

 

목디스크 때문에

배낭을 가볍게 쌌다.

침낭카바만 들고왔더니

모기 때문에

앉아 있을수가 없다.

 

 

푸르나의 밤 사냥

다람쥐 먹이라고

산에 올때

밤을 일부러 주운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토실 토실 밤들이

떼굴 떼굴 스스로 굴러온다

 

 

밤새 밤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화들짝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곤 했다.

 

 

좀 무겁더라도 텐트를 가져와야겠다.

오랫동안 텐트로 호화스런

 비박을 해왔더니

이제는 이렇게 한 밤을 보내고나니

꼭 노숙자 같다

 

 

 

이렇게 주울때는 즐거웠는데

집에 가서

빨갛게 달아오르는

온몸...

산벼룩에 물렸는지

가려워서 죽을뻔 했다

한달이 지나도록

빨간 자국 그대로 였다.

 

 

"다람쥐야

이제는

다시는 네 밥 건드리지 않을께

절대 탐내지 않으마

이번에 밤 따다

산 벼룩에 물리는

벌을 받았다."

 

 

청설모 이빨 자국일까?

다람쥐 이빨 자국일까?

귀염 귀염이 넘친다.

 

 

그야말로

미소가 넘친다.

푸르나 혼자 주운 밤이다.

이쁜 밤으로만 골라 담았다.

 

 

난 두 사람이 주웠는데

작은 밤톨이 더 맛있어서

작은 산 밤을 주로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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